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전시실 간판 부터 오래된 흔적이 보입니다.
바꾸지 않고, 그대로 걸어 둔 모습이 요즘말로 치면 힙해 보입니다. 세월에서 나오는 포스랄까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실을 보면서 재밌었던 부분은 바로 이런 제주도만의 부르는 명칭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보통 우리는 “삼신할머니(아기를 점지하고 산육을 관장한다는 신)”이라고 부르는데, 여기는 제주도에서 부르는 그대로 “삼승할망” 이라 한답니다.
전시를 보다 보면 유물 설명에 이런 제주어(?)가 종종 있어서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말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을 듯 합니다.
설명 중간에 이렇게 캐릭터가 등장해 전시에 대해 질문을 합니다. 유물에 대해 궁금할 법한 것들, 꼭 알았으면 하는 것들을 질문과 대답형식으로 알려 줍니다.
Q. 제주만의 독특한 혼례문화가 있나요?
A. 하루종일 치르는 피로연과 겹부조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종일 치르는 피로연은 마을 공동체가 함께 혼례를 준비하며 나누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겹부조 문화는 전통적으로 부모와 자녀가 철저한 분가제도 때문에 생겨났다고 합니다.
Q. 갈옷이 제주를 대표하는 옷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뭘까요?
이번에는 안알려드릴거에요. ㅎㅎ
이렇게 질문을 보면 왠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유물을 한 번 더 보게 되지 않나요? 자연스럽게 답도 읽어보고. 전시를 볼 때 저를 적극적으로 만드는 이런 요소참 좋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이 방법을 활용하는 곳이 있다면 국립고궁박물관입니다.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 바닥에는 표시가 있는데, 이런 발자국 표시가 있는 곳에는 유물을 보고 활동을 하거나, 어플을 활용해 유물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곳입니다.
발자국을 보면 “아! 저 유물 앞에 가면 뭔가 있구나!” 하는 기대감도 줍니다.
좀 더 나가서 표시에 따라 어떤 걸 전시하고 있는 지 알려주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 들어 민속실에서는 사람발자국, 자연사실에서는 공룡발자국, 조류 전시는 새 발자국, 곤충전시는 또 뭐 나름의 고충 표시로 말이죠.
제주도 밥상을 보니 갑자기 배가 고파졌습니다.
실내 전시를 모두 보고 나오면 자연스럽게 야외전시실로 갈 수 있도록 동선이 설계되어 있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풀들은 더 초록초록하고, 돌은 더 거뭇거뭇하지요? 비오는 날 박물관 관람도 나름 좋습니다.
앞 포스팅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정말 “제주도”를 집중 조명해 잘 이야기 해 주고 있습니다.
화려한 전시기법이 없어도 충분이 유물을 보도, 생각하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제주도+민속+자연사” 라는 명확한 전시 스토리가 있어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는 당연히 탄탄한 연구가 뒷받침 되었겠고요.
제가 최근에 과학(자연사•우주•지질 등) 전시에 관심이 있어 찾아 다니고 있었는데, 자연사 전시도 보고, 저의 마음의 안식처(?) 같은 민속 전시도 같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한테는 “꿩 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하나 또 뭐 있지??) 할 수 있는 관람이었습니다.
제주도 가신다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먼저 들러 제주도를 알아보고, 천천히 여행하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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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http://www.jeju.go.kr/museum/index.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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