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한테 시카고 역사를 이야기할 때 ‘만국박람회’를 뺄 수는 없다.
1893년 박람회는 특히 컬럼버스 미대륙 발견 400주년이라는 수식어가 하나 더 붙어 그 공식명칭이 “The World's Columbian Exposition”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World%27s_Columbian_Exposition
https://www.yna.co.kr/view/AKR20180327056600009
이 박람회를 기념한 미국 역사학회에서는 ‘프런티어’ 개념이 발표되었으므로 시카고박람회를 미국적 독립성과 뿌리를 찾으려는 미국 민주주의의 선언적 계기가 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Frederick_Jackson_Turner
대한제국(1897-1910) 수립 이전이었지만 고종은 망설임 끝에 박람회 참가를 결정하고 참의내무부사 정경원(鄭敬源,1851-1898)을 박람회 출품사무대원으로 임명했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200&key=20220118.22006003608&fbclid=IwAR1Ej--BPFfSiD7MF8ehpvfIRHGf_TR3P0061359VsNWGDpwt7VeXI4fs_Q
천진의 조선공사관에 잠시 근무한 경험 외에 해외체류 이력이 없었던 것은 조금 의아한 점으로 생각된다.
정경원은 1893년 3월 23일에 일본배를 타고 부산항을 출발하여박람회 개막 3일전인 4월 28일에 가까스로 시카고에 도착했다.
이는 조선이 국제박람회에 공식적으로 참가한 첫 번째 경험이었고, 당시 시카고트리뷴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지속적으로 보도되었다.
알려진 바 공식일행은 정경원 외에 행정사무원 최문현(崔文鉉)과 통역사 안기선(安琪善) 그리고 축하사절단인 국악단원 10명 등 모두 13명이었다고 한다. (현지에서 유학생 박영규와 서병규가 통역으로 합류했다.)
악단원들은 5월 3일 조선으로 귀국했으나 정경원은 시카고에서의 4개월을 포함 총 184일간 미국 여러 곳을 견문했다.
* 육영수, ‘은자(隱者) 나라’ 조선 사대부의 미국문명 견문록*-출품사무대원 정경원과 1893년 시카고 콜롬비아 세계박람회-, <역사민속학>48. 2015.
그리고 이때 전시를 위해 수송한 물건은 민속, 공예품 등 80여상자 25톤 규모였다고도 전한다.
http://m.koreatimes.com/article/946147?fbclid=IwAR2m-Y3UPSsX7BzYk92GRuCdXnMC_t4EomiXnEiRJYsIWItmM5yLl_zyyEI
정경원은 박람회가 마무리될 무렵인 1893년 9월 5일 저녁 7시 ‘대죠선국’ 고종황제 탄신 42주년 기념만찬을 중심가 오디토리엄 호텔에서 주관했음이 만찬 메뉴판을 통해 알려져 왔었는데, 한 방송을 통해 그 호텔과 만찬장도 추정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mq_7GgaNR4
오디토리엄 호텔은 루즈벨트대학으로 바뀌었고 만찬장으로 추정되는 곳은 건물 내 컨서트홀로 사용되고 있는 간츠홀(GANZ HALL)이었다.
찾아간 간츠홀은 마침 그날 오후 있을 젊은 음악가들의 경연으로 음향을 준비중이어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식당에 있던 무대와 조명, 벽화 등은 20세기 중반의 사진 모습 그대로였고 용도만 콘서트 홀로 바뀌었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세상에 맞서며 정경원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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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시카고 풍경(1) Hard to say I am sorry by 장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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