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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

조각가 문신이 시인 박성룡에게 보낸 편지 봉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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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군사정권이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1987년 1월 7일, 마산 추산동 52-1에 살던 조각가 문신文信(1922-1995) 선생은 서울신문사에 근무하던 시인 박성룡(1932-2002) 선생에게 무언가를 보내야 했다. 문선생은 단아한 필체로 자기와 받는이의 이름과 주소를 두꺼운 종이봉투에 적고, 봉투 안에 무언가를 넣어 봉했다. 그리고 그것을 우체국에 갖고 가 서울로 부쳤다. 


2. 대개 우편물을 받으면, 봉투를 뜯어서 내용을 확인하고 난 뒤 찢어버리든 그냥 버리든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박선생은 어째서인지 그 봉투를 그냥 두었다. 언제부턴가 그 봉투는 세상을 떠돌았고, 어느 집 창고에서 묵고 있었다. 그러다 방랑의 길에 들어선 봉투, 새 주인을 만나고 그 손에 이끌려 사진을 박았다. 


3. 올해가 문선생의 탄생 100주년이라 덕수궁미술관에서 큰 전시를 한다. 가 보고 싶다. 


4. 조각하고 그림 그리시는 분이 시 짓고 기사 쓰는 분에게 무얼 보냈을까, 그 사연이 무척 궁금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알 도리는 없으니 어쩌랴! 그냥 궁금해하기만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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