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금방 넘어가요. 호로고루성에서 노을을 보려면 20~30분 전에는 가야해요.”
호로고루성에 가기 전 이한용관장님께서 말씀하셨다.
도착하고 보니 아직 해가 잘 매달려 있어 안심했다.
성까지 느긋느긋 걸어가는데, 어라? 해거 꼴딱꼴딱 넘어 가길래 다다다 달렸다!
해가 정말 금방 넘어 간다.
뭐가 그리 급한지...
꼭딱꼴딱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성에 올라 임진강 건너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 보았다.
고구려성에 올라 해 지는 모습을 보니 왠지 허무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했다.
지는 해를 뚫고 저 멀리서 타닥타닥 숨가쁘게 말을 타고 고구려 장군이 달려 올 것만 같았다.
“천안댁!! 급보요!! 이 서신을 갖고 남쪽으로 가시오!!”
고구려로 퇴근한 해를 배웅하고, 우리는 성을 내려왔다. 저 멀리 소녀 셋이 뒤늦게 뛰어 오고 있었다.
우리는 봤는데...헤헤
성 위에 서있는 사진을 보니, 관장님 말씀이 생각난다.
“유적은 사람과 같이 있을 때 빛이 납니다.”
호로고루성 노을 만큼이나 멋진 말씀이었다!
처음 갔지만 나에게 연천은 참 매력적인 곳이다.
강을 끼고 황량하리만큼 황톳빛 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야트막한 산들이 강을 따라 있다.
만주벌판에 가 본적은 없지만, 여기가 만주벌판인가? 하는 느낌을 준다. 고구려 병사들이 말을 타고 임진강변을 따라 달리다, 잠시 말한테 물을 먹이는 모습이 그려진다.
황톳빛 황량함에 어둠이 내리면 그 또한 묘한 매력을 준다. 모래사장에 촉촉함을 더한다고나 할까.ㅎㅎ
정말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 가 보아도 그 시간까지 있지 않으면 모를 거다.
연천의 진짜 모습은 해가 지는 5시 36분 이후부터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짧은 하루동안 연천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분단위로 안내해 주신 전곡선사박물관 이한용관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감사합니다, 관장님!!”
관장님 덕분에 정말 다시 연천에 가고 싶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연천으로 가시라!
***
호로고루성에 대한 설명은 국립중앙과학관 설명을 대신하겠다.
https://m.terms.naver.com/entry.naver?docId=3386412&cid=58373&categoryId=58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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