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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생활체험형 예능 프로가 끼치는 악영향으로 모든 식물자원의 약초화라 이름할 만한 흐름이 있으니
그 된서리를 맞은 대표식물 중 하나가 이 망개다.
망개는 야산에 흔해 빠졌으니 가을에 피우는 붉은열매는 실상 이렇다 할 맛대가리는 전엱없는 편이라
내 아무리 헐벗고 어릴 적 삶의 무대 절반이 산이었다고 해도 이 망개는 쳐다도 안 봤다.
이 망개는 거추장스럽기만 해서 주로 자라는 데가 가시덤불이고 그 자신도 그런 류라 땔깜으로도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고 오직 망개떡 하나에만 쓰임새 요량이 있었다.
한데 얼마전 김천 마미한테 듣자니 이 망개가 씨가 말랐단다.
오만 산을 다 뒤져 다 캐갔단다.
망개고 도레이고 짠데고 할미꽃이고 뭐고 남아나는 게 없단다.
씨가 말랐단다.
나는 자연인이다며 하는 예능들이 걸핏하면 망개 뿌랑지 뽑아 약 다리니 차 만드니 하는 통에 그걸 보고는 저게 무슨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양 다 주어뽑아 뿌랑지를 쏵 캐가니 남아도는 게 있겠는가?
이 흔하디 흔한 엉겅퀴도 보이는 대로 다 캐간다.
둥글레도 야산은 멸종하다시피 했는데 왜 산에서 캐가는가?
서울 시내 화단에 넘쳐나는 게 둥글레다. 그거 깨먹음 된다.
돼지감자도 다 캐간다.
돼지나 던져주던 그 돼지감자가 이리 될 줄 누가 알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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