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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반구대암각화가 셰일암이라 해서 통용하는 상식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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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현장에 아무런 의문도 없이 그럴 듯하게 통용하는 상식이 한둘이라먄, 반구대암각화를 둘러싼 고전적 주장으로 암각화가 남은 암질이 셰일암이므로 물에 취약하고, 그러므로 물에 빠졌다 나왔다는 반복하는 그 일이 암각화 보존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암각화 그 자체가 여름철 비가 많이 올 때는 물에 잠겼다가 갈수기에는 고개를 내미는 이런 일이 바람직하다 주장하고픈 생각은 가을터럭만큼도 없다. 기왕이면 안정된 환경에서 더 많은 사람이 보고 즐겼으면 한다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자맥질 땜에 암각화가 훼손된다고? 그래?

 

 

하지만 그렇다 해서 근거도 없는 주장을 일삼으면서 물에 빠졌다가 나왔다가 하는 일이 암각화 그 자체에 심대한 보존 환경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 역시 가을터럭만큼도 용납하고픈 생각이 없다. 

그러면서 나는 같은 논리대로라면 아예 암각화 벽면 자체를 몽땅 뜯어다가 보존환경이 좋은 실내 박물관 같은 데다가 몽창 옮겨놓은 편이 좋다는 말 입이 아프도록 했다. 

자맥질이 아니라 해도 반구대암각화는 자연상태로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그에 따라 비바람을 그대로 견디며 오늘에 이르렀으며, 설사 자맥질 원인이 되는 사연댐 수위를 낮춘다 해서, 그리하여 연중 밖으로 노출하는 환경을 만든다 해서 그것이 지금과 같은 처지에 견주어 보존환경이 낫다고 볼 수는 없다. 

관계없다. 외려 물에 빠져 몇달 들어가 있는 게 낫다. 

 

차라리 물에 들어가는 게 낫다.

 

 

이런 주장에 짐짓 과학연한 친구들이 매양 하는 말이 셰일암은 암질 중에서도 여물지 못한 편이라 물속에서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주장을 펴곤 하거니와, 그러면서 수중이끼가 보존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네 마네 하지만, 다 헛소리다. 

그래? 그런 논리대로라면, 그러니깐 셰일암이 여물지 못해 운운하는 논리가 타당하다면 반구대 암각화가 자리한 계곡 전체가 남아있지 않아야 한다. 그 계곡 전체가 셰일암이다. 여물지 못하다고? 뭐가 여물지 못해? 그 일대 셰일암 봐라! 뭐가 유속을 견디지 못한단 말인가? 그렇게 견디지 못하는 셰일암 계곡이 왜 안 없어지고 장구한 세월을 살아남아 오늘에 이른단 말인가?

헛소리도 정성껏 해야 한다. 

그러면서 매양 하는 말이 언제때 조사에 견주어 암각화 문양 몇개가 없어졌네 마네 한다. 그래? 없어졌어? 그 없어진 것이 여물지 못한 셰일암 탓이요, 자맥질 탓이라 주장하는데 그렇다는 근거는 눈꼽만큼도 없다. 

 

공룡발자국 보호 위해 바닷물을 그럼 막아야해?

 

첫째 없어졌다 주장하는 근거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어, 사진 조작인 경우가 상당하고, 나아가 그것이 설혹 없어졌다 해서 그것이 진짜로 자맥질에 의함인지 아닌지도 분명치 아니하다. 오늘 문화재청에 오래 봉직한 장호수 선생도 지적했듯이 그 훼손 원인 중 하나로 꼽아야 할 것이 자맥질이 아니라 실은 잦은 탁본이다. 

이 탁본은 나도 해 봤지만, 자칫하면 해당 문화재 작살낸다. 나같은 놈이야 탁본 아마추어 중 상아마추어거니와, 아무리 능숙한 사람들이 솜방망이 두들겨 댄다 해도 탁본은 해당 문화재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친다. 반구대 암각화? 대체 얼마나 잦은 탁본이 이뤄졌는지 모른다. 걸핏하면 방망이 두들겨댔다. 

탁본한다 다 두들겨 깨놓고, 그렇게 깬 놈들이 자맥질 때문에 암각화가 훼손이 가속화한다는 주장은 언어도단이다. 

물론 탁본만이겠는가? 자맥질 아니라 해도 모든 문화재는 생물이랑 마찬가지로 생로병사를 겪을 수밖에 없으며, 세월의 흐름에 일정한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저 바위에 벼락이 치지 말란 법 있는가?

저 셰일암 운운하는 말이 얼마나 허망한지는 남해안 일대에 무수하게 포진하는 공룡발자국이 말해준다. 남해안에 가 봐라! 무수한 공룡발자국이 바위에 촘촘히 박혀있다. 그 바위에는 매일 한번 이상 물이, 그것도 소금물이 들이쳤다 나갔다를 반복한다. 

 

이 바위 셰일암 아녀? 공룡발자국?

 

그 바위가 바로 셰일암이다. 

그렇게 장구한 세월 깎임을 반복하면서 오늘에 이른 것이 중생대 쥐라기 공룡발자국이다. 그래? 셰일암이 여물어? 그래서 무수한 바닷물 드나드는 바위에 그렇게 많은 공룡발자국이 남았니? 

헛소리도 적당히 해야 한다. 

 

 

경남 고성군, 공룡 발자국 남은 상족암 청소작업 마쳐
한지은  / 2022-06-10 16:02:45

 

 

경남 고성군, 공룡 발자국 남은 상족암 청소작업 마쳐

(경남 고성=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경남 고성군 상족암군립공원사업소는 공룡 발자국이 있는 상족암 암반을 청소했다고 10일 밝혔다.천연기념물 ′고성 덕명리 공룡 발자국과 새 발자국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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