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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말곤 암것도 없는 절간 아시시 페루자는 느닷없이 추가한 항로지만 이곳에 온 김에 아시시Assisi 라는 데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어피렌체로 북향하기 전 오늘 낮을 아씨씨에 투자키로 하고 페루자 방을 뺐다.캐리어는 물색해 맡기고선 방랑을 하려 한다.페루자는 계속 말하듯이 오기 전엔 정보가 전연 없었지만아시시 역시 그 사정은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이 업계 사람으로 괜히 가 봐야 한다는 압박이 작동하는 데다.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나 그런 식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내가 신기할 정도다.그러고서 어젯밤 잠깐, 그리고 새벽에 잠깐 아시시라 훑어보니 젠장여긴 성당 말고는 암것도 없네.어차피 구심이라 해봐야 코딱지일 테고 탱자탱자 커피숍이나 놀며 놀아야겠다. 2024. 11. 25.
물[水]의 서사시를 쓰야 한다 한반도는 전 국토 7할이 산이라는 말은 놀랍게도 고려사나 고려사절요에 고려 사람들 입을 빌려 나온다.단군할배가 한민족한테 먹고 살라 내린 이 땅은 저주로 점철했지마는 딱 하나 은전을 베풀었으니 그런 산도 파서 물이 안나오는 데가 거의 없다.얼마나 다행인가?근래 한국고고학 흐름 중에 산성 연못파기 혈안도 있으니 나는 그리들 파제끼는 산성 연못, 그네들은 족보도 없는 일본말 찌꺼기 집수지集水池라는 말을 버젓이 쓰더라만이 산성 혹은 산에서의 물 문제를 너무나 심상히 여기며 다 아는 문제라 생각했음인지 아예 문제의식 자체가 없다는 점이 신통방통할 뿐이다.자연히 주어지는 물은 없다.물은 획득하는 사투 쟁취물이지 하늘이 던지는 떡이 아니다.빗물도 받아야 쓰며 그 받음을 하는 과정이 사투다.산이라 해서 나는 물이 요.. 2024. 11. 25.
한 달 넘은 객지생활, 바리깡을 생각한다 남자들 머리는 다 취향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한 달에 한 번은 바리깡질을 해줘야 하며 이보다 짧게 주기를 가져가는 사람도 많다.삼 개월을 떠나 있으려면서 떠나기 전날인가 동네 단골 미용실에서 밀었다.사십일이 넘어간 상태가 이것이라 저 원빈 들이밀고 볼품없는 중늙은이 느닷없이 나타나 미안하다만깎을 때가 지났다.이 이발이라는 것도 한 곳에 진득이 있을 때나 가능하지 지금처럼 천방지축 돌아다니면서는 힘들다.그렇다고 내가 이쪽 문화에 익숙한 것이 아니니 이러다 석달 동안 더벅머리 중늙은이 상태로 귀국할 성 싶다.그렇다고 내가 컨셉이라 해서 시염 질구고 머리 질러 묶고 다니는 털보관장 이한용처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무엇보다 귀밑으로 종유석처럼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이 싫어 그제는 샤워하는 김에 면도기로 밀어봤더니 .. 2024. 11. 25.
한국사와 일본사는 왜 달라졌는가 필자 같은 아마추어의 이야기가 역사의 거대시각에는 유용할 때가 있을 것이다. 숲에 들어간 사람들은 산을 못보는 법이다. 여산진면목이라 했지 않나. 한국사와 일본사는 처음부터 같은 농경사회를 포맷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고분시대-아스카 시대까지는한국사회를 복붙한 것이 일본사회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우리는 이를 심상하게 봐서는 안된다. 신채호가 조선역사상 이천년래 대사건이라 하고 묘청의 난을 들었지만 사실 이와는 다른 의미에서 중요한 사건이 한국사에는 있었는데 우리는 전시과체제와 과전법 체제를 신왕조가 수립한 후문란해진 토지제도를 정비한 사건으로 간단히 처리하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데이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 듯 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사전이 광범하게 퍼진 것.. 2024. 11. 25.
호계삼소 동양화를 그린 일본 서양화가 나까무라상, 천 년도 더 전 옛 이야기를 그리다1. 옛날 중국 진나라 때, 스님인 혜원법사와 시인 도연명, 도사 육수정 이 셋은 참 절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다. 혜원법사는 여산 동림사東林寺라는 절에 머무르며, 절 앞을 흐르는 시내 '호계虎溪'를 건너지 않는 걸 철칙으로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스님이 잘 지내는가 싶어서 친구 둘이 들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얼마나 반가웠으랴. 혜원법사는 이야기에 취해 그만 냇물을 건넜다. 그러자 어디선가 범이 울부짖었다. 그 소리에 깨달은 세 사람, 누구랄 것도 없이 껄껄껄 웃었다 한다. 이 장면, '호계삼소虎溪三笑'는 이후 유-불-도 세 종교 화합을 상징하는 천고의 고사가 되었다. 2. '호계삼소'를 다룬 그림은 적지 않다. 하지만 딱! 떨어지는 작품은 많지 않.. 2024. 11. 25.
트로이 목마를 소비한 에트루리아 우리 같음 홍옥紅玉쯤으로 부르지 않았을까 싶다.카르넬리아Carnelia라 부르는 광물인데 우리는 나지 않거나 있어도 극히 드물 것이다.왜? 있었음 가만 놔뒸겠어?이 분은 에트루리아 시대 카르넬리아 스크라브scarab (기원전 500-475) 라는 유물이다.에트루리아는 지겹도록 소개했으니 이젠 부연 설명은 필요없으리라 보고 이쪽 문화 특징은 혈통이 그리스계도 아닌 토착종인데그리스 문물은 미친 듯이 받아들였다는 것.그래서 에트루리아 문물을 먼저 접하고 그리스 가서 그리스 문물을 접하는 사람들은 왜 에트루리아 유물이 그리스에서 나오냐 한다.그만큼 그리스 색채가 짙다.동시대 로마는 보잘 것 없었고 지리상으로 보면 로마가 먼저 영향을 받았을 듯 한데 상식을 배반한다.이 유물도 저에 묘사한 장면은 그리스 전사 포풀.. 2024.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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