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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보나파르트 고향 코르시카를 향한 프랑스의 구애

by taeshik.kim 2023.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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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시카

 

공화국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2018년 2월 6일(현지시간) 코르시카 Corsica 제1 도시 아자시오 Ajaccio 를 방문하고는 1998년 코르시카 무장 분리주의단체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 FNLC  조직원 이방 콜론나 Yvan Colonna 에게 암살당한 코르시카 최고위 행정가[이를 영어권에서는 prefeck로 묘사한다.] 클로드 에리냑 Claude Érignac 20주기 추모식을 주재했다.

이 자리서 마크롱은 코르시카가 프랑스 본토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상기하면서 "프랑스공화국의 확고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칫 독립 요구로 이어질 수 있는 목소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면서, 그런 공개 의사 표명을 프랑스 본토에서는 정치 입지를 더 확고히 다지기 위함임은 말할 나위가 없겠다. 

그 추모사에서 마크롱은 "코르시카가 암살로 인해 훼손됐다. 이 사건을 잊어선 안 되며 사면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방 콜론나 Yvan Colonna

 

사면이란 무기수로 복역 중인 FNLC 조직원들을 겨냥한 것이다. 코르시카 민족주의 진영에서는 이들에 대한 정치적 사면을 요구하지만, 이를 거부한 것이다. 

다만 마크롱은 "코르시카를 공화국의 품에서 빼달라는 요구에 굴복하지 않으면서 코르시카가 열망하는 미래를 제시하려 노력하겠다"는 말로 유화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FNLC는 계속적인 과격 투쟁에 신물이 난 여론에 존립 근거를 위협받다가 결국 2014년 완전 무장해제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물론 그 내부 성향도 온건주의와 급진주의자 양립하는 코르시카 민족주의자들은 현재로서는 자치권 확대에 주력한다. 구체로는 프랑스어보다는 이탈리아어에 가까운 코르시카어를 프랑스어와 동등한 지위를 보장해 달라 하며, 수감된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 조직원들을 석방·사면해 달라 한다.

분리주의를 포기하는 대신, 코르시카 민족주의 정파들은 프랑스를 상대로 자치권 확대와 헌법에 코르시카의 특별한 지위를 명시해달라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프랑스 광역자치단체 레지온

 

마크롱이 코르시카를 방문하기 직전인 같은달 2일, 코르시카는 데파르트망 Department이라는 기존 2개 하위 행정구역 오트코르스 Haute-Corse 와 코르스뒤쉬드 Corse-du-Sud, 그리고 그 상위 광역지방자치단체 레지온 Region의 하나인 코흑스 Corse를 하나로 통합한 단일 지방정부를 출범했다. 

흔히 국내에서는 Department를 주州, Region을 도道로 국내에서는 옮기지만, 이거 뭔가 국내 실정과는 맞지 않아서 새로운 번역어 정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프랑스 지방행정제도를 조금은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 우리네 기초자치단체에 해당하는 코뮌 communes이 제일 아래에 위치하고, 그 위에 중간쯤 등급되는 데파르트망 département이 있고, 최상위 광역자치단체에 레지온 région이 위치한다. 코르시카는 공식으로는 2018년 6월 1일자로 2개 데파르트망과 그 상위 레지온을 하나로 합쳐 단일 영토 집합체 single territorial collectivity 를 구축했다.  

 

데파르트망

 

이를 통해 코르시카는 여타 프랑스 국내 레지온에 견주어 상당한 자치권을 누리게 된 점도 있다. 

그에 앞서 2018년 5월 10일 치른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민족주의 연합 정파 '코르시카를 위하여'가 승리함으로써 저 정파 중에서도 온건파 민족주의자로 분류되는 질 시메오니 Gilles Simeoni가 최고 자치행정직인 코르시카 레지온 지사를 차지하고, 급진 독립주의자인 장기 탈라모니 Jean-Guy Talamoni가 그 지방의회를 이끌게 되었다. 

이걸 보면 식민지시대 말기 독립요구를 포기하고는 우선 자치권 확대로 돌아선 이광수 같은 이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케 한다. 

한때 과격한 분리주의 운동으로 코르시카가 스페인의 카탈루냐와 비슷하지 않냐는 소리도 있었지만, 막대한 경제력과 인구를 구비한 카탈루냐와 인구라 해 봐야 35만에 지나지 않고 섬 전체가 산악으로 거의 전적으로 프랑스에 기대어 먹고 사는 코르시카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구글어스로 본 코르시카. 보다시피 온통 산이다.

 

코르시카는 면적 8천680㎢라 지중해에서는 네 번째로 큰 도서라 해서 우리네 충청남도 크기 8천247.2㎢와 거의 같지만, 그프랑스로서는 천만다행으로 그 넓은 땅이 모조리 산악이라 전체 인구라 해 봐야 35만에 지나지 않으니 지금은 프랑스 공화국의 일부라는 구호가 어느 정도 유효성을 발휘한다 하겠다.

코르시카 민족주의 진영은 현재의 그 지역 권력구도에서 보듯이 프랑스에서 코르시카를 분리해 독립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리주의자 separatists 가 있는가 하면, 프랑스 통치는 인정하되 그 안에서 더 많은 자치권을 확보하자는 자치주의자 advocates of autonomy로 크게 나뉜다. 이들이 지금은 연합한 상태지만, 임시봉합일 수도 있다. 

다만 이들은 그 어떤 경우에도 프랑스어보다는 이태리어에 가까운 코르시카어를 공용어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르시카나 내 고향이나. 바늘 하나 꽃을 데 없는 산악이다.

 

이 코르시카 문제는 한동안 그런대로 잠잠한 듯했지만 지난해 5월 2일, 프랑스 본토에서 수감 중인 분리주의 운동가 이방 콜론나가 수감 중이던 프랑스 본토 마르세이유 교도소에서 같은 무기수로 테러 혐의로 복역 중인 카메룬 국적 36살 무슬림 수감자 Franck Elong Abé한테 습격당해 61세로 코마 상태에 빠졌다가 같은 달 21일 결국 사망하면서 소요사태로 발전하기도 했다. 그를 테러한 이유를 Abé는 모함메드를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랑스 정부는 과격 분리주의 운동을 벌인 이방 콜로나를 무려 5년 간이나 추적한 끝에 코르시카에서 목동 행세를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체포해 법정에 세웠다.

이런 복잡미묘하기만 한 코르시카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며, 마크롱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아래 소식은 그 소식을 집약한 것이다. 

 

마크롱, '민족주의 성향' 코르시카에 "자치권 구축" 제안
송고시간2023-09-29 00:47 요약beta 공유 댓글 글자크기조정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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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na.co.kr/view/AKR20230929001900081?section=search 

 

마크롱, '민족주의 성향' 코르시카에 "자치권 구축" 제안 | 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지중해 프랑스령 코르시카섬에 일종의 ...

www.yna.co.kr

 

 

마크롱은 코르시카 문제에서 프랑스 본토에서는 금기인 자치권을 들고 나왔지만, 역시나 이 제안이 코르시카 민족주의자 모두를 충족케 할 수는 없는 노릇인듯, 분리주의자들은 조롱한다. 

 

Macron breaks French taboo on autonomy for Corsica – now for the hard part

https://www.france24.com/en/france/20231002-macron-breaks-french-taboo-on-autonomy-for-corsica-%E2%80%93-now-for-the-hard-part

 

Macron breaks French taboo on autonomy for Corsica – now for the hard part

French President Emmanuel Macron has proposed granting a degree of autonomy to Corsica, seeking to “turn a page marked by sombre hours” in the Mediterranean island scarred by decades of conflict with…

www.france24.com

 

이 코르시카 문제는 나로서는 역사를 공부하는 셈 치고 앞으로 조금씩 파고들어 보려 한다.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 The National Liberation Front of Corsica, Front de libération nationale corse, FLNC 같은 단체로 들여야 보려 하며 보나파르트 나팔레옹의 프랑스어 실력, 제노아 공화국 등등 나로서는 모조리 생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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