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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까닭을 저도 모르겠으나 저를 계속 압박한 두어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저는 정년퇴직이 죽어라 싫었습니다. 굳이 이를 자연사라 할지 모르나 제 죽을 날을 미리 점지하고는 그날 죽었다는 선덕여왕이 내가 아닐진대 그 끝을 굳이 제가 기다릴 이유도 없었고 그래서 그 순간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정년퇴직을 해고하고 싶었습니다.
둘째 저는 기자로 끝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칫 이 말이 그 일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다른 기자분들께는 누가 될지 모르나 이 기자라는 굴레도 제가 스스로 해고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두 가지를 동시에 해고함으로써 다른 국면에 들어서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떠납니다.
첫째 정년을 앞질러 미리 그 목을 쳤습니다.
둘째 기자를 잘라 그 목을 쳤습니다.
아마 예정대로라면 저 김태식은 2023년 10월 17일 이후에는 연합뉴스 기자 김태식이 아닌 다른 김태식이 되어 있을 겁니다.
저는 지금 퇴직을 앞두고 말년 휴가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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