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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6

찬 구름만 밤마다 날아드는 가을 산사山寺 한시, 계절의 노래(200) 가을 저녁 퇴락한 산사에 묵다(秋晚宿破山寺) [唐] 교연(皎然) / 김영문 選譯評 가을바람에 잎 떨어져빈산에 가득 석벽 사이 옛 절엔잔약한 등불 지난 날 들렀던 이모두 떠나고 찬 구름만 밤마다날아 드누나 秋風落葉滿空山, 古寺殘燈石壁間. 昔日經行人去盡, 寒雲夜夜自飛還. 가을을 고독과 비애의 계절로 만드는 요인은 무엇일까? 추워지는 날씨가 그 원천이 아닐까 한다. 옛날에는 더 그랬지만 지금도 날씨가 추워지면 인간의 활동 반경은 좁아져 집안에 웅크리는 날이 많다. 자연히 찾아오는 손님도 줄어들어 자신의 내면과 마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추위는 인간으로 하여금 따뜻함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오소소 돋는 소름은 추위에 대한 절실한 느낌을 넘어 죽음에 대한 공포까지 감지하게 한다. 이런 .. 2018. 10. 14.
오바이트 하지 마라 한시, 계절의 노래(199) 권하는 술을 사양하며(辭勸飲) [宋] 위양(韋驤) / 김영문 選譯評 주인 마음 진실로은근한지라 사양해야 하지만술맛 좋구나 환대 받아 머무는손님 되려면 술 토하는 사람이되지 말기를 主意固慇勤, 須辭酒味醇. 願爲投轄客, 不作吐茵人. 중국 송나라 때 유행한 시 형식 중에 사(詞)라는 것이 있다. 쉽게 말하면 당시 유행가 가사를 바꿔 부르는 방식이다. 곡은 그대로 두고 가사만 바꿔 넣는다. 송나라 초기에 유행가 작곡가 겸 가수로 이름을 떨친 사람은 유영(柳永)이었다. 우물가 어디서든 유영의 노래를 부른다고 했고, 그 노래가 고려까지 전해져 유행했으므로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선구자였던 셈이다. 그의 사(詞) 작품 「우림령(雨霖鈴)」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오늘 밤 어디서 술이 깼나?.. 2018. 10. 14.
가을바람이 무슨 죄가 있다고 낙엽(落葉) [조선] 김우급(金友伋·1574~1643) / 기호철 譯 낙엽이 누구에게 말을 하는 듯한데 落葉如和語요즘 사람은 어리석어 듣지 못해요 今人聽不聰희미하게 들려오는 몇 마디 소리는 依微多少響온통 가을바람 원망하는 말뿐예요 無乃怨秋風(《추담집(秋潭集)》 권3) 2018. 10. 13.
서리맞은 단풍, 2월 봄꽃보다 붉어라 한시, 계절의 노래(198) 산행(山行) [唐] 두목 / 김영문 選譯評 돌 비탈 길 따라서멀리 추운 산 올라가니 흰 구름 피는 곳에인가가 자리했네 수레 멈추고 앉아서저녁 단풍 숲 사랑함에 서리 맞은 나뭇잎들봄꽃보다 더 붉구나 遠上寒山石徑斜, 白雲生處有人家. 停車坐愛楓林晚, 霜葉紅於二月花. 한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 치고 이 시를 모르는 분은 없으리라. 또한 이 시는 가을 단풍을 노래한 절창으로 각종 한문 교과서에까지 실리곤 했다. 이 시를 그렇게 유명하게 만든 요소는 무엇일까? 시를 꼼꼼히 읽어보자. 우선 작자 혹은 작중 인물은 거처에서 멀리(遠) 떨어진 추운(寒) 산 돌 비탈(斜) 길을 오르고 있다. 천천히 오르막을 올라선 눈 앞에는 흰 구름이 피어오르는 곳에 인가가 몇 집 자리 잡고 있다. 때.. 2018. 10. 12.
천하통일하는 날, 내 제사상에 고하거라 한시, 계절의 노래(197) 아들에게(示兒) [宋] 육유 / 김영문 選譯評 죽고 나면 만사가공(空)이 됨을 알지만 구주(九州)가 하나 됨을보지 못해 슬프다 왕의 군대 북벌 나서중원 평정 하는 날에 제사 올려 네 아비에고하는 걸 잊지 말라 死去元知萬事空, 但悲不見九州同. 王師北定中原日, 家祭無忘告乃翁. 정강의 변[靖康之變]이란 말을 들어보셨으리라. 북송 황제 휘종(徽宗)과 흠종(欽宗)이 금나라 장군 택리(澤利)한테 잡혀가면서 북송이 멸망한 사건을 말한다. 한족(漢族)으로서는 서진(西晉) 시절 영가의 난[永嘉之亂]으로 회제(懷帝)와 민제(湣帝)가 흉노에 잡혀간 이후 다시 겪는 민족적 치욕이다. 이후 송나라는 휘종의 아홉째 아들 조구(趙構: 高宗)가 천신만고 끝에 도성 개봉(開封)을 탈출하여 강남으로 내려가 .. 2018. 10. 12.
동정호를 엄습한 가을 한시, 계절의 노래(196) 소상팔경(潇湘八景) 일곱째(其七) 동정호의 가을 달(洞庭秋月) [淸] 안념조(安念祖) / 김영문 選譯評 바람 맑고 달빛 하얀동정호 가을날에 만고 세월 호수 빛이덧없이 흘러가네 묻노니 지금까지유람 지친 나그네가 몇 번이나 술 잔 잡고악양루에 올랐던가 風淸月白洞庭秋, 萬古湖光空自流. 爲問從來遊倦客, 幾回把酒岳陽樓. 이태백이 달을 건지러 들어갔다는 동정호(洞庭湖)는 중국의 호남(湖南)과 호북(湖北)을 가르는 거대한 호수다. 중국 사람들은 흔히 800리 동정호라 부른다. 한강(漢江)과 장강(長江) 사이 거대한 소택지 운몽택(雲夢澤) 최남단에 위치하며 평야와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독특한 경관을 자랑한다. 장강은 직접 동정호로 흘러들지는 않지만 악양시(岳陽市) 인근에서 동정호 동북쪽 출.. 2018.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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