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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사위, 피 한 방울 섞이지 아니하는 사이비 아들 반자[半子]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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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는 내 딸의 남편이다. 그런 까닭에 항렬로는 아들뻘이다. 하지만 아들과 딸은 내 피를 물려받았지만 사위는 생물학적으로는 그 어떤 관계도 없다.

아들과 같은 처지이면서도 아들은 아닌 이런 사위를 일컬어 흔히 반자半子라 했으니, 글자 그대로 반쪽짜리 아들이라는 뜻이다.

사위와 장인장모, 혹은 사위와 딸을 이어지는 고리는 놀랍게도 종잇쪼가리 한 장이다. 둘은 부부라는 증명서 꼴랑 한 장이다.
따라서 반자는 계약에 의한 아들에 지나지 않는다. 이 종잇쪼가리 찢어지는 순간 원수로 돌변하곤 한다.

나아가 그런 까닭에 반자는 돌싱이 되면서 싱겁게 끝나고 만다.

현빈은 계약에 따라 손예진의 남편이 되었고, 또 그 계약에 따라 손예진 부모의 반자가 되었다.



이 半子라는 말이 내 기억에는 삼국사기에서는 딱 한 군데인가 보일 터인데, 김흠운 열전이 아닌가 한다. 이 김흠운이가 655년인지 태종무열왕 때 백제와의 전쟁에 지금의 영관급 장교 정도로 출전했다가 분사하는데, 죽기 전에 그 자신이 하는 말이 나는 "대왕의 반자로서 쪽팔릴 수 없다" 했다고 기억한다.

이 반자에 대한 전형의 쓰임으로 흔히 드는 구절이 아래 《신당서新唐書·회홀전(상)回鶻傳上》이거니와, 이에서 이르기를


“조칙을 내려 함안공주咸安公主를 (회홀 가한 군주한테) 하가케下嫁하니……이때 가한可汗이 글을 올리매 공순하기 짝이 없었으니 그에서 가한이 이르기를 ‘옛날엔 (당 황제와 제가) 형제였지만 지금은 사위가 되니 반쪽 아들[半子]인 셈입니다’라고 했다.”

詔咸安公主下嫁……是時,可汗上書恭甚,言‘昔爲兄弟,今婿,半子也.’


저에서 말한 함안공주咸安公主란 연국 양목 공주燕國襄穆公主(?~808)를 일컫는 말이라, 당唐 덕종의 딸이지만 어미가 누군지는 기록에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 함안공주咸安公主로 책봉되었다. 덕종 정원貞元 4년, 서기 788년에 당조唐朝가 회홀回紇과 화친하려 하매 함안공주를 회홀回紇의 장수 천친 가한長壽天親可汗한테다가 하가케 하면서 지혜 단정 장수 효순 가돈智慧端正長壽孝順可敦으로 책봉했다. 당조에서 사신을 보내 시집 보내니 천친가한天親可汗은 그의 누이 骨咄陸毗伽公主를 비롯해 國相을 비롯한 천여 명이나 내어보내 영접케 하고는 사위로서 예의를 다했다.

당 헌종憲宗 원화元和 3년, 서기 808년 2월 무인戊寅에 회홀에서 졸하니 추봉하고 시호를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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