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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계에 대한 환상과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Taeshik KimJuly 18, 2015 at 8:17 AM · 주로 내 관심 분야에 국한하기는 하지만 주변에 보면 일본 학계에 대한 경외와 감격이 여전히 만연하다. 이 풍토를 조성한 주범을 나름 정리해 보면 몇 가지로 추릴 수 있거니와, 첫째, 그네들 특유의 이른바 학자적 풍모라 해서 그에 감발을 받은 이가 의외로 많다. 우리가 경외하는 일본인 연구자는 대체로 수명이 길어 팔십구십까지, 심지어 백수해서 죽을 때까지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이가 많으니 그에서 우리가 보지 못하고 가지 못할 길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둘째, 그네들의 기초가 고증학이란 점이다. 이른바 문헌검증이라 해서 그네들이 내세우는 최대 강점이 세밀한 주석이니, 이는 결국 청대 고증학에다 주로 랑케 사학에 뿌리박은 실증주의 학.. 2019. 7. 18.
A Summer Day 홍천 수타사 인근에서 2019. 7. 18.
두물머리 제비 vs. 로마 제비 로마에서였다. 종일 뙤약볕을 뚫고 쏘다니다 저녁 무렵이 되어 어느 골목에 철퍼덕 퍼질러 앉았는데 작은 새 두어 마리 짹짹거리며 제법 고색창연한 시멘트 공구리 건물 벽면을 오르락내리락했다. 무심히 지켜보다 그것이 제비라는 사실을 알고는 화들짝 놀라 아, 로마에도 제비가 있네 하고는 그 짹짹거리는 새 움직임 따라 제비집을 찾아 나섰더랬다. 분명 이 건물 어딘가 제비집이 있을 터인데 이곳 제비는 어디다 어떻게 집을 만드는지 의아함을 자아냈다. 로마 제비도 진흙으로 집을 삼을까? 이 도시에서 먹이는 어디서 구하지? 뭘로 먹일 삼을까? 짧은 순간 갖은 상념이 요동한다. 지금 생각하니 그 상념은 어릴적엔 흔하디 흔하다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그 익숙에의 회향 혹은 갈구 아니었던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그 집을 찾아 .. 2019. 7. 18.
보게또판 옥스퍼드 《Very Short Introductions》 시리즈 도서출판 교육서가에서 기획해 선보이는 이 시리즈가 나는 무척이나 좋다. 주제도 좋고 필자도 각각 해당 분야 최고 권위자라는 사람들이고 글 수준이 평이하면서도 매우 전문적이라 초동급부도 알아먹게 한다. 디자인 역시 딱 맞는데다 무엇보다 보게또판에 명실상부해 보게또에 딱 맞는다. 보게또에 박아보니 안성마춤이라 포킷판은 글자 그대로 pocket가 수용 가능해야 한다. 이 시리즈는 번역물인데 원전은 영국 옥스퍼드출판사가 기획하는 Very Short Introductions라, 내가 그에 해당하는 영어 원전 크기와 무게 그리고 디자인 판형을 보지 못한 점은 유감이나, 아무튼 그 한국어 역본이 좋다는 점 선전해둔다. 이 시리즈가 다루는 주제는 하나하나 주옥과도 같다. 시공디스커버리 《갈리마르총서》에 비견할 만하다... 2019. 7. 17.
기형器形으로 보는 고대 그리스 도기陶器 고대 그리스 도기陶器를 기형별로 이렇게 부른다. 아마도 우리한테 가장 익숙한 종류가 윗줄 맨 왼쪽 암포라amphora일 것이다. 뭐 저게 우리한테로 건너오면 호壺·옹甕·병甁 세 가지밖에 없다. 왜? 보고 배운 게 그것밖에 없으니깐 우리보다 그리스 도기가 다양해서 저렇게 다양하게 불리겠는가? 결코 아니다. 세부로 보면 다음과 같다. 틈나는 대로 익혀 생소함을 없애면 된다. 예술의전당에서 작금 개최 중인 그리스보물전 전시 패널을 찍은 것이다. 2019. 7. 17.
[장서각산책] 전통시대 지진의 생생한 기록 기획연재/칼럼 [장서각산책] 전통시대 지진의 생생한 기록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11/22 [15:40] 1966년, 도굴 피해를 본 불국사 석가탑을 해체하면서 시루떡처럼 뒤엉킨 종이뭉치가 발견됐다. 이 종이뭉치를 하나하나 해체하자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고려 초기인 1024년과 1038년에 각각 석가탑, 혹은 다보탑을 고쳐 쌓고 그 내력을 기록한 문서였다. 이로써 석가탑과 다보탑은 신라 경덕왕 때 처음 쌓은 이래 단 한 번도 고치지 않았다는 신화가 붕괴됐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당시 석가탑이 경주 일대를 엄습한 지진에 막대한 피해를 입어 대대적으로 수리됐다는 사실이었다. 이 문서에서는 ‘지동(地動)’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땅이 흔들린다는 지동, 바로 지진(地震)이다. 석가탑이 지진으로 붕괴.. 2019. 7. 17.
박영우 작가의 <아재> 연작(2) 더 남은 모양이다. 더 발견된다. 배경은 모조리 경주다. 첫번째 사진은 경주 토호 박임관 집에서 감따서 옮기는 모습이다. 2019. 7. 17.
Jogyesa Temple in Lotus, Seoul 2019. 7. 16.
정두언 쇼크 경찰 "정두언 전 의원 숨진 채 발견"…극단 선택 추정(종합)송고시간 | 2019-07-16 17:05"유서 남긴 채 집 떠나…부인이 신고"…경찰, 경위 파악 중 정두언 전 의원 사망에 시사 프로들도 '충격'송고시간 | 2019-07-16 17:10MBN '판도라'·KBS '사사건건' 등 출연…방송사들 "확인 중" 조금전 "정두언이 죽었다"는 말이 편집국에 나왔다. 누구? 정치인 정두언? 하고 물으니 그렇단다. 우리 공장 사회부에서 한줄짜리 긴급기사가 나간 모양이다. 그의 사망 소식이 '[속보] 경찰 "정두언 전 의원 산에서 숨진채 발견"'이라는 제하 우리 공장 송고기사 기준으로 보니 16시 44분이다. 나랑 직접 인연은 거의 없지만, 정치판과 방송가 활동을 통해 너무나 친숙한 저와 같은 인물이 느닷없이.. 2019. 7. 16.
황새 따라가려다 가랭이 찢어졌다는 전설의 뱁새 황새 따라가려다가 가랭이가 찢어졌다 했다. 하지만 지켜보니 가랭이는 멀쩡했다. 널찌지 않고자 바둥바둥 풀쌔기 줄기를 콱 쥐었다. 좀 고상하게 나를 부를 때는 붉은머리오목눈이 라 하기도 하지만 그리해서 아무도 내 존재를 몰라주니 그냥 난 예명으로 불리고 싶다. 내 이름은 뱁새 그제 어느 무덥던 날 팔당호에서 2019. 7. 16.
베르니니 한 사람을 위한 보르게제미술관 로마 시내 약간 동쪽으로 치우친 북쪽 지점엔 보르게제 공원 villa borghese 이 있고 그 한 켠에 보르게제 미술관 museo e galleria borghese 이 있으니, 이를 액면대로 옮기면 보르게제 박물관 겸 갤러리라는 뜻이어니와, 확실치는 아니하나, 건축물 자체와 그 벽면을 장식하는 무수한 벽화 등의 부동산 시설을 박물관 시설로 간주하지 않나 한다. 영어로는 Galleria Borghese 혹은 Borghese Gallery 라 표현하는 일이 많은 듯하다. 서양 미술사에서는 이곳은 보고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는 하데스. 이게 참말로 묘해서 흔히 작품 제목을 이탈리어로는 Ratto di Proserpina, 영어로는 the Rape of Proserpina라, white.. 2019. 7. 16.
Mongolia and Mongolians August of 2009 2019. 7. 16.
Ostracons for ostracism 참주(僭主, 그리스어 τυραννος 튀라노스, tyrant) 출현을 막고자 고대 희랍 아테네가 도입한 민주정 제도 중 하나로 도편추방陶片追放이라 흔히 옮기거니와, 도기 조각에 적은 이름을 해외로 추방하는 일을 말한다.도편추방이란 일본에서 만들어낸 말이 그대로 흘러들어 굳어진 것으로, 이 역시 골때리는 게, 도편추방이란 글자 그대로는 도편, 곧 그릇조각을 추방한다는 뜻이지, 이 말 어디에 참주 출현이라는 뜻이 있는가? 이 따위 일본말 찌꺼기를 버려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일본말인 까닭이 아니라, 그 자체 도대체 얼토당토 않은 까닭이다.아무튼 이 제도는 참주, 곧 독재 기미가 농후한 후보자 이름을 도기 조각에 적어, 이에서 일정한 숫자 이상을 득한 사람에 대해서는 10년간 해외로 추방하게 된다. 이 추방제도.. 2019. 7. 15.
두물머리 Lotus Feast 2019. 7. 15.
Woljeonggyo Bridge, Gyeongju Crossing over the Namcheon Stream, one of the Hyeongsan River tributaries, Woljeonggyo 월정교 月精橋 has been restored recently at the original site of the bridge which was erected in 760 AD drring the reign of King Gyeongdeok 경덕왕 慶德王 of the Silla Kingdom. photo by Seyun Oh 2019. 7. 15.
이완용, 친일로 가둘 수는 없다 실은 아래 2003년 8월 13일자 내 기사에서 다룬 문건은 내가 언젠가는 논문으로 쓰겠다고 하다가 결국 손도 대지 못했다. 이후 누군가가 쓰지 않았다면 다시 시도할 욕심이 난다. 기사에서도 엿보이겠지만 이완용은 친일파다. 그래서 나쁜놈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전연 저 문건의 의미를 풀지 못한다고 나는 본다. 그것을 뛰어넘어 이완용을 바라보아야, 식민지 조선을 둘러싼 다양한 정치역학 흐름이 보인다고 나는 본다. 이완용이 창덕궁을 천황의 이궁으로 만들자...이렇게 하자 그러면 일본정부나 총독부가 열라니 좋아할 거란 믿음이 있다. 우리의 역사교육, 친일론은 바로 이에서 기반한다. 하지만 아래서 보듯이 실상은 전연 딴판이다. 이완용은 이완용 나름대로 살길과 기존 지분을 확보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게 마련이다. 식.. 2019. 7. 15.
초원이라는 환상 제국 몽골 Mongolia (1) August 16th, 2009 *** 초원이 주는 환상이 있다. 그것은 목가일 수도 있고, 낭만일 수도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실크로드 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호명한다. 글쎄 저곳은 낭만일까? 21세기 대한민국 서울이 그렇듯이 시기 질투 욕망이 솟음하는 그런 곳이지 청정 혹은 무구無垢는 아니다 하지만 포착하는 사진은 목가로 담지 않을 수 없었다. 2009년이니 벌써 10년 전이다. 또 얼마나 달라졌을라나? 2019. 7. 15.
파파야 & 제비 로터스lotus 시즌을 맞아 어딘가는 들러야 한다는 윽박이 있어 간만에 조폭답사반을 가동했으니, 그 답사 결행을 하루 앞둔 어제, 내 차가 퍼질러지는 불상사 있었거니와, 그리하여 다른 반원 차에 의지해 세미원 옆에 낀 두물머리를 돌았더랬다. 육감으로는 체감온도 사십도는 육박할 듯한 무더위에 두물머리와 물의정원이란 곳을 들르고는 귀경하는 길에 팥빙수 한 사발하자며 마뜩한 곳 골라드니 고당 이란 곳이라. 범벅하는 교통 체증 뚫고 계우 도달해 들어서니, 두 가지가 새삼했으니 제목이 말한 저 두 가지라. 언뜻 고색창연한 한식 기와 건물인 듯하나 실은 현대 한식 건축이라, 하도 유명세 치르는 곳이요 팔당댐 낀 유원지라 일욜 낮 이곳은 인산인해 방불한다. 주차장으로 난 곁문 통해 마당 들어서니, 이곳이 동남아 아닌.. 2019. 7. 15.
Am I a butterfly? Is the butterfly me? 어느 한옥 담벼락에서 조우한 나비다. 저리 묻지는 아니했다. 물어도 어차피 알 수 없으므로. 2019. 7. 14.
증오감에서 비롯하는 글 글을 쓰는 사람들이, 특히 근현대사 분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조심 又 조심해야 할 점은 증오감과 탄성이다. 대체로 우리 학계를 보건대 독립과 친일이라는 양대 구도, 혹은 민주화 대 반민주화(혹은 독재) 양대 구도로 설정하거니와 그러면서 전자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찬사를 퍼붓고, 후자에 대해서는 각종 분노를 표춀하거니와 이는 시정잡배가 할 짓이지 이른바 전업적 학문종사사자가 글로써 할 일은 아니다. 나는 이완용을 다룰 적에도 냉철, 냉철, 또 냉철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하여 적어도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이완용에 미쳐야 한다. 이 새끼를 때려잡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사명감은 글을 망친다. 이 놈은 부관참시를 해도 시원찮을 놈이라는 증오는 글을 망친다. 한데 내가 보는 근현대사 분야 글은 이른바 대가라는 사.. 2019. 7. 14.
Dumulmeori, Yangpyeong 남한강 북한강 한데 꼬불쳐 한강 된다는 두물머리다. 2019.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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