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성湖南省 성도省都 장사長沙는 2022년 기준 광역 기준 인구가 1천42만 명, 도심 구역 인구가 598만 명인 메머드 도시다.
이곳을 나는 세 번 방문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마다 호남성 대표박물관인 호남박물원湖南博物院은 빠지지 않고 갔다.
내가 갈 때는 이름이 호남성박물관湖南誠博物館이었다 기억하거니와,
요새 중국에서는 웬만한 규모가 되는 성급 이상 박물관은 모조리 관館이라는 명칭을 떼어버리고 원院이라 붙이는 추세라, 저런 흐름에 저 박물관에 올라탔다.
정식 개관은 1924년 6월 24일이라 그때 이름은 호남성 교육회박물관이라 했다가 1927년 호남성박물관으로 바꾼다.
1930년 중일전쟁에 대파되었다가 1956년에야 열사공원에서 재개관한다.
이 박물관은 호남성과 관련한 모든 것을 쑤셔 박은 종합수퍼마켓 박물관이었다.
이곳이 면모를 일신하게 되는 계기는 1972년 이래 연말 마왕퇴馬王堆라는 교외 작은 언덕에서 서한西漢시대 초기 가족 공동묘지 3곳이 발굴되면서다.
이곳에서 감히 상상도 하기 힘든 기록적인 성과가 쏟아짐에 따라 그 발굴성과를 전문으로 전시 홍보하기 위한 시설로 재탄생하게 되는데,
마왕퇴 이후 호남박물원은 곧 마왕퇴 전문박물관이 되었다.
물론 여타 다른 지역성 강한 것들도 함께 전시하지만 실상 이 박물관은 중국 성 대표 박물관 중에서는 거의 유일한 전문박물관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그만큼 마왕퇴는 이 박물관 트레이드 마크요 마스코트다.
1999년 새로운 전시실을 개장한 이곳은 베이징 올림픽 개최에 맞추어 2008년 3월 20일 이래 무료 개방을 실시하고, 2017년 10월에는 신관이 문을 열었다.
이 신관 개관 이후 나는 저곳을 찾은 적이 없다. 그러니 신관 이전 기억만 또렷하다.
이번 미라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조만간 다녀올 생각이지만, 관련 자료들을 웹서칭하다 보니 천지개벽 딱 이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마왕퇴 전문박물관답게 그 주축 공간에는 저 마왕퇴 무덤 중에서도 미라가 출토되어 세계를 경악케 한 1호묘를 재현한 그런 설비로 꾸며놨다.
무덤을 위에서부터 파고 내려가 무덤 주인공이 안치된 내부까지 훤히 들여다보게끔 했다.
기가 차다.
종래에는 저와 비슷하게 위에서 무덤 안쪽을 내려다 보는 구조이기는 했지만,
덩그러니 그 관곽만 갖다 놓고 한쪽에 미라 시신을 전시한데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저리 강열하게 꾸몄다 한다.

아래서 마주보는 관곽이다.
이 역시 종래에는 저 나무 박스만 그냥 덩그러니 가져다 놨더니, 지금은 저런 식으로 입체화했다.
저 위로 올라가서 내려다 보면 앞 사진이다.
저 판대기 나무들이 실제 무덤에서 나온 것들이다.
경악스럽지 아니한가?
이럴 때마다 하는 말
조상 잘 만나야 한다.
우리도 창원 다호리 1호 통나무 목관묘 같은 것은 얼마든 저런 식으로 다채롭게 꾸밀 수 있겠지만,
또 그리하라고 김해에다 경남 지역 대표박물관이라고 국립김해박물관을 지어놨다면 그쪽으로 내려 보내서 그리하게 해야 하지만
서울 중앙에서 꽉 쥐고 내려보낼 생각도 없고,
더구나 그 전시 기법을 보면 단순하기 짝이 없다.
바로 앞서 나는 막 새로 개장한 국립중앙박물관 선사실을 거지 같다 했다.
눈 돌리면 다 아는 사람들이 관계한 이런 전시실을 거지 소굴이라 말하기 좋겠는가?
하지만 거지 소굴 맞다.
가뜩이나 칙칙한 박물관과 더 칙칙한 유물들을 더 칙칙하게 만들어 놓은 이런 일 용서할 수 없다.
지들만 좋아 지들끼리만 좋다 박수치는 박물관은 미래가 없다.
때리고 족쳐야 그나마 하다 못해 전시실 색깔이라도 좀 더 밝은 색 계통으로 바꾸지 않겠는가?
'미라 이야기 > 마왕퇴와 전국 초묘 미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왕퇴와 그 이웃-47] 미라는 보존해야 하는가 매장해야 하는가 (4) (0) | 2025.03.09 |
---|---|
[마왕퇴와 그 이웃-46] 미라는 보존해야 하는가 매장해야 하는가 (3) (0) | 2025.03.09 |
[마왕퇴와 그 이웃-45] 미라는 보존해야 하는가 매장해야 하는가 (2) (0) | 2025.03.09 |
[마왕퇴와 그 이웃-44] 미라는 보존해야 하는가 매장해야 하는가 (1) (1) | 2025.03.09 |
[마왕퇴와 그 이웃-43] 그 시대의 조미료 (0) | 2025.03.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