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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이것저것 하도 걸쳐 보지 아니한 데가 없고 비록 오십 이전에 국한하기는 하나 읽지 않은 책이 없다.
그리하여 혹 남들 눈엔 저 놈은 모르는 게 없고 걸치지 아니한 데가 없다 할지 모르나 나 진짜 잡탕학 맞다.
이 잡탕학은 고질이 있어 어느 하나는 죽어라 파는 일이 없어 금새 실증을 내 버리고선 딴 데를 찾아튄다.
잡탕학 근간이 바로 이것이라 무불통지한듯 하나 실상 깊이 아는 데는 단 한 군데도 없다.
역사? 이것만 해도 내가 어디에 정신이 팔렸는가 하면 고려사 씹다 거란사 씹다 로마사 씹다 에트루리아 씹다 하는 중이며 에라이 이걸로 만족치 못하다 해서 여진으로 튀었으며
이 게걸스럼이 끝나면 또 어디로 갈지 나도 모르겠다.
청사는 통독한 적이 없지만 25사 표점본을 머리맡에 두고 만지작거리는 중이다.
내 생평을 그리 살았고 또 그리 살 것이다.
이러다 다시 예이츠 찾아 더블린을 다시 갈지도 모르며 그리하여 다시 켈트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난 잡탕이다.
아 참. 난 금도는 지킨다.
내가 모르는 본야는 입도 뻥긋 안한다.
왜? 자칫 가오 상하기 십상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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