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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일제시대 교육과정 착시의 이유

by 초야잠필 2023.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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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쓴 것처럼 일제시대 학력을 우리가 볼 때, 

고등보통 (고보)를 고등학교, 전문학교를 대학으로 인지하는 일이 많다. 

이때문에 일제시대 고보, 전문학교 졸업생들을 고등하교, 대학 졸업생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해방이후 전문학교를 대학으로, 그 하위교육기관은 고등학교 (혹은 중학)으로 재편제하면서 나오는 착각이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당시 조선인 학력을 보면, 

보통학교--양정고보--보성전문--메이지대 전문부 (법학졸업) 
손기정 선생 이런 학력처럼, 양정고보, 보성전문을 각각 고등학교, 대학으로 인지하면 보통학교와 고보 사이에 중학과정이 없는 것을 알게 된다. 

때문에 전문학교를 졸업해서는 절대로 "대졸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당시 조선에서 공부한 사람 대부분이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30년대 이후 일본으로의 유학생이 급증한다. 

조선에서 공부를 하면 고등학교 이후 과정이 참으로 받기 어렵게 되어 있어 대학으로 진학이 굉장히 복잡해 지는 것이다. 

따라서 조선인의 경우, 대학까지 갈 생각이 있다면, 

최규하 대통령처럼 한국에서 고보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고등학교, 혹은 고등 사범을 나오거나 

이병도 선생이나 손기정 선생처럼 한국에서 고보-전문학교까지 나온 후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으로 들어가 추가 교육을 받아야 비로소 학사위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조선땅에서 경성제대 예과로 진학하여 고교 과정을 마치고 대학을 들어가는 방법도 있긴 한데, 이것보다는 차라리 일본 건너가는 편이 더 쉬웠다는 증언이 많이 나오니 당시로서는 조선인이 "학사"호를 받으려면 마지막 단계에서는 어떻게든 일본으로 건너가야 했다는 것이 팩트가 되겠다.

전술한 "국대안파동" 때 의전 졸업생과 경성제대 의학부 졸업생간 갈등도 바로 그런 부분에서 말미암은 것으로, 

학제상 의전 졸업생이 의학부 졸업생과는 차이가 확실히 있었다는 사실이겠지만, 

역시 해방이후 대세가 전문학교를 대학으로 승격시키는 것이었기 때문에 양자는 차별 없이 하나로 묶어 편제하는 것이 옳았다는 생각이다. 

이 점에서 미군정이 국대안 편성 당시 의전 졸업생에게 학사학위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이 파동을 조기 수습하지 않은 것이 참으로 아쉬운 부분인데, 이렇게 해야 당시 전문학교의 대학승격과도 앞뒤가 맞기 때문이다. 

만약 의전학생에게도 일괄하여 학사호를 부여했다면 국대안 파동은 찻잔속 태풍에 그쳤을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학도병이 된 김수환 추기경. 김추기경은 일제시대 보통학교-동성상업-일본 상지대 학력을 거쳤다. 동성상업은 중학교과정이므로 일본 상지대 입학이 되었다. 대학교육을 마치기 위해서는 조선인의 경우, 일본유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조선의 교육제도를 따라 올라가면 경성제대 입학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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