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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818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8) 상다리 휘감은 칡꽃 그나저나 이 상족암 일대에서 나한테 가장 인상으로 남은 것으로 두 가지를 꼽거니와, 하나는 해변을 따라 한없이 이어지는 나무 데크였고, 다른 하나는 그 주상절리 절벽을 따라 칭칭 몸둥아리를 감아올린 칡이 마침 피어낸 꽃이었다. 해마다 이맘쯤이면 피는 칡꽃은 흰색과 보라색이 엮어내는 오묘한 하모니가 절묘의 극치인데, 때마침 만난 그것은 40년전 유달산에서 바라본 목포 다도해가 그랬던 것처럼 아마도 내가 40년을 더 산다면(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가 언제나 상족암을 떠올릴 때면 마스코트로 각인하지 않을까 한다. 뭐 내가 그랬다고 혹시나 고성군청 녹지과에서 상족암 일대 나무들은 쏵 베어버리고선 설마 온통 칡만 심는 그런 일을 하지 않으리라 확신하기에 칡꽃을 과감히 추천해 봤다. 상족암을 떠나 학성마을 옛 담장.. 2020. 9. 20.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7) 바닷물로 걸어들어간 공룡 미리 기별한 공룡박물관 직원분과 해설사 한 분 안내를 받아 박물관 경내와 상족암 일대를 돌아봤다.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가 이곳에 도착한 때가 오후 3세쯤이라, 이르기를 “지금은 물때가 가장 높을 때라 공룡발자국 화석은 바닷물에 거의 다 잠겨 보지 못할 것”이라는 허망한 비보였다. 이곳에 간다 하니, 근자 이곳을 다녀왔다는 지인, 상족암이 코끼리 다리라고 사기를 쳤던 그 지인이 단디 이르기를 “꼭 백묵을 가져가라. 발자국 화석이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으니 백묵으로 칠해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블라블라했으니, 그렇다고 백묵을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지만 백묵이건 페인트칠이건 할 일은 없었다. 마주한 발자국이라고는 물밑 끝자락에 겨우 걸린 행렬 한 줄에다가 진짜로 상다리 모양으로 생기고 구멍이.. 2020. 9. 20.
증명사진이 없던 시대의 군적軍籍 군적軍籍이란 조선시대 군인들 명부다. 당시엔 증명사진이 있을리 만무하다. 초상화가 있으면 되지 않느냐 하겠지만, 그건 돈 있는 놈들 얘기다. 더구나 초상화는 신주 대용이라 요즘 초상화나 증명사진과도 다르다. 이런 군적이 의외로 남은 실물이 거의 없어 서애가 소장품과 근자에 토지박물관에서 구입한 충청도 지역 자료 정도가 있을 뿐이다. 사진은 서애가 소장품으로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이 진행 중인 징비록 특별전에 출품 중이다. 증명사진이 없으니 사람은 구별해야 겠고, 그리해서 생각해낸 고안苦案이 일일이 신체 특징을 글로 적는 것이다. 얼굴에 사마구가 있니, 피부색은 어떻니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징비록 특별전은 사진을 못찍게 하는데 자료 제공처인 서애가나 혹은 안동 국학진흥원 턱별 요청이 아니라면 촬영케 해야 한.. 2020. 9. 20.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6) 세비야로 날아간 과거여행 시침을 11년 전으로 돌린 2009년. 그해 한국시간 6월 27일, 나는 스페인 세비야에 있었다. 그곳에서 자못 나는 비장한 어조로 ‘조선왕릉(Royal Tombs of the Joseon Dynasty)’이 등재됨으로써 한국에 9번째 세계유산이 탄생했다는 소식을 고국으로 타전했다. 그곳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제33차 회의가 이리 결정하자, 익히 예고된 결정이기는 해도 그래도 현장을 지킨 한국대표단은 환호했다. 하지만 이 현장에는 이 모습을 못내 씁쓸하게 지켜본 다른 한국대표단이 있었다. 그 이유는 조선왕릉 등재 확정을 전한 당시 내 기사 말미에 엿보인다. 반면 자연유산 분야로 함께 등재 신청을 한 ‘한국의 백악기 공룡 해안(Korean Cretaceous Dinosaur .. 2020. 9. 19.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5) 주눅한 백악기 병아리도 알을 깨고 나와 처음 본 사람을 엄마로 안다 하거니와, 나한테 각인한 다도해는 목포 유달산에서 내려다 본 그것이 언제나 뇌리에 똬리를 튼 상태다. 한반도 내륙 한복판 경북 김천 출신인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을 통해 난생 처음으로 바다라는 데를 구경했으니, 남원과 광주를 통과해 목포에 이르러 바다를 봤다. 이 수학여생 얘기 나온 김에 여담이나 바닷물이 짜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었지만, 그 수학여행 막바지 코스인 해운대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야 겨우 진짜로 바닷물이 짠지 아닌지를 직접 손가락에 찍어 맛보고선 확인했다. 1995년인가는 쿠웨이트로 공무로 출장 간 일이 있는데, 그곳 바닷물도 손가락으로 찍어 진짜로 짠물인지 시험하기도 했더랬다. 유달산 앞바다가 어떠했는지는 뚜렷한 기억이 없다. 다.. 2020. 9. 18.
북한산 비봉을 앞두고 형제봉을 타고 올라 대성문 대남문 지나 문수봉을 등정하곤 능선을 따라 비봉 공략에 나섰다. 애초 비봉 생방은 계획에 없었고 하기사 내가 오늘 이 코스를 탈 줄도 몰랐다. 하도 북한산성 본 지 오래라 대성문 대남문만 눈도장 찍고 내려올 생각이었다. 걷다보니 어정쩡한 자리가 되어 승가사 방향으로 하산 코슬 잡았다. 내친 김에 하도 진흥왕 순수비 두고 헛소리가 횡행해 이참에 좃또버그 힘 잠시 빌려 그것을 교정하고 싶었다. 저 비봉 순수비 한국고대사 한다는 자들은 한번쯤 언급하고 지나가나 미안하지만 저 현장에 올라본 놈 몇놈 안된다. 내가 안다. 내가 저 순수비 논문을 백산학보에 공간한 것이 아마 2003년 무렵일 것이다. 이것이 나는 높은 산에 올라 천신지기를 제사한 봉선대전의 기념물로 보았다. 첨엔 콧방귀 .. 2020. 9. 18.
심술통 부처님 부처가 후덕 인자한가? 그 근간의 의문을 제기한다. 2020. 9. 17.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4) 달막동산이 선사한 다도해 박물관을 뒤로하고 애초 계획한 목적지 상족암과 공룡박물관을 향해 내비게이션 안내를 그대로 따라 렌터카를 몰았다. 여담이나 나는 마누라 말은 거역해도 내비는 거역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있다. 하긴 초행길에 내비 말을 듣지 않고 어쩔 수 있겠는가? 거리로는 대략 25킬로미터에 30~40분 걸린다는 안내가 떴다고 기억한다. 이런저런 풍광 음미하며, 그러면서도 상족암과 공룡박물관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파천황 방불하는 묘수 같은 아이디어는 뭐가 있을까 라는 심적 압박은 시종 간직하면서 멍하니 차를 몰아가는데, 느닷없이 꼬부랑 고갯길을 달리기 시작하는지라, 같은 고성인데 별의별것이 다 있다는 무념무상에 빠져들기도 했다. 고갯길 정상에 다다라 막 내리막길을 시작할 무렵, 전면에 정자 한 채와 관람대인 듯한 나무 데크.. 2020. 9. 17.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 (3) 코끼리는 없고 상다리만 직업이 그런 성향을 더욱 부채질해서인지, 아니면 생득生得한 천성이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나는 싸돌아다기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전국 방방곡곡 아니 다닌 데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만 이상하게도 남해를 낀 이곳 경남 고성은 난생 처음이라, 어찌하여 반세기 넘은 인생이 지나도록 이 땅이 왜 여직 미답未踏으로 남았는지 스스로 생각해도 미스터리 천국이다. 그런 내가 마침내 오늘 이 자리를 즈음해, 그래도 현지 한 바퀴 대략이라고 훑어보지 않고서는 자존심이 용납지 아니하는 데다(실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마침 원고를 제출하라는 독촉이 주최 측에서 빗발치기 시작해 기어이 어느 날을 잡아서는 현지답사를 감행했더랬다. 텅 비우고서, 다시 말해 이 고장에 대해서는 부러 그 .. 2020. 9. 17.
학예사의 세계, 충청도 어느 지역을 강타한 조랑말 괴담 지자체 학예연구사가 커버하는 업무 범위는 중앙정부 문화재청 문화재청장이 수행하는 업무 축소판이라, 문화재청장이야 아마 천 명이 넘는 수족이 있어 그네들이 각 분야를 나누어 그 광범위한 문화재 분야 업무를 전담하니, 청장은 그 최종 책임만 지면 되지만, 지자체에서는 어디 그런가? 일당 백이라, 저 문화재청이 수행하는 모든 업무를 온몸으로 커버한다. 그런 까닭에 지자체 학예사를 그 지역 문화재청장이라 하는 까닭이다. 이들 지자체 학예사가 토로하는 문화재 관련 업무 중 희대의 코미디가 주로 천연기념물에 집중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거 말이다, 살아 있는 생물이 더러 문화재보호법상 엄연히 문화재 일종인 천연기념물인 경우가 많아 이때는 예외없이 학예사 담당 업무가 된다. 물론 저런 천연기념물은 대부분이 환경관련법.. 2020. 9. 15.
Byeongsanseowon in Andong 백일홍 지는 병산서원 만대루 이태 전 방문에서 만족할 만한 병산서원을 담지 못한 통탄에 고향가는 길에 얼마전에 다시 그곳을 찾아 만대루에 올랐다. 오르지 말라는 경고문, 안중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덮어놓고 올라 다시 엎드렸다. (2015. 9. 9) Byeongsanseowon, a Confucian academy, was built to commemorate Yu Seong-ryong, his life and studies. Yu Seong-ryong was not only famous for his academic standards in Confucianism, writing and calligraphy, and for his virtue, but he also made great contributions during the .. 2020. 9. 12.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2) 요상한 일련번호 ABC 송학동고분군 중 근자 발굴조사한 이곳 1A 1B 1C호분이라 명명한 세 무덤 매장주체시설 모형으로 그 인근에 위치하는 고성박물관에서 선보인다. 이게 실제 생김새는 아래 사진과 같거니와 가운데 세 봉우리가 일렬 횡대로 나란한 그곳이다. 이 외에도 이 고분군에는 소가야시대 왕릉 혹은 그에 준하는 지배층 공동묘지라 유의할 점은 이를 발굴한 동아대박물관이 요상하게 번호를 매겼으니 요런 식으로 일련번호를 붙여놨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이라면 아래와 같이 매긴다. 이래야 고고학도 아닌 사람들도 쉽사리 납득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정작 다음과 같이 매겼으니 이건 뭐 요술방망이도 아니고 도저히 납득이 불가하다. 물론 이유는 그럴 듯해서 무덤을 만든 순서대로 가장 빠른 걸 A로 놓고 그 다음을 B, 젤로 늦은 .. 2020. 9. 12.
느닷없이 나른 땅끝마을 쥬라식 파크(1) 거푸 마주한 인연 자치단체명으로 한반도엔 고성이 두 군데다. 둘 다 서울 기준으로는 땅끝이라 하나는 동해 다른 하나는 남해라, 이 중 나는 후자를 향해 이른 아침 길을 나섰다. 팔자에 없는 공룡 잡으러 말이다. 이런 공룡 말이다. 이곳이 쥬라식 파크라 해서 그런 소문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팠다. 교통편이 문제였으니 일단 질러 보자 해서 무작정 남부터미널로 가선 고속버스를 타니 네 시간만에 목적지라며 내려준다. 갈 데로 정한 데는 쥬라식 파크 딱 한 군데였으니 도착할 무렵 오후쯤 들리겠단 기별을 그짝으로 넣고는 무작정 렌터카를 찾으니 다행히 터미널 인근 두어 군데 있다는 안내가 뜬다. 저짝 너머 봉분들이 보이고 이를 관통하는 도로 이름이 송학고분로 운운함을 보니 그 유명한 송학동고분인갑다 직감하며 우선 이곳을 들리니 코로나.. 2020. 9. 11.
송학동고분군 조망하며 니리! 라 하기에 니리고선 터미널 나서니 거리 이름 송학동고분로라 잉? 예가 거긴가 하며 두리번 하는데 저짝으로 우람한 올록볼록 엠보싱이라 땡겨보니 영락없는 송학동고분군이라 터미널 코앞일 줄 꿈에도 몰랐다. 이쪽 기초지자체는 건너편 남도보다 훨씬 더 낙후한듯 이정표가 내가 옛날 김천 성내동서 보던 그것이더라. 2020. 9. 11.
Back to 2015 리움 세밀가귀細密可貴(7) 폰카 촬영 강의 좀 해야겠다. 막바지 이른 리움 세밀가귀전은 폰카 촬영만 허용한다. 아래 사진들이 갤럭시 에찌로 찍은 것들이다. 실내 조명의 경우 대체로 폰카로 찍으면 빛이 퍼진다. 설정에 보면 노출이 있다. 한데 이 노출이 별도 조정을 하지 않으면 중간 0에 가서 찍힌다. 노출이 강한 인공 조명 아래서 이 퍼짐을 막으려면 노출을 낮추어야 한다. 내가 보니 마이너스 2까지 최대한 낮춰서 찍으면 좋다. 그리고 찍은 사진은 보정 기능이 있다. 소위 포샵인데 이걸 이용하면 그런대로 좋은 사진 얻는다. 요새 폰카는 성능이 좋아져 웬간한건 a4로 인쇄해도 쓸만하다. (2015. 9. 6) 2020. 9. 6.
Back to 2015 리움 세밀가귀細密可貴(6) 리움 소장 동가반차도東駕班次圖. 19세기 무렵 의궤인데 압권이다. 세밀가귀전 출품작이다. 이 작품 세부까지 모조리 촬영하려다가 체력 저하로 포기! (2015. 9. 6) 2020. 9. 6.
Back to 2015 리움 세밀가귀細密可貴(5) 리움 소장 화성능행도 8폭 병풍 전체와 세부다. 김득신 등이 그렸다. 세밀가귀전 출품작이다. 어둡게 나와서 밝게 하고 수평도 잡는 포샵을 좀 해야 하나, 이대로 감상해! 당신들도 할 일은 있어야 할 거 아냐? (2015. 9. 6) 2020. 9. 6.
Back to 2015 리움 세밀가귀細密可貴(4) 이건 캐서린 제타 존스랑 숀 코너리 고용해서 탈취entrapment하고 싶더만. 도쿄박물관 소장 고려말~조선초 나전 국당초문 원형함인데 지금 세밀가귀전에 출품 중이다. (2015. 9. 6) 2020. 9. 6.
Back to 2015 리움 세밀가귀細密可貴(3) (2015. 9. 6) 2020. 9. 6.
Back to 2015 리움 세밀가귀細密可貴(2) 2015. 9. 6 2020. 9. 6.
Back to 2015 리움 세밀가귀細密可貴(1) 2015. 9. 6 리움 세밀가귀 전에서 이 전시는 지금이라도 다른 방식으로라도 되살렸음 하는 생각 간절하다. 당시 나는 이리 적었다. 리움 세밀가귀細密可貴 턱별전이 며칠 남지 않았다. 난 막바지가 좋다. 내가 아직 국립제주박물관 최부 전을 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올게 최고의 문화재 전시일 듯 싶다. 이보다 대중성은 적으나 서울역사박물관 남산 전은 맨땅에 헤딩해서 만들어낸 역작의 전시니, 이 역시 강추한다. *** 2015 리움 세밀가귀전 다시 한 번 봤음 원이 없겠다. 내 인생에서 셔터질하며 떨린 적이 두 번 있는데 한번은 석굴암이요 다른 한번이 이 세밀가귀전이었다. 나는 전율했다. 2020.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