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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정전 뒤로하고 교태전交泰殿 들어선다.
문지방 넘어 마당 지나 돌계단 오른다.
덮다.
시커면 마루바닥 저 넘어 열어제낀 문틈으로 아미산 정원이 들어온다.
다른 꽃 서둘러지고 오직 작약만 제철이라
돌아 뒤안으로 향한다.
아쭈?
작약만 핀 줄 알았더니 해당화 장단 맞춰 붉음을 탐한다.
그래도 내가 온 까닭은 오직 작약이라
그 분내음 흡사 막 사라진 모란과 대동소이
누가 그랬나
모란이 화왕花王이요 작약이 아왕亞王이라고?
내 보기엔 천부당만부당이라
그 농염 요염 섹시함 모란은 결코 작약에 비길 길 없다.
우물가 작약 한 그루 만송이 꽃을 피우니
이상하리만치 내 맘 콩딱콩딱인다.
가만
할미꽃 지난 자리인가?
하긴 알아 무엇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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