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용 기자들을 기레기라 해서 비판하는 대목 중 하나가 바로 저것이라, 이르기를 기자가 자기 발로 취재는 하지 않고 홍보용으로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서 자기 기사처럼 올리는 행태를 말한다.
저런 일을 나 역시 경멸했지만 오랜 기자 생활, 저런 일이 왜 없었겠으며, 아니 더욱 정확히는 많았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그런 일을 경멸하기는 했으니, 그래 꼴난 자존심도 있어 기레기가 아닌 기자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해두자.
그 생활을 청산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요즘 들어서는 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저 일 역시 아주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실제로 그리한다.
이유?
검색 시스템 때문이다.
저런 보도자료는 그 기관 단체가 하는 일로써 대중과 접촉하는 대표 창구라, 이는 실은 실록에 견주면 사초史草다.
주로 관공서에 해당하는 문제이기는 한데 문제는 검색 시스템.
예컨대 내 주된 관심인 문화재 관련 사안의 경우 주된 배포처는 국가유산청과 국립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그리고 지자체들이라,
문제는 지금 현안이 되는 사안은 거대 저들 기관에서 보도자료를 작성해 배포했지만 막상 검색기를 돌리면 그 보도자료가 도통 검색이 되지 않거나, 검색 순위에 아주 밀려 내려가는 일이 허다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정 사안과 관련한 최신 정보는 구글검색기 하나 돌리면, 적어도 첫 페이지에서는 그 보도자료가 검색이 되어야 한다.
왜? 그만큼 공신력이 있고 파급이 큰 기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찌된 셈인지, 이 나라 이 조국 검색시스템은 개판 일보전이라, 심지어 해당 사안 보도자료를 A라는 정부기관이 배포했다 하는데, 막상 그 기관 들어가서 검색기를 돌려도 도대체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
물론 국가유산청이나 국립박물관 경우에는 사정이 좀 다른데, 일괄 정부 기관에서 구동해 돌리는 지자체로 내려가면 아예 보도자료가 검색되지 않는다.
근자 국가전산망이 록다운 되는 일이 있었거니와, 이를 빌미로 그 후진성을 질타하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그것이 복구된다 해서 이런 문제점들이 나는 개선되리라 보지 않는다.
외려 그렇게 검색되지 않는 보도자료, 내가 그대로 긁어서 이곳에 올려두면 훨씬 더 검색이 잘 된다.
주로 이런 이유도 있고, 또 앞서 말한 대로 사초라는 기능도 무시할 수 없어 근자에는 점점 더 ctr c + ctr v 기능을 활용하게 된다.
물론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 그렇게 전문을 인용하면서도 곳곳에 평설이라는 형식으로 내 의견을 괄호안에 협주식으로 붙이는가 하면, 아예 그 말미에 간평이라는 코너를 마련해 그것을 논단하기도 한다.
이 평설, 논단이 아픈 사람들이 꽤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명색 오랜 기자였고, 지금도 그 언저리 이런저런 양식으로 머무는 내가 남들 다 듣기 좋은 말을 해야겠는가?
이 신념 하나는 변치 않는다.
기자는 남들 듣기 싫은 소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이다.
아니 좋은 기자는 적이 많다.
팬덤이 많은 기자,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건 어용이며 요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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