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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3

한여름 소나무 아래는 가을 한시, 계절의 노래(124) 소나무를 읊다(詠松) 첫째 수 송 호중궁(胡仲弓) / 김영문 選譯評 추위 견디는 마음을홀로 품고서 사계절 있는 줄도알지 못하네 붉은 태양 이글이글내리쬘 때도 소나무 숲 아래는저절로 가을 獨抱歲寒心, 不知時有四. 赤日行炎天, 林下自秋至. 소나무 숲은 왜 시원할까? 짙은 그늘과 솔바람 소리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것뿐이라면 다른 나무 숲과 큰 차이가 없다. 그늘 짙기로 말하자면 잎 큰 활엽수가 한 수 위일 터이다. 그런데도 옛 사람들은 송림(松林)에서 송풍(松風)을 쐬며 피서를 즐겼다. 무슨 까닭인가? 소나무는 세한심(歲寒心)을 품고 있다 여겼기 때문이다. ‘세한심(歲寒心)’, 말만 들어도 한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공자가 말했다. “날씨가 추워진 연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 2018. 7. 22.
매미 소리 왕청난 계곡 숲속에서 한시, 계절의 노래(123) ♣피서 두 수(避暑二首) 중 둘째♣ 당 서응(徐凝) / 김영문 選譯評 얼룩얼룩 무늬 많아대자리 차고 머리 숱 드물어관모 시원해 큰 나무 숲 아래서더위 피하니 서늘한 매미소리또 들려오네 斑多筒簟冷, 髮少角冠淸. 避暑長林下, 寒蟬又有聲. 생물학적인 면에서 기실 모든 매미는 로미오다. 양쪽 옆구리에 소리통을 달고 있는 매미 수컷은 온 몸뚱이로 노래하며 자신의 줄리엣을 부른다. 로미오의 노래에 공감한 줄리엣은 아무 소리도 없이 로미오 주위로 날아든다. 겨우 한 달 남짓한 지상의 삶에서 로미오는 간절하게 노래하고 간절하게 사랑한다. 인간이 매미의 울음을 고결한 선비의 호소로 듣든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청량제로 여기든 매미는 자신의 짧은 생애에서 짝을 찾으려고 애절하게 사랑의 세레나데.. 2018. 7. 22.
지하에서 몇년을 보내다 한달을 울고 가는 매미 한시, 계절의 노래(122) 매미를 읊다(詠蟬) 명 정학년(丁鶴年) / 김영문 選譯評 매미 성품 지극히맑고도 높아 수심에 찬 읊조림은「이소(離騷)」와 같네 염천엔 바람과이슬 드물어 날을 보내면서도슬프게 우네 蟬性極淸高, 愁吟類楚騷. 炎天風露薄, 度日亦嗷嗷. 매미는 캄캄한 땅 속에서 3~7년 동안 애벌레 생활을 한다. 심지어 어떤 종류는 무려 17년간이나 지하에서 산다고 한다. 그러다가 땅 위로 올라와 사는 기간은 얼마인가? 겨우 한 달 남짓에 불과하다. 매미 울음소리를 들으면 숙연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땅 속 생활을 하는 동안 땅 위에 건물이 들어서거나 아스팔트가 덮이면 영원히 땅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매미는 땅속에서나 땅밖에서나 수액(樹液)만 먹고 산다. 이 때문에 옛 사람들은 .. 2018. 7. 22.
발가벗고 계곡물에 몸 담그니 한시, 계절의 노래(121) 여름날 산속에서(夏日山中) 당 이백 / 김영문 選譯評 흰 깃 부채 게으르게흔들거리며 푸르른 숲속에서발가벗었네 두건 벗어 바위벽에걸어놓고서 맨 머리로 솔바람을쐬고 있노라. 懶搖白羽扇, 裸體靑林中. 脫巾掛石壁, 露頂灑松風. 더위 탓을 하지만 일탈과 자유를 추구하는 시선(詩仙) 이백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시어가 모두 구속을 벗어던진 신선의 경지를 보여준다. 맨 몸과 맨 머리는 속세의 의관(허례, 가식)을 벗어던진 신선의 모습이다. 누구의 눈길도 받지 않는 푸른 숲속, 솔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곳, 옆에 있는 바위 절벽에 벗은 의관을 걸어두고 맨몸에 깃털 부채를 부치고 있으면 그곳이야 말로 ‘인간을 떠난 신선 세계’에 다름 아니다. 여름날 더러 계곡을 따라 등산을 하다보면.. 2018. 7. 20.
반년을 피고지는 백일홍 한시, 계절의 노래(120) 대청 앞 자미화에 이슬이 맺혀...두 수 중(凝露堂前紫薇花兩株每自五月盛開九月乃衰二首) 둘째 송 양만리 / 김영문 選譯評 멍하니 도취할 듯약하고도 고운 모습 이슬 무게와 바람 힘에심하게 기울었네 백일 붉은 꽃 없다고그 누가 말했는가 자미화는 오래오래반 년 동안 피어 있네 似癡如醉弱還佳, 露壓風欺分外斜. 誰道花無紅百日, 紫薇長放半年花. 배롱나무의 계절이다. 한자로는 자미화(紫薇花, 紫微花), 양양화(痒痒花), 백일홍(百日紅) 등으로 불린다. ‘자미(紫薇)’는 배롱나무의 대표적인 꽃 색깔(紫)과 자잘한(微, 薇) 꽃 모양을 형용한 이름이다. ‘양양(痒痒)’은 ‘간지럽히다’는 뜻인데 배롱나무 표피를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우리말로도 ‘간지럼나무’라고 한.. 2018. 7. 18.
석양과 어울린 능소화 한시, 계절의 노래(119) 능소화(凌霄花) 명 탕진(湯珍) / 김영문 選譯評 백 척이나 높은 덩굴나무 끝에 매달려 주황 꽃 화려하게푸른 연기 엮고 있네 석양도 더불어색깔 자랑 하려는 듯 붉은 노을 찬란하게먼 하늘 곱게 물들이네 百尺高藤樹杪懸, 朱英燁燁綴靑煙. 夕陽似與矜顔色, 爛著丹霞媚遠天. 색채감이 너무나 선명하다. 옛 시골 마을에는 저녁 무렵 푸르스름한 연기가 감돌았다. 저녁밥을 짓고 쇠죽을 끓이는 등 나무 땔감을 땠기 때문이다. 먼 하늘엔 곱디 고운 노을빛이 은은하게 물들고, 그 노을빛에 물든 것처럼 주황색 능소화가 소담한 꽃을 피웠다. 능소(凌霄)라는 말은 하늘을 타고 넘는다는 뜻이다. 이름처럼 능소화는 높다란 나무에 기대거나 담장을 기어 올라 꽃을 피우는 덩굴 식물이다. 꽃 색깔이 황금빛이기 때.. 2018.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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