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내 친구 얘기를 하려 한다.
이 친구가 A라는 친구를 무척이나 믿었다. 나는 믿지 마라 했다. 나도 잘 아는 그 친구는 믿을 만한 놈이 되지 못한다 생각한 까닭이다.
왜 그러냐 묻기에 지 손에 피 한 방울 묻히려 하지 않는 놈이며, 종국에는 헌신짝처럼 배신할 것이라 경고했다.
그래도 그는 계속 그를 믿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내 예언이 실행을 맛보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아니했다. 헌신짝 팽개치듯 버렸다.
나는 그가 불면의 밤을 새운다는 사실을 안다.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분노가 치민다 했다.
그런 친구더러 그러니 그 놈 믿지 말라 하지 않았느냐 핀잔할 수는 없잖은가?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치유도 없고 연습도 없고, 그래서 굳은살이 생기지 않는 법이다.
그 상처는 언제나 새롭기만 하며, 관장하며 찢어지는 똥꼬가 주는 아픔보다 큰 법이다.
돌이켜 보면 나 역시 다른 사람들한테 그러했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문제는 언제나 내가 받은 상처만 아프다는 사실 아니겠는가?
그런 아픔을 모르는 바는 아니기에 그 분노를 들어줄 뿐이지, 내가 무얼 할 수 있겠는가?
오천만 국민은 다스릴 수 있어도, 70억 지구촌은 움직일 수 있어도, 이 작은 마음 하나 움직일 수 없는 법이다.
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K-헤러티지산업] 발굴산업의 경우 (0) | 2023.08.25 |
---|---|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무슨 K-헤러티지 산업을 한단 말인가? (0) | 2023.08.25 |
빚에 대하여 (0) | 2023.08.25 |
권력이 대중과 야합할 때는 약도 안 듣는다 (0) | 2023.08.23 |
방황? 그건 사치였다 (0) | 2023.08.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