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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3

취해 누우니 갖은 상념이... 한시, 계절의 노래(133) 술 취해 잠자는 이(醉睡者) 송 소식 / 김영문 選譯評 도(道) 있어도 행하기 어려우니취하는 게 더 낫고 입 있어도 말하기 어려우니잠 자는 게 더 낫네 선생은 이 돌 사이에술 취해 누웠으나 만고에 그 뜻을아는 이 아무도 없네 有道難行不如醉, 有口難言不如睡. 先生醉臥此石間, 萬古無人知此意. 공자는 천하를 구제하려는 뜻을 품었으나 그를 써주는 사람이 없어서 천하를 방랑했다. 굴원은 직간으로 초 회왕(懷王)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했으나 결국 추방되어 멱라수에 투신·자결했다. 사마천은 이릉(李陵)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다가 한 무제의 노여움을 사 죽음보다 못한 궁형을 당했다. 도척은 천하를 횡행한 도적으로 백주에도 강도, 살인, 강간, 약탈을 일삼았지만 천수를 다하고 죽었다. 위(魏) 혜.. 2018. 8. 8.
변비 방귀 같은 여름 구름 한시, 계절의 노래(132) 여름 구름(夏雲詩) 송 석봉충(釋奉忠) / 김영문 選譯評 봉우리 같고 불꽃 같고목화 솜 같은 구름 하늘 날며 옅은 그늘난간 앞에 드리우네 대지 위 백성은말라서 죽어가는데 장마 비는 안 만들고헛되이 하늘 덮네 如峰如火復如綿, 飛過微陰落檻前. 大地生靈乾欲死, 不成霖雨謾遮天. 폭염이 내리 쬐는 하늘에 하릴 없이 솟아오른 구름을 보고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음직한 원망을 읊은 시다. 이 시는 북송(北宋) 승려 혜홍(惠洪)이 지은 『냉재야화(冷齋夜話)』에 실려 전한다. 『냉재야화』는 모두 10권으로 이루어진 시화(詩話)다. 혜홍이 북송 시대 시에 얽힌 에피소드와 시평을 모았다. 시화는 ‘시 이야기’란 뜻인데 북송 구양수(歐陽修)의 『육일시화(六一詩話)』가 최초의 저작이다. 이후 수많은 문.. 2018. 8. 1.
전통시대의 에어컨, 부채 한시, 계절의 노래(131) 대나무 부채 두 수(竹扇二首) 중 첫째 송 왕질(王質) / 김영문 選譯評 죽순 껍질 비단 옷을남김없이 벗고서 대 한 그루 변화하여천 가닥 부채살 됐네 시원한 바람 일으키며세상 더위 받지 않는데 그 누가 맑은 바람이쉴 때가 있다 하나 脫盡龍兒錦繡衣, 一枝變化作千絲. 泠然不受人間暑, 誰道淸風有歇時. 더위를 쫓는 여름 용품 중에서는 부채가 가장 클래식하면서 가장 널리 보급된 인기 품목에 속한다. 휴대하기 편리하고, 바람 일으키기 쉽고, 예술적 품위까지 갖출 수 있다. 선풍기나 에어컨이 좋다 해도 어떻게 내 몸에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을까? 또 최근 유행하고 있는 손풍기는 배터리로 작동하므로 배터리가 떨어지면 무용지물이 된다. 바람의 질과 양도 변변치 않고 소음도 작지 않다. 하지만.. 2018. 8. 1.
사직단에 숨은 쥐 제(齊) 경공(景公)이 안자(晏子)한테 물었다. “나라를 다스림에 무엇을 근심해야 하오?” 안자가 대답했다. “사직단에 숨어 사는 쥐를 근심해야 합니다.” 경공이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오?” 안자가 대답했다. “대저 사직단을 만들 때는 나무를 묶어 벽을 세우고 흙을 바릅니다. 쥐는 그 틈을 파고들어 그곳에 깃들어 삽니다. 연기를 쐬어 쫓아내자니 나무가 탈까 두렵고, 물을 퍼부어 쫓아내자니 벽이 무너질까 두렵습니다. 이에 쥐를 죽일 수 없는 까닭은 사직단이 무너질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대저 나라에도 사직단의 쥐와 같은 자들이 있사온데 임금 주위에 있는 간신이 그들입니다. 안으로는 임금 곁에서 선악(善惡)을 분별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밖으로는 백성들에게 함부로 권력을 휘두릅니다. 그자들을 죽이지 않으면 나.. 2018. 8. 1.
[노회찬을 애도하며 - 다시 읽어보는 ‘어부의 노래’](홍승직 해설 번역) [노회찬을 애도하며 - 다시 읽어보는 ‘어부의 노래’](홍승직 해설 번역) (漁父辭) 역사와 전통은 있지만 최근 들어 경영진이 무능하여 날로 부실해지기만 하는 ‘갑’ 회사가 있다. 이에 반해 ‘을’ 회사는 후발 주자로서 ‘갑’으로부터 온갖 멸시와 푸대접을 받았지만 유능한 인재를 끌어모으고 탁월한 전략을 세워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여 결국 ‘갑’을 인수 합병할 작전을 짜게 된다. 여기서 ‘갑’의 중역들은 두 파로 나뉜다. 어차피 무능한 오너가 계속 경영을 맡으면 회사가 망할테니 차라리 ‘을’에게 합병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은근히 합병을 부추기는 ‘에라파’와 그래도 어떻게든 무능한 경영진이 정신 차리도록 계도하여 회사를 살려보자는 ‘구라파’다. 아무래도 가망이 없어서인지, 언제부터인가 ‘구라파’에 남은 중역.. 2018. 7. 29.
잠못 이루는 열대야 한시, 계절의 노래(130) 여름밤 시원한 곳 찾아(夏夜追凉) 송 양만리 / 김영문 選譯評 밤이 돼도 여전히낮과 같이 더운지라 문 열고 잠깐 동안달빛 속에 서보네 대숲 깊고 빽빽하여풀벌레 우는 곳에서 바람 없어도 시원함이언뜻언뜻 느껴지네 夜熱依然午熱同, 開門小立月明中. 竹深樹密蟲鳴處, 時有微凉不是風. 내 고향 영양은 평지가 해발 200m 이상인 산촌이다. 한여름에도 밤에 선선함이 느껴지는 준고원지대다. 나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처음 대구로 나왔다. '대프리카'살이 첫 해 한여름 어느 날 나는 도저히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것이 더위 탓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뭔가 답답하고 불쾌한 기분만 느껴졌다. 그것이 열대야 때문임을 다음날 뉴스를 듣고 알았다. 즉 하루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이면 열대야라고 .. 2018.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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