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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3

수염에 귀조차 보이지 않는 동생 동파야 듣거라 한시, 계절의 노래(192) 장난으로 짓다(戲作) [宋] 소소매(蘇小妹) / 김영문 選譯評 한 무더기 시든 풀이입술 사이로 뻗어 있고 수염이 귀밑머리 이어져귀조차 종적 없네 입꼬리 몇번 돌고도입 찾을 수 없었는데 갑자기 털 속에서소리가 전해오네 一叢衰草出唇間, 鬚髮連鬢耳杳然. 口角幾回無覓處, 忽聞毛裏有聲傳. 북송의 소동파(蘇東坡: 蘇軾)는 중국 전체 문학사에서 가장 뛰어난 성취를 이룬 대문호다. 앞에서도 소개한 바와 같이 그의 부친 소순(蘇洵)과 그의 아우 소철(蘇轍)도 소동파와 함께 당송팔대가에 든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중국 민간 전설에는 소식의 누이가 등장한다. 정사의 기록에 의하면 소식은 3남3녀 중 둘째 아들이었다고 한다. 그의 형, 큰 누나, 둘째 누나는 모두 요절했고, 소식은 그보다 한 살 많.. 2018. 10. 11.
알알이 한점 그림이 되어 한시, 계절의 노래(191) 추일 잡영 여덟 수(秋日雜詠八首) 중 넷째 [宋] 육유(陸游) / 김영문 選譯評 잎 아래 고운 새는불러도 오지 않고 바람 속 작은 나비시든 잡초에 점을 찍네 집 남쪽 집 북쪽엔가을빛이 하 좋아라 여기저기 모든 곳이한 폭 그림이네 葉底珍禽不受呼, 弄風小蝶點殘蕪. 舍南舍北秋光好, 到處皆成一畫圖.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에서 김희성은 봄밤을 즐기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여기 다 있구려.... 난 이리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봄, 꽃, 달....” 무용(無用)한 것으로 말하자면 봄보다는 가을에 훨씬 많다. 맑은 하늘, 붉은 잎, 하얀 억새, 스산한 바람, 가녀린 코스모스 여기에다 하늘색 쑥부쟁이, 애절한 풀벌레, 황금빛 국화, 투명한 햇볕, 찬란한 .. 2018. 10. 4.
자주색 기러기 한번 울자 붉은 잎 떨어지고 한시, 계절의 노래(190) 가을 저녁 누각에 올라(秋晚登樓) [淸] 축열림(祝悅霖) / 김영문 選譯評 바야흐로 비 개어기쁘게 발 걷으니 골목에는 구름처럼나락가리 쌓인 가을 자주색 기러기 한 번 울자붉은 잎 떨어지고 석양 속 한 사람죽서루에 기대 있네 卷簾恰喜雨初收, 村巷雲堆粳稻秋. 紫雁一聲紅葉落, 夕陽人倚竹西樓. 옛날 시골 가을 풍경 중 하나는 집집마다 낟가리를 쌓는 일이었다. 논에서 베어낸 벼를 한 단 한 단 묶어서 사람이 지게로 져서 나르거나 소 지르마로 실어서 날랐다. 자기 집 마당이나 공터에 벼를 차곡차곡 쟁여서 높다랗게 쌓아 올리고 타작할 때까지 그렇게 보관했다. 어릴 때 작은 지게로 벼를 져 나를 때는 어깨를 눌러오는 무게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한 단이라도 더 지려고 애를.. 2018. 10. 4.
시냇가에서 음미하는 가을 한시, 계절의 노래(189) 시냇가에서(溪上) [宋] 대복고(戴復古) / 김영문 選譯評 작은 누각 산뜻하게맑은 시내 마주한 곳 산들산들 서풍은저녁연기 쓸어가네 벽옥 물과 밝은 노을서로 함께 비춰주니 가을빛은 온전히석양 하늘에 모였네 小樓蕭灑面晴川, 嫋嫋西風掃暮煙. 碧水明霞兩相照, 秋光全在夕陽天. 다른 계절보다 가을 노을이 더 붉고 찬란한 까닭은 가을에 붉게 물들여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온 산천을 수놓는 단풍잎의 붉은색이 어디서 오겠는가? 저 저녁노을이 없으면 단풍이 물들지 못한다. 지금쯤 한창 무르익는 밤, 대추 빛깔도 거의 노을 물감에서 채색을 얻어온다. 특히 저녁 무렵 곱게 빛나는 주황색 감을 바라보면 알알이 스며든 노을빛에 황홀감이 느껴질 정도다. 억새 춤추는 산비탈 능금밭에는 반짝이는 능금 .. 2018. 10. 2.
가을 오니 추위는 몇번이나? 한시, 계절의 노래(188) 가을날 감흥(秋日遣興) 둘째 [宋] 손응시(孫應時) / 김영문 選譯評 올해 더위 지독함은다른 해와 달랐음에 이제 추풍 불어오니마음이 상쾌하네 평생 아직 추위 더위여러 번 겪어야 할 터 내 삶은 무슨 일로계기를 못 따르나 今年炎毒異他年, 及此秋風意灑然. 身世還須几寒暑, 吾生何事不隨緣. 가고 옮, 맞고 보냄, 추위와 더위, 비움과 채움, 초하루와 보름, 보름과 그믐 등등...... 『주역(周易)』이 말하는 원리가 오묘하다 해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처럼 자연스럽고 쉬운 이치조차 체득하기 어렵다. 사람의 생각은 늘 편벽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예순 가까운 인생을 돌아보면 수많은 인연과 계기가 있었다. 혹독한 더위와 추위 속에서 고통을 겪기도 했고, 봄바람과 가을바람 속.. 2018. 10. 2.
잠삼岑參 <봉입경사逢入京使> 서울로 들어가는 사절을 만나逢入京使 [唐] 잠삼(岑參) 故園東望路漫漫 동쪽 고향 바라보니 길은 아득하고 雙袖龍鐘淚不乾 양 소매 적시며 하염없이 눈물짓네馬上相逢無紙筆 말 탄 채 만났으니 종이도 붓도 없어憑君傳語報平安 그대가 말로 전해주시게 평안하다고 중당中唐의 변새시變塞詩를 대표하는 잠삼의 명작으로 꼽히거니와, 《全唐詩》 卷201이 저록著錄했다. 제목을 풀면 입경入京, 곧 서울로 들어가는 사절[使]을 만나서라는 뜻이거니와, 使란 전후문맥으로 보아 안서도호부에 들른 천자의 사절일 듯하다. 아니면, 반대로 도호부에서 서울로 보내는 사절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전자의 가능성이 큰 듯하다. 고원故園이란 고향을 말하거니와, 잠삼의 다른 시들을 보면, 당시 서울 장안長安을 지칭한다. 만만漫漫이란 길이 멀게 펼쳐진 .. 2018.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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