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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무자비한 조지 포먼 vs. 인자한 포먼

by 신동훈 識 2025.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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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포먼을 은퇴 전 은퇴 후 복싱을 다 본 건 필자의 세대가 거의 마지막 아닐까. 

조지 포먼이 알리에게 져서 1차 은퇴했을 때가 필자 기억으로는 국민학교 때였다. 

조지 포먼의 1차 전성기 때, 그러니까 처음 세계챔피언이 되었을 때는 

필자 기억으론 말이 별로 없었다.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시합 때 패면 되니까. 

그는 인상이 한마디로 더러웠다. 

거기다 집요하게 패는 측면이 있어 맞다가 상대가 맛이 가도 봐주는 법이 없었다. 

필자 기억으론

알리와 대결 때, 소위 정글의 결투인가, 

거기서 우리나라도 그때 생중계를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생중계가 정말 드물었다. 외화 때문에..)

알리 응원 일색이었다. 

조지 포먼은 1차 은퇴 전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별로 였다. 

그런 그가 은퇴 후 복귀를 했다고 들었을 때 몇 번 하다가 돈 벌고 들어가겠지.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오래 복싱을 더 했고 나중에 세계챔피언에 다시 올라갔을 때에야 그의 얼굴을 티비 뉴스 때 다시 보았다. 

이때는 이미 복싱의 인기도 한물 갔을 때이고, 

필자도 생업에 바빠 스포츠 경기를 챙겨보던 시절은 이미 아니었던지라. 

그런데 그의 얼굴을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완전히 다른 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호빵 같은 얼굴에 복싱도 옛날처럼 집요하지도 않고 

상대가 비실거리면 패지도 않고 그냥 레프리를 쳐다보고 고만 때리겠다는 시늉을 했다. 

영감은 나이가 들어 완전히 신사가 되어 있었다. 

나이가 들어 얼굴에는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던데 

그의 얼굴을 보면 그의 인생 후반기는 성공한 것이 틀림없다. 

이 영감님은 오래 살 줄 알았는데 너무 빨리 하늘로 돌아갔다. 

다른 세상에서도 복싱을 즐기되 너무 패지 말고 살살 때리시길

아무리 인자하게 패더라도 맞는 사람은 아픈 법이다.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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