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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헤비급 복싱 키드의 회고

by 신동훈 識 2025.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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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어린 시절은 누가 뭐래도 헤비급 복싱의 시대이다. 

타이슨 등은 이미 필자가 철이 들어 더이상 스포츠를 기다리며 보던 시절의 복서는 아니었고, 

필자의 어린 시절은 알리, 포먼, 그리고 조 프레이저의 시대다. 

이 세 사람은 사실 프로필이 비슷하다. 

세 사람 모두 올림픽 복싱에서 금메달을 땄고

프로로 전향 후 헤비급 챔프에 올랐다. 

세 사람을 서로간에 물고 물리며 치고 받았다.

필자 기억으로 알리와 프레이저는 승패를 주고 받았고 

포먼은 알리에게 진 기록만 있고 

프레이저는 포먼에게 진 기록만 있다. 

이 세 사람 중에 가장 지금 덜 알려진 사람이 아마 조 프레이저일 텐데, 

그 이유는 나머지 두 사람 못지 않게 대단한 인물이지만 

스토리가 뚜렷하지 않아 그렇다. 

알리는 흑인의 자존심, 베트남 전쟁과 맞물려 굵직굵직한 스토리를 썼고, 

포먼은 1차 은퇴시 그걸로 끝이었다면 복서 네 명을 하루에 KO시킨 기인 정도로 기억되었겠지만 

느닷없이 40대에 복귀하여 세계 챔프에 다시 올라 노익장과 함께 도대체 인생이란 무엇인가, 

복싱을 통해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생각을 사람들에게 하게 만들었다. 

그에 반해 조 프레이저는 뚜렷한 스토리가 없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뭐냐?

공부를 하건 복싱을 하건 후세에 기억되는 사람들은 스토리가 있는 이들이라는 말이다. 

스토리가 개인의 업적과 연결되어야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지 

스토리를 만들기 어려운 인생은 쉽게 잊혀진다. 

물론 인생이라는 게 기억되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일을 하건 인생을 관조하는 스토리 메이킹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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