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고학회가 한국고고학 대표 학회라는 사실까지 내가 부인하고픈 생각은 없다. 그러니깐 내가 틈만 나면 이 학회를 비판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 내가 비판한다 했지만 혹자는 씹는다고도 할 것이니, 그 표현이 무엇이건 관심이 없으면 씹지도 않는다. 그만큼 내가 한편으로는 이 학회에 애정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해 둔다.
이 학회가 어제 성명을 하나 냈는데, 김해 구산동 고인돌 유적 복원정비 사태와 맞물려 준엄하게 문화재 행정 당국을 꾸짖는 내용이었으니, 그 당위성까지 내가 부정하겠는가? 좋은 방향으로 가자 하는 취지일 테고, 그 점에서 그런 목적성 의도성까지 내가 부정하고픈 생각도 없다.
이와 같은 사태들에 즈음해 한국고고학회는 틈만 나면 저와 같은 성명을 내거나 혹은 기자회견과 같은 방식으로 시종일관 당국을 압박하는 전법을 썼고 쓴다. 그래 학회가 뭔가? 그네가 제아무리 공공 공익을 표방한다 해도 그 근간은 이익집단이라는 성격을 벗어날 수는 없다.
맞다, 한국고고학회는 한국고고학 이익집단이며 그래서 그 이익을 대변하려 하며, 나아가 그런 이익이 침해받는다 했을 적에는 그것을 지키고자 성명도 내고 기자회견도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 적은 이익 지키겠다고 때로는 각종 인의 장막을 쳐서 남들은 쳐들어오지도 말고 넘볼 생각도 말라 해서 그 쥐꼬리만한 영역 지키겠다고 꼴불견인 모습도 자주 연출하지 않겠는가?
문화재 혹은 역사라는 범주에 국한해 관련 학회들 활동을 보건대 이 학회만큼 틈만 나면 성명 자주 내는 데도 없다. 역사 쪽에서는 그 대표학회라 할 만한 역사학회가 주로 저와 같은 이익집단 활동을 많이 하는 모습을 본다만, 그래 대표 학회니깐 그런 일이 다른 유사 학회보다 더 부쩍 자주 하겠다는 생각은 한다.
그런 활동 그 자체야 누가 뭐라 하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이에서 도사린다. 그네는 근간이 이익집단이지만, 이익을 내기는 실로 곤란한 학문구조라 그런지 이런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기인한 측면도 강하겠지만, 그런 활동이 언제나 국가와 지자체 혹은 국민을 향한 겁박으로 비칠 때가 자주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문화재 분야에 국한해 한국고고학회가 그만큼 영향력이 크면서 그만큼 욕을 많이, 그리고 자주 먹는 까닭은 이 업계에서 김태식이 처한 현실과 실은 비슷한 측면이 있다. 김태식? 팬덤만큼이나 적이 많다는 사실 그 자신이 너무 잘 안다. 왜? 그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한국고고학회는 단순히 영향력이 커서, 그만큼 또 그를 향한 사회 전반 혹은 일각의 질시 혹은 질투가 커서 욕 또한 그만큼 많이 먹는가? 이는 다른 문제다. 내가 보기엔 전연 차원이 다르다.
고고학회는 왜 욕을 먹는가? 어제 성명이 그렇듯이 핵심을 제대로 못짚어서? 헛다리 부여잡아서? 그야 비단 고고학회만의 문제겠는가? 딴 모임도 그런 위험성은 언제나 도사린다.
하지만 내가 보는 가장 큰 이유는 간단하다. 주는 것 없이 달라고만 징징 거리기 때문이다. 주는 것이 없이 요구만 일삼기 때문이다.
돌아 보면 문화재 관련 학회 중에서 고고학회만큼 그리 많이, 그리고 그리 자주 달라고 그리 징징 거리는 데가 있는가? 없다! 어느 학회가 이토록 맨날맨날 어찌 하라는 요구만 일삼고 이것 달라 저것달라 저리 자주, 그리고 많이 요구한다던가? 유독 고고학회만이 그렇다.
유사 학회로 한국미술사를 대표한다 할 한국미술사학회 봐라! 이 학회가 고고학회만큼 징징거리는 거 봤는가? 또 그만큼 한국문화재에서는 구찌가 크기는 마찬가지인 건축사 분야 대표학회 한국건축사학회가 언제 고고학회만큼 징징거리던가?
그럼에도 왜 고고학회만큼은 언제나 징징거리기만 하는가? 단순히 징징거러셔 미움을 받는가? 아니다!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다시 말한다. 주는 건 아무 것도 없이 받으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고고학회가 그리 맨날맨날 중앙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국민을 향해 겁박을 일삼지만, 그러는 그네는 정작 국가나 지자체, 혹은 일반대중이나 시민사회,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해 도대체 무엇을 어찌 했는가를. 암것도 없다.
국민 시민 지역에 대해 고고학회가 도대체 무엇을 주려 했으며 무엇을 주었는가? 그런 봉사활동 한 번 한 적 있는 건 고사하고 그런 일을 해야 한다는 자성이나 있었던가? 그 흔한 일반 고고학 무료강좌 한 번 한 적 있었던가? 없다. 단 하나도, 눈꼽만큼도 국민한데 시민한테 지역사회에 준 것이 없다.
이는 인접 한국미술사학회와 비교해도 그 처참함이 적나라하게 대비한다. 적어도 고고학회에 견주어 이 미술사학회 움직임은 현란하기 짝이 없으니, 당장 그 홈페이지만 비교해 봐라. 고고학회 홈피에서는 얻을 것이 암것도 없다. 징징거리는 요구만 잔뜩 나열한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학회는 기관지가 꽃이다. 하지만 이 기관지는 어떤가? 미술사학회 홈페이지는 그 미술사학회 장구한 역사가 축적한 모든 기관지 수록 논문을 일반에 무료 서비스한다. 클릭 한 방으로 무료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키워드 검색 하나로 내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고고학회는 어떤가?
처참하기 짝이 없어, 그걸로 돈벌이를 할 요량인지 각종 잠금장치를 칭얼칭얼 감아대고서는 회원가입을 하라, 회원가입을 하면 회비를 내라, 그래야 그런 정보도 겨우 접근한다. 그래 저네들 그것이 사적 재산이니 지들이 저런 식으로 지들 재산 지키겠다는데 누가 뭐라겠는가? 그렇다면, 지들 재산이 중요하면, 다른 사람들 재산도 중요한 걸 알아야지 않겠는가? 지들은 맨날맨날 공짜로 얻으려 하면서 정작 그네는 돈내고 보라 한다.
홈페이지 뿐인가? 다른 학회는 각종 sns 계정을 개설하고 없는 정보도 가공해서 침소봉대하는 판에, 고고학회는 여전히 구석기시대를 산다. 그나마 있던 계정도 폐쇄에 가까운 정지를 해버린지 오래라 도대체 이 학회가 무엇을 어찌 운영하며 무슨 정보를 제공하는지도 모르는 암흑시대로 스스로를 옭아매어 놓았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어찌하면 정보가 흘러나가지 않을까를 고민하는 희유한 단체다.
물론 내 진단이 옳다고만 하지 못하겠지만, 그 진단이 나왔으므로 이 고고학회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도 실로 자명해진다.
달라 하지 말고 무엇을 줄 것인가를 고민하라! 아니 달라고만 하지 말고 내가 무엇을 줄 것인가를 고민하라!
그런 나눔을 통해 스스로를 각성하며, 이러한 각성과 그에 따르는 책임 있는 실천들을 통해 잃어버린, 아니 정확히는 단 한 번도 국민과 시민과 지역사회에서 얻은 적이 없는 신뢰를 구축하라!
요구할 것은 많으나, 나 역시 고고학회에 준 것은 없으므로, 그 작은 걸음으로 당장 실천 가능한 한두가지만 요구하고자 한다.
당장 기관지 문을 열라! 저 칙칙한 홈페이지 좀 바꿔라! 뭐니? 귀신 나올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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