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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환영은 없었으되 구박도 없던 노트르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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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부터 허둥대는 나를 본 마누래가 무슨 일인가 묻기에 

"저기 봐라"

했더니 마누래가 티비 화면 비친 노트르담 성당 보며 휘둥그래지며 하는 말이

"저게 왜 불타냐?" 

한마디 더 한다.

"접때 파리 갔을 때 저기 가봤어?"

"그렇다"니 이리 말한다.

"그나마 다행이네  안봤음 어쩔 뻔 했어?"  


찍은 사진들을 꺼내봤다.

대략 한시간가량 머물며 정신없이 찍은 듯한데 얼마되지 아니한다. 이럴 줄 알았더래면 하루죙일 몇날 며칠 곳곳을 찍어둘 걸 그랬다는 후회가 막급하다. 

불타 내려앉은 지붕과 잿더미 숯덩이 범벅인 내부 몰골들을 보니 후회가 구토처럼 밀려온다. 그땐 뭐가 그리 바빴던가?

노트르담을 뒤로하며, 훗날 다시 오마 하는 말 되뇌이며 나는 짐을 싸고 환영받지 못하는 곳으로 떠났다.

이럴 줄 알았더래면, 차라리 너와 함께나 할 것을 말이다.


너가 나를 기다린 것은 아니로대

적어도
적어도
적어도

왜 왔느냔 핀잔은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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