어쩌다 보면 인연이 닿을 듯 말 듯하다 미지未知로 지나치는 데가 한둘이리오?
이곳 칠곡 가산선성 역시 그러해서 인근 동화사며 송림사며 하는 데 들리면서 표지판만 봐둔 곳이라
이제 더는 생소로 남겨둘 수 없다 해서 경주서 김천 가는 길에 기어이 들렀거니와
막상 현장서 안내판 보고선 둘레 11키로라 해서 완주는 단념하고 복원 구간과 본래하는 지점이 적절히 섞인 남문 구간과 그 인근 폐허가 된 성벽 구간 일부만 맛뵈기로 봐둔다.
붕괴한 구간은 완전히 파괴됐으니 일반인 눈에는 그냥 폄범한 돌무더기일 뿐이라
이 가산산성이 한국문화재 정책사에서 중요한 지점은 산성 보호 표준작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흐지부지한 느낌이 있는데 문화재청이 김계식 보존국장 시절 더는 21세기 성벽 만드는 일을 용납하지 못하겠다 하며
그 발굴과 복원 최소화를 표방했으니 그 준거가 바로 이 가산산성이다.
안타까운 점은 문화재청 지들 스스로가 이 방침을 철회 혹은 개무시하고선 전국 산성 발굴허가를 남발하고
듣도보도 못한 21세기 성벽 만들기를 묵인 용납 허용했다는 데 있다.
극심한 기후변화에 산성 발굴은 더는 허가하지 말아야 한다지만 이것들이 제대로 심각성을 인지하는지는 모르겠다.
요새 산성이라 파제끼며 툭하면 집수정이니 배수구니 하는 타령 일삼는 모습 많이 보는데 하나마나한 발굴이요 하나마나한 해석이라
바닷물은 짜다는 말만큼이나 무의미하기 짝이 없다.
비록 손댄 모습이지만 산성은 물과의 싸움이라는 숙명이 있어 물이 나거나 흐르는 계곡지점에 집수정인건 나발이건 물 저장창고를 만들기 마련이며 또 그걸 밖으로 빼내는 배수구가 있어야 할 게 아닌가 하는 평범성을 이 산성 저처럼 명확히 보여주는 데 있는가?
산성은 또 길목이라 고속도로휴게소라 이처럼 고갯길을 차지하니 이곳을 막고 트야 국가가 소통하고 지방이 사는 까닭이지 기타 우수마발 같은 뜬소리 필요없다.
파괴된 지점은 파지 않으면 흔적도 없으니 저걸 참지 못하면 복원정비라는 개사기 발굴공작이 횡행하게 된다.
저 썩어가는 나무처럼 문화재도 죽어야 한다.
가산산성 일반현황은 아래 참조
사적
칠곡 가산산성 漆谷 架山山城
Gasansanseong Fortress, Chilgok
https://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ccbaCpno=1333702160000&pageNo=1_1_1_1&sngl=Y
'문화재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은 자도 산 자도 다 함께 안주安住의 집이 없고 바람만 부는 다부원에서 (0) | 2023.10.09 |
---|---|
간고등어 냄새 풍긴 영령들이 산화한 다부동에서 (0) | 2023.10.09 |
갑갑하기 짝이 없는 밀양, 하지만 장대하기 짝이 없는 영남루 (0) | 2023.10.07 |
경혜인빈상시호죽책敬惠仁嬪上諡號竹冊, 장인이 새긴 왕실의 특별한 이름 (1) | 2023.10.05 |
《나만 못본 구라파 유람기》 (3) 테러 (0) | 2023.10.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