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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오지랖 편력기] 돌궐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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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사 애호가라면 굳이 흉노를 들먹이지 않더래도 북방 유목민족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다.



사진은 돈유쿡 비문이다.

돌궐제국 시대, 그 정치를 주름잡으면서 당에 대한 군사외교를 총괄한 명재상 무덤에 세운 비문이다.

이 비문을 나로서는 90년대 말인지 2000년대 초에 알게 되었다.

튀르크어학 전공자던가 이용성 박사가 돈유쿡 비문을 포함한 이 돌궐제국시대 대표 금석문 4종에 대한 터키 학자 역주를 완역 출간한 책자를 접하고는 그를 통해 나는 돈유쿡 비문의 존재를 알았다.

이후 나는 이 비문 실물 한번 보았으면 원이 없겠다는 막연한 꿈을 품었다.




이런 꿈이 실로 우연찮게 풀렸거니와, 마침 국립중앙박물관 고고부에서 장기간 몽골 조사를 벌이는 중이었다. 나는 개중 두 번인가 그쪽 초청을 받고는 몽골을 다녀왔거니와, 그 두번 모두에서 일부러 짬을 내서 돈유쿡 비문을 찾았다.

내친 김에 돌궐 전반, 그리고 고대 돌궐어까지 공부해볼까 하는 고민도 심각해 해봤다.

한데 그 무렵 이를 業으로 삼는 국내 실력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오지랖대마왕 김호동 교수 수제자로, 위구르 제국사를 전문으로 연구한 정재훈 경상대 교수가 미친 듯이 위구르를 넘어 돌궐, 그리고 돌궐을 지나 흉노 제국까지 전문 연구영역을 개척하는 것을 보고는, 그래 저런 사람이 있는데 내가 뒤늦게 뛰어들어봤자 난 정 교수 따라지 신세밖에 되지 않는다 해서 이내 포기하고는 그냥 애호가로 남기로 했다.

(2017. 2. 12)

***

문제의 저 비문은 Tonyuquq이라 톤유쿡 또는 톤유쿠크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는 정재훈 교수 지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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