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주체가 개인이건 단체건, 혹은 그 단체를 확대한 국가건 관계는 호혜평등을 기반으로 삼는다. 이 호혜평등은 말이 좋아 호혜互惠지, 그 대상은 꼭 惠에 국한하지 아니해서, 아니 더 정확히는 그 서로[互] 주고받는 혜택[惠]에는 보복과 전쟁도 불사한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쏴대기 도발에 현 정부, 특히 그 오야붕이 나서 '전쟁'이라는 말을 서슴지 아니하는 일을 경솔하다 하고, 군대를 안 가봐서 전쟁이 무언지 모르는 철부지 장난을 친다 는 식으로 비난하기도 하나, 북한의 저와 같은 미사일 실험이 국가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도발임이 분명하다면,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보복과 '전쟁'을 입에 담으며 상대를 겁박하는 일 역시 실상은 호혜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다.
관계란 그런 것이다. 받은 것만큼 주는 것이며, 주는 것만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보복 retaliation 이라 해서 하등 차이가 있을 수는 없다.
(3nd LD) China halts travel visa service for S. Koreans in protest of coronavirus restrictions
이치동 / 2023-01-10 15:26:30
https://m.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69686706806
그제 중국정부의 저와 같은 방침, 곧, 한국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을 중단한 일은 우리가 부당하게 느끼는 것과는 별개로 중국 정부로서는 취할 수밖에 없는 보복이라 할 수도 있다.
호혜평등이라는 관점에서 한국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입국에 대해 한국정부가 가하는 조치들을 박해라고 판정한 이상,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저와 같이 반응할 수밖에 없는 숙명이 있다.
보복 역시 국제관계에서 엄연한 교류의 한 양상이다. 그런 보복이 치달으면 결국 사생결단식 전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한국정부가 한국으로 들어오려는 중국인들을 제한하는 마당에, 중국이 그에 상응하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지들이 바보취급당할 수밖에 없으니, 저런 보복조치가 우리가 볼 적에는 천부당만부당하고, 불합리하기 짝이 없게 보여도 그럴 수밖에 없는 곡절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저 조치 열라 기분나쁜 것도 사실이다.
감시와 처벌을 주무기로 삼아 각종 억압정책으로 코로나 팬데믹시대를 돌파하려던 강압주의 치하 중국이 근자 몹시도 흔들렸으니, 저런 억압 일변도에 민심이 곳곳에 성난 기세로 저항 폭발하는 징후를 보였다.
더구나 습근평이라는 친구는 헌법까지 뜯어고쳐가며 70살이 넘어서도 영구집권 야욕을 노골화하고 그것을 마침내 표출했으니 오죽이나 불만이 팽배하겠는가?
저와 같은 중국도 결국은 고삐를 풀 수밖에 없었으니, 죽겠다 아우성인 백성들을 무슨 수로 이긴단 말인가?
한데 문제는 그 고삐를 죈 순간이 코로나가 가장 극성으로 창궐하는 시기와 맞물렸다는 데 있다. 저 꼴을 보니 중국도 맛탱이 완전히 갔다는 느낌을 지울 길 없다.
그렇게도 각종 봉쇄로 억눌렀지만, 정작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이 폭발하는 시점에 그 감시와 처벌을 풀어버릴 수밖에 없었으니깐 말이다. 오죽 급했으면 저리했겠는가?
저들 발표는 그 어떤 것도 믿을 수 없다. 들리는 말로는 코로나로 사망자도 속출하기 시작했다는데, 제대로 된 통계조차 발표하지 않는다.
도대체 지금 중국에 코로나 확진자가 몇 명인 줄도 모른다. 국가도 집계를 포기한 단계 아닌가 싶은데, 걸어다니는 중국인은 절반이 코로나 확진자라 해도 과장이 아닌 정도다.
그런 자국민들을 마침내 민심에 굴복해 빗장을 풀어헤치고 외국으로 나가게 했는데 그렇다고 다른 나라들이 등신인가?
그 중국인 입국자들에 대한 감시와 처벌, 혹은 통제를 가할 수밖에 없으니, 한국 역시 이에는 예외일 수가 없어, 실제 입국하는 중국인들 pcr검사를 해 보니 확진자 드글드글로 드러났다.
한국인 관광비자 발급중단은 호혜평등과 보복이라는 관점에서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지극히 합당한 보복일 수는 있지만, 그런 보복을 통해 그네들 보건정책 실패를 외부로 돌리는 부수효과도 있다.
자국에서 개발했다는 물뽕 백신이 특효라 해서 맞혔지만, 결국 물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감시와 통제 봉쇄로 막을 수 있다던 팬데믹 대응책은 철저하게 실패했다.
그런 처절한 실패들에 대한 책임을 애꿎은 외부에 돌리게 하는 실로 절묘한 조치가 저 관광비자 발급중단이라는 보복인 것이다.
중국 권력으로서는 그래서 밑질 것 없는 장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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