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고아된 코끼리…DNA 검사로 4년만에 어미 찾아
송고시간2021-09-04 11:46 김진방 기자
수년간 사육사들 돌봄으로 성장…야생 적응이 가족 재회 '관건'
스토리 자체야 휴머니스틱하나 유전자 검사를 통해 4년 만에 종족을 찾았다한들 그때 잃어버린 자식을 코끼리 보모가 알아볼 리는 만무할 터이고
어차피 저리 된 마당에 동물원에서 일생을 보내는 낫지 않겠는가? 외국으로 입양됐다가 수십년 지난 뒤에 재회하는 사람과는 또 다르지 않겠는가?
하긴 사람도 재회라는 드라마틱한 순간만 기억하지 그 재회가 영속하는 삶은 애써 무시한다.
신데렐라가 백마 탄 왕자를 재회하고서 결혼하는 순간에 막을 내리지만 그 결혼이 어찌 되었을 것인지를 아무도 묻지 않는다. 박터지게 싸웠는지 그 남자가 바람을 피워 신데렐라가 우쒸 이럴 거면 그 파티 가지 말 걸 땅을 치며 후회했을 수도 있다.
저 재회라는 것도 그것으로써 카타르시스를 풀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빚어내는 판타지에 지나지 않는다.
이 판타지는 그 재회의 순간에 그가 코끼리건 사람이건 눈물 한 되박 쏟는 그걸로 충분하며 그 이후는 묻지 않은 묻지마 드라마일 뿐이다.
저 코끼리는 어차피 인간에 길들여졌다. 그것이 자연이 아니라해서 경멸하는 사람들이 특히 이른바 환경보호론자들을 중심으로 자연이야말로 그네들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가 횡행하고, 그리하여 이런 놀음이 마침내 동물원 수족관에도 영향을 미쳐 돌고래를 방생하니 하는 쇼까지 연출하는 사태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묻거니와 그네들이 말하는 자연은 무엇이며 그런 자연이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내 보기엔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관념이 그려내는 그 환영 말이다.
유전자 검색 결과 멸종위기종인 아프리카 숲코끼리로 밝혀졌다 해서 그것을 야생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하진 않는다.
그네들이 말하는 야생의 논리대로라면 저 코끼리는 죽어 사자나 하이애나 밥이 되었어야 한다. 그 논리대로라면 그 구출은 야생의 논리를 위배한 셈이 된다.
저걸 키우는데 적잖은 돈이 들어가고 매일 싸대는 똥오줌이 성가시기 짝이 없고 또 그것이 불러들일 파리 모기가 극성이라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고 하는 편이 차라리 솔직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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