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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재수없는 날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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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윤 작가 사진전이 얼마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개막했다.

시월까지라지만 내 경험칙상 이런 자리는 서두르지 아니하면 우사인 볼트보다 시간이 빨라 후딱 지나는가 하면 무엇보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 이때 해치우지 아니하면 금새 잊고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그것이 개막하고서 첫 주말 경주행 티겠을 끊고 봇짐 매고 나서려는 찰나 이런 메시지가 코레일에 뜬다.



다 지연출발이라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맘으로 서울역에 갔더니 범벅이라



다들 아우성이었다. 언제 선로가 복구될지, 또 그리된다한들 애초 내가 끊은 기차가 언제 출발할지 기약도 없다.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리면서 표를 반납했다.

어찌할 것인가?

서울역 인근 동네를 배회한다. 서울역이 곧 내가 사는 동네지만 언뜻 서부역 뒤편 언덕은 한 번도 오른 적 없단 생각이 떠올라 그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달동네가 펼쳐진다. 이것이 서울이요 대한민국 아니겠는가?

마천루와 달동네 빈한한 삶이 공존하는 천만도시 서울이다.



분이 풀리지 아니해 이대로 귀가할 순 없다 해서 차고로 향한다.

이참에 에어컨 가스가 앵꼬라 차를 끄집어 내고선 어디론가 내빼리라 작정하고선 우선 정비소에 들렀더랬다.

아이고 사장님..블라블라가 다 나가서 다 교체해야 합니다. 두 시간 걸릴 듯 한데요.

잉? 얼마에요?

삼사십은 나옵니다.

오늘 주말은 참말로 재수 없는 날인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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