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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외 홀로여행에 특화한 사람이 아니다. 완전히 아날로그 세대라 인터넷뱅킹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어디 예약하니 이런 것도 할 줄 모른다.
큰 와쿠는 집사람이 짜줘서 난 시키는 대로 시간 맞춰 벵기 타고 구글 맵 하나 기대어 예약한 숙소 찾아가는 정도밖에 못한다.
이번 유럽 체류기간 잡다한 일들은 마침 이곳에 잠깐 나와 있는 지인이 하나하나 다 짜준다. 예약이고 뭐고 심지어 찾아가는 방법까지 지침을 받는다.
그렇다 해서 아주 깡통은 아니어서 대중교통 이용할 줄은 안다.
한데 적응할수록 초반기에는 하지 않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다. 이젠 눈 감고도 한다는 피우미치노공항에서 로마 트라스테베레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세상에 나 테르미니까지 끊은 것은 물론이요 테르미니행 기차를 내가 타고서 트라스테베레를 찾았으니 왜 이런 일이 부쩍 자주 생기는 자괴감이 든다.
앞서 불안을 이야기했지만 그래서 이럴 때 간절하게 불러보는 이름이 덤 앤 더머 등신 같은 놈 더 등신 같은 놈이다.
덤 앤 더머가 같이 움직이는 이유는 의지다. 너가 있는 것만으로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나이들수록 혼자하는 여행은 줄여야 한다. 나보다 더 등신 같은 머저리 같은 아날로형 친구라 해도 함께라는 것만으로도 안심을 주는 친구, 그런 친구가 있는지 물으면 글쎄다.
나이들어 친구들끼리 어울려다니는 사람들이 그리 부러울 수 없다.
또 하나 이건 지인 말이기도 한데 늙을수록 깃발여행을 가야 한다. 그 얽매임이 갑갑하기는 하나 시키는대로 하면 되니 이 얼마나 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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