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담당 앞으로 와 있어 물끄러미 보다가 어디서 많이 듣던 제목 아닌가 해서 들챠보니
오잉?
노톤 앤쏠로지 norton anthology 다.
토머스 키드 Thomas Kyd 라니? 더구나 《스페인 비극 The Spanish Tragedy》 (번역은 무슨 목적이 있어 저리했을 텐데 서반아 비극 이라 했다) 라니?
이런 걸 누가 읽는다고?
저 친구 이름은 듣기는 했고, 영문학 개론에서 스패니쉬 어쩌고저쩌고 하는 희곡도 이름은 듣기는 했다.
하지만 듣고는 휙 지나쳤으니 내 기억에 각인한 흔적이 뭐 제대로 작동하기나 하겠는가?
유의할 점은 저 친구가 셰익스피어와 동시대 극작가라는 사실이다.
한데 옮긴이가 눈에 익다.
싸부다.
인상은 조폭이요 실제도 마초이며 정치성향은 극우에 가깝고 영어는 열라 잘 해서 흥이 나면 한국어 집어던지고 영어 강의로 돌아섰다.
한국시 영역에도 일가를 이루었으니 저 싸부 주로 중세시대 문학 특히 셰익스피어 강의를 전담했다.
Y대 영어영문학과 셰익스피어 전통을 보면, 내가 입학했을 적에는 이미 퇴직한 유영 이라는 선생이 시원을 연 것으로 알거니와, 그러다가 영미비평으로 유명한 이상섭 교수로 갔다가 내가 다닐 적엔 이미 선생은 임철규 선생과 비평을 농군 상태였고, 전담은 저 싸부가 하다가 난중에 임용되어 부임한 최종철 선생이 농가 갔다고 기억한다.
그 싸부가 직접 번역했다.
본래 스패니쉬 트래저디 판본이 저랬나 보다. 1615년 판 표제라 한다.
퇴직한지 오래인 저 싸부가 대체 어찌하여 저 작품을 번역하게 되었을까?
것도 투덜이 박성모가 운영하는 소명출판에서?
꺼풀데기를 본다.
이게 첨이 아니었다.
칼 싸움에 비명횡사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아는 셰익스피어는 없다. 그 재능에선 셰익스피어도 분루를 삼킨 크리스토퍼 말로도 번역이 이뤄졌단다.
오잉?
아주 시리즈를 기획 중이다.
[영국 르네상스 극문학선]을 시도 중이다.
셰익스피어 말고도 저 시대 극작가는 밤하늘 은하수처럼 많았다.
그 셰익스피어를 제외한 그 시대 극작품을 번역한다는 야심이다.
이는 결국 셰익스피어 상대화이기도 하면서 왜 셰익스피어가 특출난가를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다.
누군가는 그리고 언젠가는 했어야 하는 일이다.
다만 원통하기는 내가 다닌 그 시절엔 저런 번역이 없었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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