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의 별관에서 월식을 보다〔江西別館見月蝕〕
성현成俔(1439~1504), 《허백당집虛白堂集》 <허백당시집虛白堂集詩集> 제13권 시詩
동네마다 징을 치며 하늘을 쳐다보니 / 萬落鳴鐃競仰觀
동쪽 하늘 먹물처럼 검은 기운 번져 가네 / 東方如墨漸漫漫
너무도 끔찍하게 두꺼비가 달을 먹어 / 蝦蟇食桂心何慘
중천에 달이 떠도 찌그러진 형태더니 / 輪魄當空體未安
이윽고 맑은 빛이 우주를 다시 밝혀 / 俄復淸光明宇宙
찬 그림자 문득 펴져 난간을 비추누나 / 忽舒寒影照欄干
밤늦도록 옥천자는 잠 이루지 못하고 / 中宵不寐玉川子
슬퍼하며 시 짓느라 심혈을 기울이네 / 怊悵賦詩雕肺肝
[주-D001] 두꺼비가 달을 먹어 : 월식(月蝕)을 말한다. 《사기(史記)》 권128 〈귀책열전(龜策列傳)〉에 “태양은 덕(德)이 되어 천하에 군림하지만 삼족오(三足烏)에게 곤욕을 당하고, 달은 형(刑)이 되어 태양을 보좌하지만 두꺼비에게 먹힌다.”라고 하였고, 노동(盧仝)의 시 〈월식〉에 “노인들의 말을 전해 듣건대, 달 먹는 건 두꺼비의 정기라 하네.……신의 마음에 한 치의 쇠가 있으니, 요망한 두꺼비의 창자 가를 수 있으리.〔傳聞古老說 蝕月蝦蟆精……臣心有鐵一寸 可刳妖蟆癡腸〕”라고 하였다.
[주-D002] 옥천자(玉川子) : 노동의 자이다. 월식에 관한 시를 지은 노동에게 자신을 견준 것이다.
[주-D003] 寐 : 대본에는 ‘昧’로 되어 있는데, 규장각본에 의거하여 바로잡았다.
ⓒ 한국고전번역원 | 조순희 (역)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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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식에 즈음한 의식 일단을 엿본다. 징을 두들기며 푸닥거리 한다 해서 월식이 사라지겠는가?
월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질 뿐이다.
그리고 저 무렵이면 이미 월식 일식을 계산해서 예고할 때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의식으로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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