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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서울 영하 14도를 자랑하는 같은 시각 삼지연은 영하 33도를 찍는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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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라는 오늘, 그러니깐 2023년 1월 24일 오전 6시45분 현재 내가 사는 용산은 영하 14도라, 같은 시각 한국 기상청이 제공하는 북한 날씨 사정을 보니 아래와 같다.



무산이 마이너스 33도, 중강진이 마이너스 28도, 그리고 개마고원 복판일 텐데 풍산이 마이너스 31도다.

한반도 동해안은 강릉이 그렇듯이 위도랑 크게 관계없이 동시대 한반도 반대편보다 기온이 높다.

저 날씨 사정을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항용 머리에서 지우면 곤란하다. 저 정기 기온이면 동물도 움직이기 힘들다. 북극곰이나 호랑이 정도나 움직이겠지만 말이다.

저 척박한 땅을 왜 한반도 역대 왕조들은 경영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을까?

가만 두면 언제나 골치가 되며, 그렇다고 직접 지배를 관철하자니 저짝을 누가 가서 지킨단 말인가?

저짝은 농사도 쉽지 않아서 여름이 짧으니, 그 여름에 어울리는 농경을 찔끔할 뿐이며, 그때 키운 곡물이며 하는 것들로 기나긴 겨울을 버텨내야 한다. 겨울에 사냥을 한들 말이 쉽지, 저 날씨에 어찌 움직이겠는가?

강으로 나가 얼음낚시를 하는 수밖에 없는데 얼음 뚫기도 간단한 일 아니며, 뚫었다한들 금새 막혀버린다.

함에도 저 땅을 무대로 끊임없는 인간활동이 있었다. 저 지역 연고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기나긴 역사를 통괄하면 어찌 단일하리오? 그럼에도 저짝은 생각만큼 이주성이 큰 데는 아니라서 멀게는 예맥계? 이쪽이 주인노릇하다가 훗날 말갈이며 여진이며 하는 족속들이 등장해 역사를 호령한 시절도 있었다.

한데 그네들이 이른바 역사의 주인이 되면서 한결같이 본토는 버렸다. 본토를 버리고 끊임없이 남하하니 솔까 이성계가 조선민족인가? 그는 여진이다.

저보다 더 먼 북방 선비족은 흑룡강을 버리고 황하까지 남하했으며, 개중 일부는 아예 서쪽으로 서쪽으로 이동해 토번의 주인이 되기도 한다.

북방 민족은 언제나 패권을 쥐면서 본토를 버렸으며, 그 본토를 버리는 순간 역동성을 잃어버리고는 잠깐 번영을 누리다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역사를 흘렀다.

저런 데를 왜 세종은 최윤덕 김종서를 보내 개척하려 했으며, 그보다 앞서 왜 고려왕조는 윤관을 보내 점령하려 했을까? 첫째 현재의 위협이라서, 둘째 훗날의 위협이 될 거라서.

아 또 하나, 저짝이 겨울이 춥다해서 여름은 시원한가? 것도 아니어서 푹푹 찌기는 마찬가지다.

함에도 저짝에는 그 터전을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단 한 순간도 끊인 적 없다. 백두산이 폭발한 그때도 저 일대에는 사람들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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