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황제 막시미누스 트락스Maximinus Thrax는 명색이 로마 황제를 지냈다 하면서도 출생 시점도 몰라서 서기 173년 무렵이 아닌가 하거니와,
죽은 시점은 분명해서 서기 238년 6월에 훅 갔다. 것도 뒤에서 보듯이 뻘짓하다 갔다.
로마 황제 내력이 이렇다는 것은 그 출신이 비천하기 때문이다.
그는 잠깐 황제로 있었다.
235년 부하들한테 엎혀서 느닷없이 황제가 되었다가 238년에 훅 갔다.
믿기지 않지만 그는 사병 출신 첫 로마 황제다.
나아가 초대 옥타비아누스 이래 로마 왕정에서 첫 번째 바바리안 야만인 출신 황제다.
세 번째는 더 요상한데 살아 생전 로마 제국 수도 로마는 구경도 못한 첫 번째 황제다.
도대체 어찌된 셈일까?
가이유스 율리우스 베루스 트락스Gaius Julius Verus는 발칸 반도 촌뜨기 트라키아 태생으로, 트락스Thrax라는 별명 자체가 트라키아 사람이라는 뜻이다.
군대 들어가 전방 라인강 군단에 배속되어 차츰 승진하다가 세베루스 알렉산더Severus Alexander 황제가 마침 라인강 전선으로 행차하면서 인생이 확 바뀐다.
세베루스는 그 직전 사산조 페르시아를 무너뜨리고 동방의 강국으로 부상한 파르티아를 정벌한다며 군사 5만을 이끌고 나갔다가 개망신당하고도 원로원에다가는 이겼노라 허위 보고를 한 다음,
곧바로 게르만족을 방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라인 전선으로 직접 행차한다.
이때 지금의 영관급 장교 정도에 해당하는 트락스는 황제 눈에 띄어 출세한다.
이 무렵 참사가 벌어진다.
게르만족과 진행하는 평화 교섭에 불만은 품은 황제 근위대가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235년 3월 9일 갈리아 지방 마인츠 근처 마을에서 황제와 황제 어머니를 살해한다.
이제 쿠데타 세력은 후임 황제를 지명해야 했다.
이때 눈에 띤 이가 트락스였다.
왜 그를 골랐을까?
간단하다.
만만해 보였기 때문이지 뭐가 있겠는가?
우리 맘대로 조종해도 되는 사람이라 허수아비로 고르지 않았겠는가?
이렇게 해서 트락스는 느닷없이 라인강 최전방에서 엎혀서 황제가 되었다.
황제가 되어서는 로마로 입성하지도 않고(혹은 못하고 계속 전방에서 생활했다.
그리 되니 본국 로마에서 불만이 없겠는가?
본인들을 무시한다고 판단한 원로원은 로마에서 결의를 통해 트락스를 폐위시켜 버리고 고르디아 1세를 새로운 황제로 선포한다.
졸지에 황제 자리에서 쫓겨나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막시미누스 트락스는 야마가 돌아 반란을 진압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군사를 일으켜 로마로 진격했지만,
저항군에 막혀 개고생만 하다가 역시 믿은 주변 사람들한테 암살되고 만다.
'역사문화 이모저모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수비오 화산재 뚫고 나온 네로 엄마 아그리피나 (20) | 2024.07.16 |
---|---|
주피터가 싸지른 로마신들의 족보 (20) | 2024.07.15 |
[알렉산더 동방원정을 심판한다] (1) 그 개요 (22) | 2024.07.15 |
돌려달래도 꿈쩍도 않는 로제타 스톤 (24) | 2024.07.15 |
신사의 나라에선 적선도 정장 차림으로? (22) | 2024.07.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