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실크로드는 요새 지나개나 다 건디는 분야라, 뭐 지도 하나 그려놓고서는, 또 거기다가 요상한 도자기 혹은 이른바 로만글라스 떡칠해 놓고서는 그게 실크로드학이라 개사기 치니는 일이 학계서 횡행하거니와
이게 좀 구미가 당기는 이유는 간단해서 잘 먹히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 같은 데서 돈 타내기 딱 좋은 주제라, 거기다 뭐 문화재청 이런 데 가서도 돈 타내기 딱 좋다.
삼국시대 실크로드학입네 뭐네 하는 걸로 개사기 치는 어떤 젊은 친구 붙잡고 잠깐 이야기했다.
"너가 말하는 실크로드학은 출발이 로마라 하는데, 그 로마는 어디 로마냐? 지금의 로마냐?"
"네 당연하지요."
"그래? 그 로마는 서기 330년 콘스탄틴대제가 지금의 이스탄불, 콘스타니노플로 천도하면서 개털됐는데도 지금의 로마냐?
그 로마 제국이 이 천도를 기점으로 동로마 서로마로 갈라지고, 서로마는 비실비실대다가 475년인가 게르만족에 멸망하고 만다는 사실을 아느냐 모르느냐?
그 로마라고? 무슨 로마? 너가 말하는 그 시대 로마제국 수도로서의 로마는 이미 사라지고 없는 무슨 그 로마에서 출발한다더냐?
너가 말하는 로마는 콘스탄티노플 아니냐?
실크로드? 까고 있네? 너 로마제국 얼마나 무엇을 알아? 내가 죽자사자 10년 넘게 파는데, 그래도 나 아직 무지렁인데, 넌 어찌 그리 로마를 잘 알아서 입만 열면 로마를 팔아 먹느냐?
너가 나보다 똑똑하냐? 역사 고고학 하는 놈 중에 나보다 똑똑한 놈 단 한 놈도 없는데?
내가 10년을 파도 모르겠는 걸 너흰 우째 그리 잘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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