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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철의 잡동산이雜同散異

정철(鄭澈, 1536~1593), 〈송강정사에서 묵으며[宿松江亭舍]〉 〈송강정사에서 묵으며[宿松江亭舍]〉 3수(首) [1]이름만 빌린 지 삼십년 되었나니, 借名三十載,주인도 아니고 손님도 아니라오. 非主亦非賓。띠풀로 겨우 지붕만 이어놓고서, 茅茨纔盖屋,도로 일어나 북으로 돌아갈 사람. 復作北歸人。 [2]주인이 객과 함께 이르렀을 때, 主人客共到, 저녁 호각소리에 물새 놀랐더라. 暮角驚沙鷗。 물새들 주인과 객을 배웅하려고, 沙鷗送主客, 물속 모래톱에 도로 내려앉는다. 還下水中洲。 [3]밝은 달 적막한 뜰에 떠 있거늘, 明月在空庭, 송강정사 주인은 어디를 가셨소. 主人何處去? 낙엽이 수북하게 사립문 가렸고, 落葉掩柴門, 바람과 소나무 밤 깊도록 이야기. 風松夜深語。 [해제] 송강정사(松江亭舍)는 증암천(甑巖川)이라고도 일컫는 담양 죽녹천(竹綠川) 가에 있는 송강정으로 원래 이..
주희(朱熹)〈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 《주자대전(朱子大全)》 권9에 수록되었는데, 그 제목은 〈순희 갑진년 2월에 정사에서 한가로이 거처하다가 장난삼아 무이도가 10수를 지어 함께 놀러온 동지들에게 주고 한번 웃노라[淳熙甲辰仲春 精舍閒居 戱作武夷櫂歌十首 呈諸同遊相與一笑]〉이다. 〈무이구곡가〉 로 줄여 일컫는다. 무이구곡은 복건성(福建省) 숭안현(崇安縣) 무이산(武夷山)에 일대인데, 주희는 1183년 무이구곡의 제5곡에 무이정사(武夷精舍)를 짓고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을 지었고, 이듬해 이 〈무이구곡가〉를 지었다. 〈무이구곡가〉는 서(序) 1수와 1곡부터 9곡까지 각각 1수씩 열 수로 되어 있다. [1]무이산 산속에 신선이 살고 있고 武夷山上有仙靈산 아래 찬 냇물 굽이굽이 맑아라 山下寒流曲曲淸그 속의 멋진 경치 아시고 싶거들랑 欲識箇中..
기대승, 작년 불대산 시절이 문득 생각나서 〈작년 불대산에 있을 때 절구 한편을 완성한 적이 있었으나 진즉 잊었는데 느닷없이 기억이 나기에 빙그레 웃으며 적는다[去歲在佛臺山 嘗得一絶 既已忘之 率然記憶 一笑以識]〉 기대승(奇大升, 1527~1572) 홀로 산봉우리에서 넓은 하늘 바라보니, 孤倚巉峯望海天,미인은 대부분 저녁 구름 곁에 있었구나. 美人庶在暮雲邊。편지 보내 평안한단 소식 알려 주셨거늘, 書來為報平安信,깨알 같은 몇 줄 글에 구슬픔 적혔어라. 細字踈行記可憐。 출전 : 《고봉집(高峯集)》 권1 해제 : 이 시는 그간 주목을 받지 못하였는데, 자세히 음미하면 퇴계와 서신으로 사칠논쟁을 벌이면서 느끼는 고봉의 감정을 담은 시다. 1, 2행은 진원현 불대산 가파른 산봉우리에 올라 해 저무는 하늘의 붉고 곱게 물든 구름을 보며 저물녘 경치가 더욱 ..
하서 감나무[河西枾] 지금의 전북 고창군 성송면 출신으로 영조~정조 연간에 할동한 이재(頥齋) 황윤석(黃胤錫·1729~1791)이 그의 방대한 일기 《이재난고(頤齋亂藁)》에 수록한 글 중 이런 것이 있다. 하서 감나무에 대한 설[河西枾說] 송찬욱(宋贊旭) 군 말에 따르면 "하서(河西) 선생께서 옥과 현감(玉果縣監)으로 계실 때, 두 밭 경계에 있는 감나무 한 그루 때문에 서로 다투다가 송사(訟事)를 벌인 자들이 있었다. 선생께서 갑(甲)쪽 가지에 열린 감은 갑이 주인이고, 을(乙)쪽 가지에 열린 감은 을이 주인이라고 명령[판결]하니, 두 사람이 그 명령대로 하되, 중간에 열린 감은 내버려두니 주인이 없었다. 선생께서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니 두 사람이 이 일을 떠올리고는 각기 가지 하나라도 주인이 될 수 없다고 하고는 이 감나..
갈재를 넘으며[渡蘆嶺]-백광훈(白光勳) 갈재를 넘으며[渡蘆嶺] 백광훈(白光勳·1537-1582) 새벽 기러기 따라 관문넘어 고향가는데마구 쏘다닌 여정 말하자면 꿈결만 같소강남풍토와 흡사하여 반갑기 그지없고 인가는 어디든 대숲에 싸인 마을이라오 還隨曉雁度關門欲說經行似夢魂 却喜江南風土近人家處處竹林村 출전 : 백광훈伯光勳) 《옥봉시집(玉峯詩集)》3 도노령(渡蘆嶺)
오산곡(鰲山曲)-임제(林悌) 오산곡 장성(鰲山曲 長城) - 임제(林悌) 금오산 산자락 아래에는 흘러가는 황룡천버들가지 한들한들 집마다 밥 짓는 연기꽃 한 송이 꺾어 역로로 임께 보내렸더니갈재 겹겹 관문에 새 한 마리 얼쩡거리네 金鰲山下黃龍川緑柳依依千戶煙折花官道送君去荻嶺单關孤鳥邊 출전 : 임제(林悌·1549~1587) 《임백호집(林自湖集)》2 오산곡(鰲山曲) [해설]오산(鰲山)은 전라도 장성(長城)의 별호(別號)다. 장성현이 지원현과 병합되어 장성읍 성산리 성자산(聖子山) 아래로 치소(治所)를 옮기기 전까지 장성군 북이면 오산리에 치소가 있었다. 오산리 뒷산이 금오산으로 장성현 진산이었다. 1행과 2행은 봄날 장성현 모습을 정감 있게 그렸다. 3행과 4행은 임금님께 정성을 바치려 해도 갈재 험한 관문에 막혀 그 정성이 이르지 못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