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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의 추억 요즘은 종이가 너무 흔해서 젊은 세대는 잘 모르겠지만 필자 세대만 해도 갱지更紙의 시대였다갱지는 한 마디로 재생지다. 종이가 모자라다 보니 한 번 쓴 종이를 풀어 다시 종이로 떠서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색깔이 노르스름 거무튀튀하다. 필자가 국민학교 다닐 적에 이 갱지를 학교 앞 문방구에서 낱장으로 팔았다. 필자는 어릴 때 만화그리기를 좋아해서 종이를 사다 그림 그리는 게 낙이었는데 문방구에 가서 갱지를 돈이 있으면 열 장인가 사다가 그렸다. 종이 열장 주세요 하면문방구 아저씨가 솜씨 좋게 갱지를 쫙 벌려 열장을 세서 팔았다. 그 당시에는 달력 종이도 그냥 버리는 법이 없었다. 일력은 화장지로 썼고 월력 종이는 A4크기로 잘라 연습장으로 썼다. 이 귀한 종이의 기억이 우리는 점점 사라진다. 그러다 보니,.. 2025. 2. 14.
거침없는 중국 수중고고학 질주, 쇄빙 조사선도 출범 국립해양문화유산연구소 정용화 선생 전언이라, 그와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이렇다. 중국이 새 수중고고학 전용 조사선 탐색3호探索三号라 인수했다고 한다. 관련 소식은 이미 지난해 타전된 적이 있으니, 그 진전한 소식인 셈이다. ***중국 광저우조선소인터내셔널Guangzhou Shipyard International (GSI)이 중국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s(CAS)에 신형 쇄빙고고학 연구선 icebreaking archaeological research ship인 Tansuo San(탐색3호探索三号, "Exploration No 3")를 인도했다.이 해양조사 전용 선박은 GSI가 건조한 것으로 여름철에는 심지어 극지에서도 글로벌 심해 탐사 deep-sea exploration 및.. 2025. 2. 14.
[경기도] 2025년도 학예연구직 공무원 채용 공고 2025년도 경기도 학예연구직 공무원 채용 공고가 올라왔습니다.인원은 총 9명으로 작년보다 채용 인원이 늘어났습니다.  지역은 경기도 2, 용인시 1, 화성시 2, 포천시 3, 양평군 1인데, 포천시는 시립박물관 건립 추진 중이라 3명이나 채용하는 것으로 보이고, 용인시는 작년까지 제가 있다가 나온 자리의 후임으로 채용 예정입니다.  시험과목은 문화사, 한국문화사, 박물관학입니다.  이미 떠나온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마는, 아무래도 용인시는 제가 있었던 곳이라 마음이 좀 더 쓰이긴 하네요. 시험 준비하는 모든 분께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자세한 시험정보와 일정은 경기도 시험정보 사이트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경기도청 -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도의 주요.. 2025. 2. 14.
대가리 셋인 히드라가 끄는 에트루리아 저승 마차 Three Headed Lernaean Hydra; wall painting from an Etruscan Tomb (4th Century BC), at necropolis of Pianacce, Italy.머리 세 개인 레르나 히드라 Lernaean Hydra 벽화다.이탈리아 피아나체Pianacce 묘지에 있는 한 에트루리아 무덤(기원전 4세기)을 장식한다.지옥 마차의 무덤 Tomb of Infernal Chariot이라 일컫는 이 무덤은 내부 벽면을 아름답게 채색한 에트루리아 무덤 중 하나로 꼽히며, 에트루리아 전역에서 유례가 없는 화려한 장례의식을 보여주는 건축물이다.이 무덤은 2003년 발견됐다 하는데, 그 내력은 좀 더 자료를 뒤져봐야겠다. 이 무덤은 두 마리 사자와 두 마리의 그리폰grypho.. 2025. 2. 14.
최종산물로서의 필사본 우리의 경우에도 유난히 아름답다고 절찬받는 필사본이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의궤 같은 것이 그렇다. 외교적 문제로 의궤가 이슈가 될 때마다 항상 같이 나오는 이야기는 아름다운 책이란 것이다. 왜 그럴까. 필사본이 최종본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필사본이 판각이나 활자인쇄를 위한 매뉴스크립트인 경우에는그 필사본에 공을 들일 이유가 없다. 요즘이야 워드프로세서가 있어 다르지만필자가 학생 때에도 원고지에 글을 쓰는 경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필자 기억에 워드가 본격적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퍼져나간 것이 대략 80년대 후반 연간이었는데 이전에는 종이에 글을 썼다. 물론 이걸 남에게 읽히는 최종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손으로 정성스럽게 정서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때 원고지 악필의 전설은 그렇게 생겨나는 것이다.. 2025. 2. 14.
사라진 꿈의 구장, 서가 책이 바뀐 도서관 꿈의 구장이라는 영화가 있다. 필자가 좋아하는 영화로 일년에 한 번은 보는 것 같다. 케븐 코스트너 주연 영화인데 국내에서는 별 성공을 못 거두었는데 미국에서는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팬층이 있다. 매력이 있는 영화다. 이 영화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유령이 된 야구선수가 자기가 좋아하는 야구를 하고선 주인공에게 여기가 천국인가요 하고 묻는 장면이 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곳에 있는 것이 아마 천국일 것이다. 도서관도 누군가에게는 천국일 수 있지 않을까.  대학도서관도 장서를 배열한 것을 보면 그 도서관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어떤 책이 장서고에 있는가 서가에 있는가를 보면그 도서관 수준이 보인다는 말이다. 서가에 있어야 할 책을 넣어두고 왜 둔 건지 이해가 안가는 책을 서가에 꽂아둔 도서.. 2025. 2. 14.
루마니아 황금유물 약탈 도난품 회수 현상금 4억원으로 인상 이런 사건은 동서고금 막론하고 두 가지가 해결을 위한 관건인데 첫째 이를 수사하는 경찰에는 특진을 걸고 둘째 이와 관련한 결정 제보에는 현상금을 높이고 하는 방식이라 이 네덜란드 드렌츠박물관 유물 약탈사건의 경우 첫째의 경우가 어찌되는지 이렇다 할 유의미한 정보가 간취되지 아니하나 이런 일이 네덜란드 정부가 경찰 특진을 걸지 않았을 리 만무하거니와 두 번째 경우는 미궁 사태가 길어지면서 현상금이 점점 높아간다. 오늘 전해지는 소식에 의하면저 박물관에서 대여 특별 전시 중 도난당한 루마니아 황금 에술작품 행방을 아는 제보에 대한 보상금이 25만 유로로 올랐다 한다. 현 환율 추세로 대략 3억7천만원, 4억원 가까운 막대한 액수다. 다만 저런 막대한 액수를 네덜란드 정부가 부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피약탈 .. 2025. 2. 13.
[외치 보유] 진저 맨 The Oldest Egyptian Mummy: "Ginger" 가장 오래된 이집트 미라: "Ginger" 5,500년 전 왕조 이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가장 오래된 이집트 미라인 '진저'다. 알프스 아이스맨 외치랑 여러 모로 상통한다. https://heriworld.com/614 자연건조, 하지만 칼맞고 죽은 듯한 5천년 전 이집트 청년 생강The Oldest Egyptian Mummy: "Ginger"가장 오래된 이집트 미라: "Ginger"5,500년 전 왕조 이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가장 오래된 이집트 미라인 '진저'다.붉은 머리카락 때문에 저런 이름을 얻었다.진저ginheriworld.com 2025. 2. 13.
갈수록 신경 쓰이는 후세의 평가 지금은 신경이다. 하지만 추세를 보니 나이 좀 더 들어가면 걱정으로 바뀔 듯하고, 죽을 무렵이 되면 공포 아닐까 싶기도 하다. 주변을 보면 그런 사람이 생각보다 더 많다. 비치는 모습들, 예컨대 그 자신이 말하는 그 자신은 꽤 정의롭고, 꽤 열성이며, 꽤 실력자연해서 요컨대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지만막상 동시대 그를 가까이서 겪는 사람들이 증언하는 그 사람은 전연 딴판인 그런 사람이 생각보다는 더 많다. 그 반대 역시 생각보다 더 많아서 개차반인 듯한데, 막상 그와 동시대를 같이 호흡한 사람들 증언을 보면 아주 괜찮은 사람도 생각보다는 더 많다. 남들 눈엔 그리 안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 역시 남들 눈에 비친 내가 어떤 모습일까 몹시도 실은 신경이 쓰인다. 나만 내 할 일 하면 된다 생각하고, 그런 .. 2025. 2. 13.
제68회 대한체질인류학회 발표 대구에서 개최되는 68회 대한체질인류학회에서 필자의 강연이 있을 예정이다.  > 학술대회 일시 : 2025년 5월 22일(목) ~ 23일(금) > 장소 :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 (심포지엄 II):  (22일 목) 14:50 ~ 16:20> 강연시간: 20~25분 사이 > 강연주제: 생물인류학과 역사학의 대화  강연의 주제는 "생물인류학과 역사학의 대화"다. 생물인류학은 미라나 인골을 연구한다. 문자가 아닌 대상을 통해 과거 사람들을 연구하는 것이다. 역사학과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이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필자의 향후 연구가 역사학에 한발 걸치게 될 것임을 선언하는 의미도 있다. 2025. 2. 13.
일본동물고고학 대회: 2025-7 오키나와 연전에 알려드린 일본동물고고학회日本動物考古学会 대회 디테일이 나왔다. 1. 日時2025年7月12日(土)~13日(日)12日(土)午後: 基調講演(調整中)・研究発表・総会・懇親会13日(日)午前: 研究発表午後: 北谷町立博物館の見学(希望者のみ)2. 会場沖縄国際大学 3号館・5号館(調整中)〒901-2701 沖縄県宜野湾市宜野湾二丁目6番1号3. 参加費研究会: 無料懇親会: 5,000円前後 (ぱいかじ 沖国大前店を予定)※抄録集はPDFで配布・公開する予定です。問い合わせ先日本動物考古学会 事業幹事 澤浦亮平E-mail:sawaura@gmail.com 参加および研究発表の申込みについて1. 参加申込み別紙の「参加申込書」に必要事項を記入し、2025年4月18日(金)までに、下記の宛先へE-mailにてPDFファイルを送信するか、郵送ください。E-mailは、.. 2025. 2. 13.
이성계의 이색 정치학 고려말 지성계 주류로 침투한 주자성리학은 그 태생이 반불교다. 실제 그것을 집대성했다는 주희의 각종 어록엔 요즘 이단, 특히 불교에 대한 극언을 서슴지 않는 한국사회의 개독 윤리와도 흡사한 면모가 있다.하지만 이성계는 성리학과는 거리가 전연 멀었으니 첫째 공부는 거의 한 적이 없고 둘째 생평을 전장에서 말 위에서 보냈다.더구나 그는 철두철미 고려인이다.이건 여진족 계통이냐는 문제와는 관계없다.고려시대 지배계층 유학자들한테는 불교에 대한 증오가 거의 없다.이들에겐 공자와 석가가 한몸이다.김부식이 그랬고, 이규보는 더 했고, 이제현이 그러했으며 더구나 고려말 유학의 종장이라는 목은 이색 역시 철두철미 석가의 재가 신도였다.이는 석가를 증오한 소위 신지식인들에게 포박된 이성계도 마찬가지라 아들 방원이한테 쫓겨.. 2025. 2. 13.
길어진 수명... 한번 더 물어야 하는 천명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子曰:吾十有五而志于学,三十而立,四十而不惑,五十而知天命,六十而耳顺,七十而从心所欲,不踰矩。수명이 길어졌다고 더 일해야 한다고 세상에서 난리이다. 필요하다면 더 일할 수 있겠지만, 길어진 수명의 시대, 공자께서 하늘에 물었던 천명을 나이 육십에 한번 더 물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다 못해 주나라도周雖舊邦 其命維新이라 하여 제후국에서 천자국으로 올라갈 때 천명을 다시 받았는데, 더 일해야 한다고 하면서 천명을 다시 묻지 않는 것은 안될 일 아니겠나? 육십 이후에 뭘 하고 살아야 할지 한번 더 하늘에 물어봐야 할 시대다. 2025. 2. 12.
크메르 제국의 와당 라오스 최남단 참파삭 주 왓푸[Vat Phou, 또는 Wat Phu 혹은 Wat Phuo] 라는 폐허가 된 크메르 힌두 사원 Khmer Hindu temple 복합체 출토 기와류다. 와당과 평기와 암키와가 다 보인다. 저것이 중국 문화 영향인지 아니면 자생적 발전 상황인지 알 수는 없다.와당을 보면 중국 영향이 있는 게 아닌가 싶기는 한데 자신은 없다. 왓푸 유적 현지에 유적 박물관이 있으니, 그쪽에 전시 중인 유물을 그 옛날에 찍어둔 것이나 화질이 좋지 않다. 왓푸 유적에 대해서는 아래 참조 라오스 왓푸 사원, 그 역사와 유산, 그리고 그 보존을 위한 험난한 과정 라오스 왓푸 사원, 그 역사와 유산, 그리고 그 보존을 위한 험난한 과정근자 이 라오스 남부지역 참파삭 州 팍세 소재 왓푸 사원을 가는 분.. 2025. 2. 12.
오해 부르기 십상인 세책점 세책점 Sechaekjeom (Bookshops) 세책점貰冊店은 돈을 받고 소설책을 빌려주던 조선 시대의 책방입니다. 18세기 후반 서울에서 세책점이 성행하면서, 책을 사기 어려웠던 서민들도 대여료를 내고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성이나 서민들은 홍길동전, 춘향전 같은 판소리계 소설이나 연애소설 등 한글로 쓰인 대중 소설을 즐겨 읽었고, 사대부 계층은 삼국지연의 수호전 같은 중국의 역사와 영웅담을 다룬 소설을 선호했습니다. 세책점은 다양한 문학 장르를 제공하며 서울의 문화와 문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 설명이 이렇다.당시 서민 대다수는 까막눈이었다.사대부 여성들은 한문을 실은 거의가 몰랐고 언문만 알았다.서민들이 무슨 대여료 내고 책을 빌렸겠는가?낭송해주는 책을 들었을 뿐.. 2025. 2. 12.
보관 관리가 골치가 된 목판 조선 후기 문집 간행이 왜 목판으로 유행하게 되었는가서울역사박물관 안내가 저렇다.이런 말로 왜 목판에 환장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더구나 저런 문집 간행이 식민지시대에 가장 활발한 이유도 설명하지 못한다.이미 구닥다리가 된 목판을 왜 굳이 저 시대에 제작했겠는가?그 자체 신주였기 때문이다.신주로서의 목판.이는 심대한 환경 공해 문제를 유발했다.똥폼 낸다고 제작하기는 했는데 보관이 문제였다.무엇보다 돈이 열라 들었다.근자에 왜 문중에서 목판 기증이 많은가?간단하다.돈 때문이다.신주니 쉽사리 버리지도 못하니 글타고 안고 가자니 골치다.그래서 다 바리바리 싸들고 박물관으로 기증 기탁한다. 2025. 2. 12.
난지도가 섬이던 1966년의 서울 1966년 발행 최신서울특별시전도다.59년 전 서울 사정이 당연히 담길 수밖에 없다.1963년 서울시 행정구역 확장 내역을 반영한다.잠실이 당시엔 섬이다.훗날 아래쪽 갈래를 막아 대규모 택지개발을 했다.지금의 석촌호수는 본래 막은 한강 물길 흔적이다.광진교가 보이고 풍납토성이 희미하게 드러난다.여의도다.당시엔 비행장이었다.용산 일대다.난지도 역시 섬이었다.섬이던 시절 흔적이 고스란하다.강남은 허허벌판이다.서울역사박물관에서. ***  내친 김에 저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역사를 간략히 정리해 보면 1977년 1월 7일부터 7월 25일까지 제방을 쌓으면서 육지로 변하면서 쓰레기 매립장이 된 이후 1993년 3월 19일 그 역사를 마감한다. 이후 생태공원으로 변모해 오늘에 이른다. 2025. 2. 12.
필사, 활자, 목판 이야기를 마무리 하며 필자가 깊이 알지 못하면서 굳이 이 이야기를 쓴 이유는 이렇다. 우리나라 필사, 활자, 목판에 대해서는 단순히 그 책이 이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가를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그책이 하필 그런 형태로 나왔는가 이것을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는 활자본을 이해하는 데 있어 서구 인쇄사로 보는데 익숙하다. 그래서 우리나라 금속활자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 만들었지만서양처럼 인쇄혁명까지 이르지 못했다.대량생산까지 가지 못했다. 이것은 서양 인쇄술에서 파생한 기름짜는 프레스를 쓰지 않아서 그렇다 등등의 주장이 나오는데 사실 이것은 서양 인쇄사에서 볼 때 그렇다는 것이고, 동아시아의 경우에는 책 제작이라는 전체 구조물 안에서 인쇄본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상황에서 쓰였는가를 한 번 보.. 2025. 2. 12.
갯벌이 발달한 한반도의 미스터리, 왜 보그 바디 bog body가 없을까? 유럽에서는 이런 유해가 곳곳에서 출현한다. 아일랜드에서도 그랬고 네덜란드에서도 그랬으며 덴마크에도 있다.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도 플로리다인가? 이쪽에서 보인다. 유럽 대륙의 경우 네덜란드와 독일 쪽 대서양 혹은 북해 해변은 온통 뻘이며, 드넓은 평야와 초원지대가 발달한 아일랜드나 영국 같은 데서는 땅 자체가 습지가 많고 그런 까닭에 켜켜한 나무 풀때기가 썩어 형성된 독특한 환경, 곧 니탄泥炭 혹은 이탄층이라 일컫는 peat 지질층이 발달했으니, 저것이 궁극으로 훗날 석탄으로 발전하겠지만, 저 땅은 내가 가서 직접 여러 번 살피기도 했지만, 그것들이 썩어가는 과정에서 물기를 잔뜩 머금고 탄화한 흙 자체가 pre-석탄이라 그걸 캐서 말려서 지금도 연료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지질이 인문학적 배경과 .. 2025. 2. 12.
중국에는 오래된 금속활자본이 발견될까 한국의 금속활자본이 부러운 중국이 금속활자본을 찾고 있다는 소문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중국에는 우리보다 더 오래된 금속활자본이 있을까.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없는 게 없다는 중국이니까.그런데 필자가 보기엔 동아시아 인쇄의 역사에서 금속활자가 존재하는 조건은 매우 국한적이다. 찍어내는 발행부수, 종이의 가격, 등등 여러 가지를 조합하여 특정 조건을 만족할 때 금속활자가 만들어지고 유지되는데, 예를 들어 찍어내야 할 발행부수가 너무 많아지면필자가 보기엔 금속활자가 목판인쇄로 다 넘어간다. 그 증거는 일본 에도시대에 있다. 중국도 금속활자를 먼저 썼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존재했더라도 아주 짧은 시기에 지리적으로도 국한된 지역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역시 일본처럼 금속활자가 계.. 2025. 2. 12.
장경각, 신주神主로서의 목판 신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종가, 혹은 서원 같은 데서 빠지지 않은 공간으로 장경각藏經閣이 있다.물론 이 장경각은 경판각이니 하는 다양한 이름으로 일컫기도 하니, 예컨대 권문해가 편찬한 백과전서 대동운부군옥 목판을 보관하던 공간은 초간정草澗亭이라 해서 마치 정자처럼 일컫지만 실제로는 장경각이다.이 장경각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는 내가 보건대 제대로 접근한 글이 없다. 그렇다면 장경각은 무엇인가?사당이다!신주다! 이 장경각은 예외가 없지는 않지만, 서원이나 해당 종가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사당 인접지점에 위치한다. 신성공간이라는 뜻이다. 이는 장경각이 지니는 의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장경각과 목판은 어떤 관계인가?바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데서 우리는 왜 조선시대가 그토록 목판에 목을 매었는지 그 .. 2025.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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