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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

제주목사 홍종우, 산방산에 오르다

by taeshik.kim 2022.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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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의 시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사람은 많고 많았다. 하지만 홍종우(1850-1913)만큼이나 굴곡 심한 인생을 살았던 이는 몇이나 될까. 

지금은 김옥균(1851-1895) 암살범이란 꼬리표로 기억되는 인물이지만, 사실 그는 일찍이 프랑스 유학을 갔던 지식인이고 이른바 광무개혁의 주축 중 하나였다. 그런 그가 제주에 온 적이 있었다. 

가혹한 수탈과 프랑스 선교사들의 공격적 전교가 원인이 되어 일어난 이재수의 난(1901) 수습을 위해 대한제국 내각은 프랑스통인 그를 제주목사로 임명한다. 그는 2~3년 남짓 목사 자리에 있었는데, 이를 두고 국어학자 김윤경(1894-1969)은 "제주도의 나폴레옹"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제주를 코르시카나 엘바 섬이 아닌, 세인트헬레나에 비유한 것이었다. 어쨌건 그는 나름 수습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을사늑약 즈음 홍종우는 제주목사직을 사임하고, 이후 정사에서 사라진다.

그가 제주목사가 되어 산방산에 올랐던 것은 1903년 9월 20일이었다. 바로 근처 대정읍성은 이재수의 고향. 난의 수습을 위해 제주 전역을 순력하다가 산방굴사 경치가 좋다 하니 들렀던 모양이다.

그리고 거기에 "광무계묘 구월이십일 목사 홍종우"라는 마애명 하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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