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공개된 발굴 소식이다.
러시아에서 털매머드woolly mammoth 60마리 개체분 뼈로 만든 2만5천년 전 원형 움집 하나를 발견했다.
이 매머드 움집 mammoth hut에서는 사람들이 그 안에서 불을 피웠다는 증거까지 발견됐다.
우크라이나와 인근 러시아 지역에서 더러 발견되는 이런 매머드 움집은 매머드 사냥꾼들이 사용했거나 규모가 너무 큰 까닭에 추장이나 지역 지도자가 살던 곳이 아닐까 하는 지적이 있지만 정확한 용도는 아직 모른다.
이 매머드 움집은 마지막 빙하기에 등장한 것으로 본다.
기후 변화, 대륙 이동, 지리 변화로 지구가 더 추워진 이 시기에 인간은 마지막 빙하기는 약 1만년 전에 끝났다.
조사 결과 지름 12미터에 이르는 이 원형 움집은 전체 구조물을 매머드 뼈, 구체로는 상아, 두개골을 포함한 기타 뼈를 얽어 만들었다.
이 움집은 지붕을 갖추기에는 규모가 너무 커서 일반 주거용 건물로는 보기는 힘든 것으로 본다.
내부에서 수습한 400점이 넘는 숯덩이 흔적은 이곳에서 사람들이 불을 지켰다는 증거다.
숯은 재료가 소나무, 낙엽송larches, 가문비나무spruce trees로 밝혀졌다.
이들 나무는 현재도 주변 산림에 식생한다.
숯을 탄소연대 측정해서 2만5천년 전 것이라는 정보를 얻었다.
나아가 불에 탄 매머드 뼈도 발견된 것으로 보아 일부 매머드 뼈는 불을 때는데 사용했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뼈로 태운 불이 장작불만큼 따뜻하지는 않았겠지만 더 많은 빛을 낸다고 알려진다.
나아가 움집에서는 파스닙parsnips, 감자, 당근 등의 야채를 포함한 음식물 쓰레기 잔해도 발견됐다.
매머드 고기를 상추쌈을 해서 드신 증거인가?
그 밖에서는 매머드 뼈가 들어 있는 여러 개 구덩이를 발견했다.
이들 구덩이는 매머드 고기를 비축하는 데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됐다.
이 움집은 규모가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모종의 의식용 건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내칠 수 없다.
이런 매머드 움집이 더러 발견되지만 이번과 같은 대규모는 드물다.
기존 지름 몇 미터짜리 움집은 마지막 빙하기 동안 이 지역 혹독한 날씨에 살아남기 위한 인간 거주지로 간주되곤 한다.
이런 매머드 하우스 mammoth house 에는 보통 요리용 난로가 있고 여우, 말, 순록과 같은 동물 유해에 대한 증거가 포착되기도 한다.
반면 이번 러시아 매머드 하우스 뼈는 거의 다 매머드 뼈라는 점에서 사람들이 장기간 머무는 주거지로 썼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무를 태워 불을 피웠다는 흔적이 확인됨으로써 이를 둘러싼 궁금증이 증폭한다.
일상으로 사람이 거주하기 힘든 시설에서 불을 피웠다?
이와 관련해 이곳이 음식물을 저장하고 뼈에서 아교 같은 접착제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작업장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궁금증이 가장 증폭하는 대목은 이렇게 많은 뼈를 어찌 조달했느냐다.
이들이 사냥한 매머드인지 혹은 죽은 매머드 뼈를 수습한 것인가 특히 관심이다.
사냥한 매머드라면 이곳으로 매머드를 이끈 동인은 무엇일까?
매머드라고 자신들을 사냥하려는 인간이 득시글하는 곳으로 올 생각을 하기는 힘들지 않겠는가?
매머드 뼈 중 일부는 이 동물이 온전했을 때와 같은 방식으로 배열된 상태로 발견되는데, 이는 이 동물 몸이 다른 생물에게 먹힐 수 있기 전에 이곳으로 가져왔음을 시사한다.
저들에게 매머드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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