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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세 군데 언론이 동시에 '단독'했다는 국립현대미술관장 임명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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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문화면 현재 상태다.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윤범모씨가 내정됐다는 소식이다. 


한데 경향신문도 단독이요, 한겨레도 단독이요, 헤럴드경제도 단독이란다. 셋이 나란히 단독하는 일을 나는 듣도 보도 못했다. 뭐 서로가 남들은 모르겠지 하고서 단독이라 달았을 것이다. 나만이 안다, 혹은 내가 가장 먼저 알고 기사화했다 해서 저런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단독單獨이란 무엇인가? 영어 scoop에 대한 옮김으로 정착한 말이거니와, 풀네임은 '단독보도'다. 

이 단독이라는 말 대신 특종(特種)이라 쓰기도 하는데, 글쎄 내 느낌인지는 모르나, 그 쓰임새가 맥락에 조금은 다른 게 아닌가 한다. 


단독 중에서도 사회적 파장이 특히 큰 보도를 특종이라 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있다. 


단독이건 단독보도건, 특종이건 특종보도건 그 정의는 실로 간단하다. 


남들이 보도 않은 것으로 오직 나만 보도한 것을 말한다. 


뭐 거창하게 볼 것 없다. 


이 단독 혹은 특종 중에 언론계에 만연한 괴물로 시간차 특종이 있다. 어차피 알려질 사인인데 1분 1초라도 다른 언론 혹은 기자들보다 먼저 보도한 사안을 시간차 특종이라 한다. 


이 시간차 특종으로 대표로 꼽을 만한 사안이 김일성 사망 사건이다. 김일성은 1994년 7월 8일 2시에 사망했는데, 북한 당국 공식 발표가 그날 낮 정오쯤에 있었다. 이 일이 나 역시 생생하거니와, 당시 체육부 근무 중이었는데, 북한 당국에서 오늘 중대 발표를 예고한 것이어니와, 이 소식을 접한 어떤 기자가 "혹시 김일성 죽은 거 아냐?"라고 했던 것이니, 실제로 그리 되었다. 


한데 이 공식 발표를 가장 먼저 캐치해서 한 줄짜리 기사로 내보낸 곳이 KBS였다. 당시만 해도 북한 언론에 대한 국가 통제가 극심하던 때라, 요즘처럼 북한 방송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도 없었으니, 내 기억에 그런 난관을 뚫고서는 KBS가 단파수신기로 가장 먼저 듣고 한줄짜리 긴급기사를 때렸다. 


어차피 이 사안은 시간이 문제였지, 금새 공유할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당시만 해도 이 시간차 특종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소식으로 전했다 해서 각종 언론상을 휩쓸었다고 기억한다. 지금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때는 그랬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임명이 무슨 천하대사건이라고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글쎄, 뭐 문화쪽 시장이 작으니 저런 일이 크게 보일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다. 


언론이 인터넷 기반, 나아가 그것을 다시 기반으로 삼는 모바일 기반으로 급격히 기울어지면서 언론사간 속보 경쟁도 치열해져 저런 단독이 남발하는 시대를 우리는 산다. 너도 나도 단독이라니, 뭐 단독이 그리 많은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단독이라 붙여놓으면 그렇지 않은 기사보다 그럴 듯해 보이는 착시효과도 분명 없지는 않다. 그래서 남발하는지 모르겠다. 


한때 우리 공장에서도 저런 단독을 붙여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독 표시를 없앴다. 속보성을 무기로 삼는 통신사까지 여타 언론사가 남발하는 단독이라는 표시를 남발할 수는 없다, 쪽 팔리다 어쩌다 해서 없애버리는 방향으로 틀었으니, 그래서 지금은 단독 붙이는 일이 가뭄에 콩나듯 한다. 


국내 뉴스포털 시장 절대강자 네이버가 2월 14일을 기해 뉴스 검색 알고리즘을 개편한다. 지난해 발족한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 결정에 따라 이날부터 뉴스 검색 알고리즘에 연관성, 시의성, 기사 품질, 검색 품질 저해요소 등을 반영해 사용자 검색 키워드와 관련성 높은 뉴스를 상위에 노출(연관성)하고, 현재 시점에서 유효한 정보인지(시의성)를 평가하며, 기사 품질은 사건에 대한 중요 정보와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충분히 포함됐는지(충실성), 사건에 대해 얼마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지(참신성), 다른 언론사와 비교시 얼마나 빨리 기사화됐는지(독창성), 이목을 끌 목적으로 선정적 제목이나 내용을 넣었는지(선정성) 등이 노출 순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동일 주제 기사라면 먼저 쓴 기사를 우대하게 된다고 한다. 제목 낚시 등은 순위가 떨어지게 하는 구조로 간다고도 한다. 


이런 시스템 개편이 향후 뉴스 포털시장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단독 광신주의를 더욱 부채질하려는지, 아니면 그것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려는지, 그건 알 수가 없다. 그때 가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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