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漢詩 & 漢文&漢文法556

사직단에 숨은 쥐 제(齊) 경공(景公)이 안자(晏子)한테 물었다. “나라를 다스림에 무엇을 근심해야 하오?” 안자가 대답했다. “사직단에 숨어 사는 쥐를 근심해야 합니다.” 경공이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오?” 안자가 대답했다. “대저 사직단을 만들 때는 나무를 묶어 벽을 세우고 흙을 바릅니다. 쥐는 그 틈을 파고들어 그곳에 깃들어 삽니다. 연기를 쐬어 쫓아내자니 나무가 탈까 두렵고, 물을 퍼부어 쫓아내자니 벽이 무너질까 두렵습니다. 이에 쥐를 죽일 수 없는 까닭은 사직단이 무너질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대저 나라에도 사직단의 쥐와 같은 자들이 있사온데 임금 주위에 있는 간신이 그들입니다. 안으로는 임금 곁에서 선악(善惡)을 분별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밖으로는 백성들에게 함부로 권력을 휘두릅니다. 그자들을 죽이지 않으면 나.. 2018. 8. 1.
[노회찬을 애도하며 - 다시 읽어보는 ‘어부의 노래’](홍승직 해설 번역) [노회찬을 애도하며 - 다시 읽어보는 ‘어부의 노래’](홍승직 해설 번역) (漁父辭) 역사와 전통은 있지만 최근 들어 경영진이 무능하여 날로 부실해지기만 하는 ‘갑’ 회사가 있다. 이에 반해 ‘을’ 회사는 후발 주자로서 ‘갑’으로부터 온갖 멸시와 푸대접을 받았지만 유능한 인재를 끌어모으고 탁월한 전략을 세워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여 결국 ‘갑’을 인수 합병할 작전을 짜게 된다. 여기서 ‘갑’의 중역들은 두 파로 나뉜다. 어차피 무능한 오너가 계속 경영을 맡으면 회사가 망할테니 차라리 ‘을’에게 합병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은근히 합병을 부추기는 ‘에라파’와 그래도 어떻게든 무능한 경영진이 정신 차리도록 계도하여 회사를 살려보자는 ‘구라파’다. 아무래도 가망이 없어서인지, 언제부터인가 ‘구라파’에 남은 중역.. 2018. 7. 29.
잠못 이루는 열대야 한시, 계절의 노래(130) 여름밤 시원한 곳 찾아(夏夜追凉) 송 양만리 / 김영문 選譯評 밤이 돼도 여전히낮과 같이 더운지라 문 열고 잠깐 동안달빛 속에 서보네 대숲 깊고 빽빽하여풀벌레 우는 곳에서 바람 없어도 시원함이언뜻언뜻 느껴지네 夜熱依然午熱同, 開門小立月明中. 竹深樹密蟲鳴處, 時有微凉不是風. 내 고향 영양은 평지가 해발 200m 이상인 산촌이다. 한여름에도 밤에 선선함이 느껴지는 준고원지대다. 나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처음 대구로 나왔다. '대프리카'살이 첫 해 한여름 어느 날 나는 도저히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것이 더위 탓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뭔가 답답하고 불쾌한 기분만 느껴졌다. 그것이 열대야 때문임을 다음날 뉴스를 듣고 알았다. 즉 하루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이면 열대야라고 .. 2018. 7. 29.
이대근과 만난 항우 해하가(垓下歌) [秦] 항우(項羽) 力拔山兮氣蓋世時不利兮騅不逝騅不逝兮可奈何虞兮虞兮奈若何 힘은 산도 뽀개고 기운은 세상을 엎네때가 좋지 않고 애마 또한 달리지 않네애마가 달리려 하지 않으니 어쩌리오?우야, 우야, 난 어쩌란 말이더나? 騅(추)는 유방과의 마지막 결전에서 항우가 타던 말 이름이요, 虞(우)란 그의 애첩이다. 전장에 출동했는데, 애첩을 동원하니 질수밖에...남아의 기개를 말할 적이면 언제나 끌어대는 항우의 마지막 말이다. 실제 항우가 저리 노래했는지는 모른다. 그보다 대략 100년 뒤에 태어난 사마천이 그리 적었으니 그렇다 할 수밖에 더 있겠는가? 힘!하기야 내가 필명으로 자주 쓰는 '지도로'로 역시 그 욕망의 표상이다. 역대 신라 왕, 아니 전 세계 제왕을 통털어 아마 음경이 가장 컸던 듯하.. 2018. 7. 28.
산속 정자에서 피하는 더위 한시, 계절의 노래(129) 산속 정자에서 더위를 피하다(避暑山亭) 송 조량파(趙良坡) / 김영문 選譯評 무성한 숲 깊은 곳시원하거니 바위 틈 샘물 소리흥취 돋우네 두건 높이 걸어놓고편히 쉬는데 불볕 바람 어떻게산장에 오리 茂林深處散淸凉, 石罅泉聲引興長. 高掛角巾舒嘯傲, 炎飆那得到山莊.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옛날보다 여름이 더워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옛날에도 여름은 불볕더위의 계절이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했는데, 그 중에서도 정자는 임시로 시원한 곳으로 거처를 옮겨 몸의 열기를 식히는 선비들의 피서법이었다. 정자 내부에 온돌 시설을 갖춰 겨울에도 거처가 가능하게 만든 곳도 있지맡 대부분의 정자는 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한 임시 거처였다. 우리나라 .. 2018. 7. 26.
"아이스께끼!" 한시, 계절의 노래(128) 여지가(荔枝歌) 제2절 송 양만리 / 김영문 選譯評 도성 유월 정오에태양이 내리쬐니 불 땔 때처럼 시장 사람들비오듯 땀 흘리네 얼음 팝니다 한 목소리물 건너 들려오면 행인들은 먹지도 않고마음과 눈이 열리네 帝城六月日卓午, 市人如炊汗如雨. 賣氷一聲隔水來, 行人未吃心眼開.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5일장에 가곤 했다. 우리 고향에서 읍내 장까지는 걸어서 20리 길이다. 중간에 하늘목재를 넘어야 하므로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하지만 그 힘든 길을 따라 가면 평소에 먹지 못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여름에는 ‘아이스케키’를 먹는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처음 ‘아이스케키’를 먹을 때 기분을 잊을 수 없다. 혀가 살살 녹는다는 말을 실감했다. 20리 땡볕 길을 걸어 땀범벅.. 2018. 7. 2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