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성덕왕 때 지역으로 보면 지금의 경기도지사쯤에 해당하는 한산주 도독을 역임한 김대문金大問이 남긴 여러 저술 중에 화랑세기花郞世記가 있다고 삼국사기에서는 밝혔거니와 이 화랑세기가 어떤 책인지는 알 수 없고 다만 그 서문 딱 한 구절을 인용한 구절만 삼국사기가 저록했으니
간단히 추리면 졸라 잘난 인물은 다 화랑 출신이다
이 말로 요약한다.
이에서 그 제목으로 보아, 그리고 서문 한 구절로 보아, 또 김유신과 사다함이 화랑 출신인 것으로 보아 현대 역사가들은 이 책이 화랑들의 전기일 것으로 막연히 추정했다.
한데 이 현대 역사가들이 모조리 놓친 대목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세기世記라는 말이었다.
세기는 世紀라고도 쓰고 또 세가世家라고도 하는 말로 특정 가문 혹은 특정 학맥을 순차로 이어간 사람 혹은 가문이란 뜻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목으로 보면 화랑세기는 화랑이라는 직책을 순차로 이어간 사람 혹은 가문의 전기라는 뜻이다.
세기라 했으니 1세 화랑을 필두로 2세 화랑, 3세 화랑 이런 식으로 그네들의 순차별 전기 모음이 화랑세기가 된다.
화랑세기가 단순한 인물 전기를 뛰어넘어 순차별 화랑 전기일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단언해도 좋다.
한데 이걸 일거에 깨부쉰 것이 나타났으니 그것이 바로 남당 박창화라는 사람이 필사했다는 그 화랑세기다.
이 화랑세기는 1세 위화랑 이래 마지막 32세 신공까지인가 화랑을 역임한 사람들의 순차별 전기다.
다만 삼국사기처럼 世記라 하지 않고 世紀라 표기한 점이 다를 뿐이다.
화랑세기가 지닌 폭발력은 이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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