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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사방지 헤르마프로티투스(Hermaphroditus) 일전에 조선시대 여장남자(女裝男子)로 각종 스캔들을 일으킨 사방지(舍方知)와 관련한 조선시대 증언들을 소개했거니와, 그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 아래 포스팅을 클릭하라. 사방지(舍方知), 여장남자(女裝男子) 서양에서 이와 흡사한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이 헤르마프로티투스(Hermaphroditus), 혹은 헤르마프로디테(Hermaphrodite)라, 이 친구는 엄밀히는 남자인데 여성 특징을 농후하게 지닌다. shemale은 내가 알기로 보통은 아랫도리는 남자, 윗도리는 여자인 양성 사람인데(내가 잘못 알 수도 있다), 헤르마프로티투스가 실은 딱 이에 해당한다. 그런 점에서 여장한 남자인 사방지와는 맥락이 많이 다르다. 이탈리아어에서는 h가 묵음이라, 저를 현대 이태리어로는 에르마프로디토(Ermafrodit.. 2019. 2. 7.
<내가 만난 사람> 이란 고고학연구소장 하산 파젤리 아래 인터뷰 주인공 하산 파젤리 박사는 인터뷰가 성사된 2007년 11월에 서울에서 만나고, 그 이듬해 한양대 문화재연구소가 기획한 이란 페르시아 문화탐방에서도 재회했다. 앞서 소개한 ②하마스 테러와 페르세폴리스 점토판 기사 중에는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왼쪽 다리를 잃어 의족에 의지하는 파젤리 박사"라는 표현이 보이거니와, 그 자신 이란 현대사 비극의 희생자이기도 하다. 10년이 더 흐른 지금, 그의 현재 위치가 어떤지는 내가 자세히 알 수는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나 지적하고 싶은 점은 한국과 이란이 아무리 교류를 확대하고 싶어해도, 언제나 미국이라는 걸림돌이 문제가 된다는 사실이다. 아다시피 미국과 이란은 호메이니 정권 수립 이래 죽 관계가 최악이다. 들리는 말로는 이란에 들어간 흔적이 있으면, .. 2019. 2. 7.
개간, 산림파괴, 말라리아 (4)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사실 말라리아는 21세기에도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질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말라리아 중에서는 비교적 치사율이 낮은 순한 넘 (P. vivax)이 창궐했기 때문에 이 병에 대한 경각심이 그다지 높지 않은데 사실 말라리아는 아직도 열대지역에서는 많은 수의 사망자를 낳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삼일열 말라리아의 세계적 분포. 열대지방에서 온대지방까지 걸쳐 있지만 과거보다 분포 지역이 많이 축소되었다. 말라리아는 저개발국이나 개발 도상국의 경우 감염률이 높고 치사율도 높기 때문에 WHO 등 국제 보건 기구의 주요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말라리아 퇴치법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의학자에게는 따라서 아직도 엄청난 찬사가 주어진다. 최근까지도 말라리아 .. 2019. 2. 7.
《한국서원학보》 제7호(2018. 12) PDF 《한국서원학보》 제7호 2018. 한국서원학회 차례 18세기 도동서원의 지식체계 구축과 공유········김정운 / 5 오시오 츄사이(大塩中斎)의 세심동(洗心洞) 강학(講學) 연구(硏究) ·····이우진 / 33-귀태허 공부론과 관련하여 1950~60년대 북한의 서원 연구········ 블라디미르 글룸브, 마틴 겔만 / 59 디지털 인문학 관점에서의 서원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대한 초보적 연구···········전배배 / 83 경산지역의 서원 현황과 성격········99휘보···········119 NO. 7 December, 2018ContentsPublishing and Collecting Books of Dodong Seowon·················· Kim Jeongun / 5The st.. 2019. 2. 6.
봄볕 기대어 대문 여는 천문만호(千門萬戶) 한시, 계절의 노래(268) 설날[元旦] [明] 구월(區越, 1468~1535) / 김영문 選譯評 동풍이 어제 밤당도하여 기쁨을 성안으로보내주네 그대 봄볕 힘에의지하여 천호만호 대문이활짝 열리네 東風昨夜到, 送喜入城來. 仗爾春陽力, 千門萬戶開. 지금은 음력 기해년(己亥年) 정월 초하루 2시가 넘었다. 이미 설날이 되었고 아직도 수세(守歲)하며 불을 환하게 밝힌 분이 많으리라. 수세는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삼시충(三尸蟲)이 우리가 잠든 사이에 하늘로 올라가 1년 동안 저지른 죄를 상제(上帝)에게 낱낱이 고해바쳐 그 사람의 수명을 단축시키기 때문에 잠을 자지 않고 밤을 꼬박 지켜야 한다는 풍속이다. 흥미롭게도 내가 자란 시골에는 섣달 그믐날에 이런 풍속이 있는 게 아니라, 정월대보름 전날 밤에 잠을 자면 눈.. 2019. 2. 6.
<페르시아 문화탐방> ⑤ 카스피해 인근 길란 지역 동굴 유적을 찾아서 '페르시아 문화탐방'이라는 2008년 연재는 앞서 소개한 네 편으로 완성되었다. 하지만 이 네 건 말고도, 이 탐사여행을 정리한 기사가 두어 건 더 있으니, 이번에 소개하는 카스피해 인근 길란 동굴유적 발굴 계획을 소개한 기사 역시 개중 하나다. 이걸 저 문화탐방에 포함하지 않은 까닭은 성격이 달랐기 때문이다. 저 '문화탐방'은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에는 생소한 편인 이란 지역 문화유산을 새삼스레 정리한 것인데 견주어, 아래에 소개하는 기사가 다루는 안건은 그와는 성격이 좀 달라, 이번 답사를 기획한 한양대문화재연구소가 기획하는 한-이란 공동발굴조사 계획 일환이었던 까닭이다. 기사가 말하는 동굴유적 탐방을 위해 이번 탐방단에 포함된 기자들인 나와 경향신문 이기환, 서울신문 서동철, 그리고 당시에는 한국토지.. 2019. 2. 6.
천만영화 <극한직업>에서 보는 <투갑스>의 환영 어제 저녁 귀성길에서 돌아오면서, 이번 설 연휴 그냥 보내기도 조금은 찜찜해 일가족 영화 한 편 때리기로 하고 고른 것이 요즘 한창 흥행몰이 중인 《극한직업》이었다. 나로선 천만년만의 영화 관람이었으니, 명색이 문화부장이라는 놈이 매일 한 건 이상 요새 다루는 이 영화를 지나치기도 미안해서기도 했다. 용산CGV로 향하면서 우리 영화팀한테 카톡 메시지 하나 남겼다. "우리 일가족도 천만에 보탬하러 간다 ㅋㅋㅋㅋ" 라고 말이다. 물론 이 말은 한편으로는 천만 돌파 대비한 기사를 준비하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ㅋ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그 의도를 파악한 영화팀에서 "낼 천만 돌파확실한데요, 오전 중에 관련 박스 기사 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나는 기사 준비하라 한 적이 없는데..... 혹 빗자.. 2019. 2. 6.
서리내린 코밑 흰수염이 공적이로다 한시, 계절의 노래(264) 족집게로 새치를 뽑다[鑷白] [宋] 양만리(楊萬里, 1127 ~ 1206) / 김영문 選譯評 오십에도 어떻게젊은이라 하리요 아이 불러 새치 뽑으며마음을 못 추스리네 새해 돼도 아무 공을못 세웠다 말하지만 서리 내린 코밑수염예순 가닥 길러냈네 五十如何是後生, 呼兒拔白未忘情. 新年只道無功業, 也有霜髭六十莖. 늙음을 알려주는 가장 대표적인 신체 현상이 흰 머리다. 백발은 몇 살부터 생길까? 사람마다 다르다. 전설에 의하면 도가(道家) 철학 개창자 노자(老子)는 태어날 때부터 백발이었다고 한다. 우리 집 첫 아이도 어려서부터 왼쪽 귀 바로 위쪽에 몇 가닥 흰 머리가 있었다. 걱정이 되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은 백반증일지 모르므로 약을 발라보라고 했다. 다행이 지금.. 2019. 2. 6.
삼중당문고의 시대 김동인이나 혹은 를 얘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 김동인 단편집을 포함한 를 잠깐 생각해 봤으면 한다. 이 단편집은 서지사항을 보니 1975년 초판인데 내가 갖춘 것은 1978년 중판본이라, 문고총서본으론 17번째다. 보다시피 세로쓰기라, 내가 대학에 들어가 한창 책을 닥치는대로 읽기 시작한 80년대 중반 무렵엔 이 총서도 변신을 꾀해 디자인도 변화를 주어 가로쓰기로 변하지 않았나 한다. 이 문고총서가 언제 시작했는지는 그 발간사에 연도가 없어 확실히 알 수는 없다. 따라서 그 시작점은 이 총서 넘버원인 이은상의 《성웅 이순신》 발간 시점을 보면 될 터인데 지금 내 수중엔 이 책이 없다. 다만 그 열일곱번째인 김동인 단편집이 1975년인 점으로 미뤄 이 총서 시작 역시 이해이거나 그 전해임을 미루어 짐작한.. 2019. 2. 5.
GINKGO TREE IN DAEDEOK-MYEON, GIMCHEON 김천 대덕 섬계서원 은행나무 GINKGO TREE IN DAEDEOK-MYEON, GIMCHEON Natural Monument No. 300 Location : 51, Joryong-ri, Daedeok-myeon, Gimcheon City, Gyeongsangbuk-do Province This ginkgo tree is about 500 years old. It is 28 meters in hight, 12.5 meters in circumference of the root, and 11.6 meters in width of the middle part of the trunk. The length of the bough in the east, west, south, and north is 6.8 meters, 12.3 mete.. 2019. 2. 5.
<페르시아 문화탐방> ④ 세계유산 보호위해 헐어낸 백화점 11년만에 개정증보한 페르시아 문화탐방기 (4) 2008.02.24 08:05:05 ④세계유산 보호위해 헐어낸 백화점'경관해친다' 유네스코 권고받고 3개층 건물 골조 뜯어내 (이스파한=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조로아스터교 성지인 야즈드를 출발한 탐방단은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버스로 300㎞ 정도를 달려 이스파한으로 갔다. 테헤란 정남쪽 435km 지점에 위치한 해발 1천500m의 고원도시다. 이란에서 대표적인 고도라 할 만한 이 도시 중심부를 자얀데흐강이 관통한다. 눈대중으로 강폭은 한강에 비해 약간 더 좁고, 수량은 훨씬 못 미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은 역시 세계 어느 대도시의 강과 견주더라도 손색이 없다. 다만 자얀데흐강을 관통하는 다리는 한강을 기죽게 만든다. 이.. 2019. 2. 5.
절반 핀 꽃을 휘날리는 진눈깨비 한시, 계절의 노래(263) 비와 눈이 섞여 내리다(雨雪雜下) 첫째 [宋] 정해(鄭獬) / 김영문 選譯評 비와 눈이 다투며서걱서걱 뒤섞여서 펄펄펄 자욱하게하늘에서 뿌려진다 북풍은 일부러추운 섣달 기다려 절반만 핀 눈꽃을저렇듯 휘날린다 雨鬪雪聲相雜下, 飄蕭密勢灑空來. 北風有意待寒臘, 只放飛花一半開. 새벽부터 조금씩 내리던 눈이 아침이 지나며 진눈깨비가 되었다. 『시경』에도 벌써 “진눈깨비 펄펄 내리네(雨雪霏霏)”, “진눈깨비 풀풀 날리네(雨雪浮浮)”, “진눈깨비 분분히 뿌리네(雨雪雰雰)”와 같은 표현이 보인다. 진눈깨비는 비도 아니고 눈도 아니다. 비와 눈이 마구 엇섞인 기상 현상이다. 결정이 비교적 굵고 건조한 싸락눈보다 훨씬 을씨년스럽고 궂은 느낌을 준다. 진눈깨비가 내리다가 온도가 더 떨어지면 땅 위.. 2019. 2. 5.
김천 섬계서원(金泉剡溪書院) 섬계서원(剡溪書院) 1. 문화재지정(文化財指定) 섬계서원(剡溪書院)은 2007년 12월 31일 경상북도지방문화재기념물(慶尙北道地方文化財記念物) 제160호로 지정(指定)받았으며, 경내(境内)에 있는 수령樹齡 500년 이상된 노거수(老巨樹) 은행나무는 국가지정천연기념물(國家指定天然紀念物)로 1982년 11월 4일에 지정(指定)되어 보호(保護)받는다. 2. 위치 소재지 : 경북 김천시 대덕면 조룡리 445-1 김천 시내(金泉市内)에서 거창 방면(居昌方面) 30km 지점 가례(加禮)에서 봉곡사,鳳谷寺) 가는 쪽 2km 지점에 있다. 서원이 있는 양지(陽地)마을 북(北)으로는 비봉산(飛鳳山)이 있고, 거기에서 흐르는 섬계천(剡溪川)이 서원 앞을 지난다. 3. 창건(創建)과 복원 경과(復元經過) 본원(本院)은 단종.. 2019. 2. 4.
텅빈 섣달 그믐날 동네 주차장 확실히 변했다. 세밑이라 하고 내일 설날이라 하지만 정적뿐이다. 섣달 그믐엔 밤을 밝힌다지만 그 몫은 가로등 차지된지 오래다. 하긴 빈집이 절반이니 불을 켤 사람도, 이유도 없다. 이 동네 주차장은 그래도 이날이면 제법 주차장 흉내를 냈지만, 이곳을 터전 삼는 내 동생 차랑 누군지 모를 이 차량 꼴랑 두 대뿐이다. 역귀성 때문도 아니요, 풍습이 변해 외국으로 온가족 날랐기 때문도 아니다. 하나둘씩 죽어 실려나가고 주인을 잃은 까닭이다. 나 역시 몇년 전엔 온가족 일본 온천여행으로 대체하자 생각한 적 있으나, 엄마가 한사코 반대해서 실패했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 산소를 못갔구나. 낼 들리려 한다. 적막이 죽을 날 받아놓은 말기 암 환자 같다. 2019. 2. 4.
흙소 채찍질하며 불러들이는 봄 한시, 계절의 노래(267) 입춘(立春) [宋] 왕정규(王庭圭) / 김영문 選譯評 몇 만 리 밖에서 동풍이 부는지 눈이 아직 홍매 감싸 꽃 피우지 못하네 문득 흙소 바라보고 해 바뀐지 깜짝 놀라 하늘 끝에 봄볕 처음 다다른 줄 알았다네 東風來從幾萬里, 雪擁江梅未放花. 忽見土牛驚換歲, 始知春色到天涯. 오늘이 입춘이지만 봄은 늘 입춘보다 훨씬 더디 온다. 옛날 중국에서는 입춘에 흙으로 만든 소(土牛)에 채찍질하며 봄이 빨리 오기를 기원했다. 24절기를 태양의 궤도에 근거하여 분류하고 그 기점을 입춘에서 시작한 것은 매우 과학적 입장이지만 그 첫 번째 절기를 ‘입춘(立春)’이라고 명명한 것은 봄을 기다리는 인간의 소망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몇 만 리 밖에서 불어오는 동풍은 아직 미미하여 홍매 봉우리를 .. 2019. 2. 4.
시공사, 전재국, 그리고 운젠에서 죽은 화산학자 이 총서는 도서출판 시공사가 기획한 교양총서이거니와, 프랑스 갈리마르 총서 번역으로 안다. 포켓판이지만, 지질이 두꺼워 무겁다는 점이 단점이요, 더불어 번역 수준이 함량 미달인 듯 싶은 사례가 많다는 점도 아쉽기는 하지만, 교양총서 새 지평을 연 역작이다. 이 총서가 나옴으로써 종래 그 토속 버전이라 할 만한 대원사 총서가 빛을 잃었다. 도판과 디자인, 그리고 무엇보다 콘텐츠 질에서 도대체가 비교 불가능한 까닭이었다. 시공사..보다시피 창립자가 전재국이다. 전두환 아들인 그 전재국이 대주주인 출판사다. 자연인 전재국 전두환 아들 전재국에 대해선 무수한 논란이 있다. 혹자는 그가 무슨 돈 자금으로 저 출판사를 만들었겠느냐, 결국 전두환 정치비자금이 아닌가 하는 눈초리 많다. 하지만 시공사가 기획한 이 총서.. 2019. 2. 4.
사각사각하는 대숲에 들어 입춘이 오늘이라던가? 바람은 센 편인데 그리 차갑지는 않다. 명절이라 해서 시끌벅쩍함 사라진지 오래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 들녘은 아직 겨울이나 볕이 들고 바람 막힌 남쪽 두렁으론 봄이 피어난다. 벌써 파릇파릇 뽑아다 무침하면 제격이로대 언제나 이맘쯤이면 냉이가 제철이라. 부엌엔 엄마가 캐다가 흙털어 씻어놓은 냉이 한 웅큼 어젯밤 라면에 절반 사라지고 이만치 남았으니, 그 맛 보지 못한 날 위한 뭉치라며 저리 남았다. 저 논 마늘밭인지 다마네기 밭인지 총깡총깡 뛰어다니던 개가 뜀새 이상해 살피니 세 발이라, 묻거니와, 장애견 등록은 했더냐? 어찌하여 한 다리 잃었는진 모르나, 치정 얽힌 사건은 아니었기 바라노라. 논두렁 거닐다 서걱서걱하는 소리 나는 대밭으로 들어선다. 간벌을 좀 했음 어떨까 .. 2019. 2. 4.
<페르시아 문화탐방> ③ 조로아스터가 남긴 유산들(2008) 11년만에 새로 쓰는 페르시아 문화탐방기 (3) [2008.02.24 송고] ③ 조로아스터가 남긴 유산들과거 위광 사라졌지만 살아있는 종교로 성지 유지 (야즈드=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꺼져가는 불꽃 조로아스터(Zoroaster)에 다시 심지를 돋운 이는 프리드리히 니체다. 차라투스트라(Zaratustra)라는 이름으로 그를 관속에서 불러낸 니체는 이렇게 선언했다. "신은 죽었다." 기원전 600년 이전에 활동했을 조로아스터는 아마도 인류역사상 최초의 종교 창시자일 것이다. 그의 가르침에서 비롯된다는 조로아스터교는 불을 특히 숭배한다 해서 배화교(拜火敎)라고도 번역한다. 조로아스터가 태어나 활동한 곳이 페르시아이고 이슬람교가 침투하기 전까지 페르시아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까닭에 현재도 이란 곳.. 2019. 2. 4.
귀향은 뻐기며 하지 말이야 한시, 계절의 노래(265) 귀향 두 수(歸鄕二首) 중 둘째 [宋] 강특립(姜特立) / 김영문 選譯評 오십년도 넘는 세월 고향산천 떠나 있다 오늘 아침 어쩐 일로 가족 데리고 돌아왔나 늙어 뿌리에 보답하고 조상님들 생각해야지 동네 골목 사이에서 뻐기며 자랑 말라 五十餘年別故山, 今朝底事挈家還. 老來報本思宗祖, 不爲豪誇里巷間. 옛날에도 출세한 후 귀향해서 안하무인으로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금의환향(錦衣還鄕)이란 말이 있는 걸 보면 고향 친척과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출세를 인정받고 싶은 유혹이 본능처럼 강렬했던 듯하다. 중국 한(漢)나라 고조 유방(劉邦)은 초(楚)나라 항우(項羽)를 죽이고 황제의 지위에 오른 후 고향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출세를 자랑하고 싶은 욕망을 이기지 못했다... 2019. 2. 4.
개간, 산림파괴, 말라리아 (3)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연재의 이전 회는-. 개간, 산림파괴, 말라리아 (1)개간, 산림파괴, 말라리아 (2)-------------------------- 어떤 사회에 기생충 감염율이 높을때 우리는 그 나라의 저열한 위생상태를 원인으로 지적하기 쉽다. 물론 어떤면에서는 그것이 옳다. 하지만 단순히 열약한 위생상태의 개선이라는 부분보다 훨씬 포괄적인 면에서 기생충감염의 원인을 추적해야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기생충 감염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전 연재에서 우리는 조선시대 회충, 편충 감염의 경우 당시 사람들의 열악한 위생상태보다 인분을 작물 재배에 거름으로 이용하는 관행이 더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을 보았다. 조선시대 밭에 거름을 시비하던 똥 거름 바가지 (농업.. 2019. 2. 4.
새해엔 옹근 나이 예순이 되니 한시, 계절의 노래(266) 제야(除夜) [唐] 백거이(白居易) / 김영문 選譯評 병든 눈에 잠 적은 게지 밤 새는 건 아닌데 감상 많은 노인 마음 또 봄을 맞이하네 등불도 다 꺼지고 하늘이 밝은 후면 곧 바로 옹근 나이 예순 살이 된다네 病眼少眠非守歲, 老心多感又臨春. 火銷燈盡天明後, 便是平頭六十人. 나는 새해에 내가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마지막 육십갑자를 맞는다. 나는 경자년(庚子年)에 태어났으므로 새해는 기해년(己亥年)이 되고 예순하나가 되는 다음 해에 다시 경자년이 된다. 갑자가 다시 돌아온다고 하여 회갑(回甲) 또는 환갑(還甲)이라고도 부른다. 요즘은 환갑잔치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사람들의 영양 상태와 건강 관리가 개선되면서 일흔이나 여든을 넘기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얼마 전 보도를 .. 2019.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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