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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못 받는 이유, 조선시대에서 찾아야 이제는 노벨상 받을 만한 여력이 안 된다 포기해서 그런지 몰라도해마다 있던 수상자 설레발도 없다. 필자도 뭐 연구한다고 한 자락 깔아 놓은 사람으로서 필자가 공부한 분야가 노벨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그건 모르겠지만, 어쩄건 대학 밥을 먹는 사람으로서 우리나라 연구가 이 모양 이 꼴인데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겠다. 한 가지 이제 필자의 대학교수 생활도 저 멀리 종착점이 보이는 마당에 한 마디 하자면,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대학의 연구 풍토 자체가 문제다. 뭐가 문제냐 하는 건 그동안 필자가 여기 가끔 써 두었기 때문에 그게 뭐냐 하는 건 다시 부연할 필요도 없겠고, 정말 문제는, 우리나라가 지금 학문의 발전, 대학의 발전이 지지부진한 이유는사실은 일제시대를 넘어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설명 가능.. 2024. 10. 7.
壯途 봉투 언제까지였는지는 기억에 없다. 내가 기자 초년병 시절엔 분명 이런 전통이 언론계에 있었다. 그때야 해외출장이 매우 드물 때라 언론사마다 사정이 다르기도 했겠지만 거개 비슷해서 아무리 초년병 기자라도 출장 가기 전엔 모름지기 편집국장한테 직접 보고를 하면서 다녀오겠습니다 하면 국장이 모름지기 잘 다녀오라며 빼다지를 열어 백 달러짜리 지폐가 된 봉투를 내밀었으니 그 겉봉엔 모름지기 저와 같은 장도壯途라는 글귀가 있었다. 이걸 보면 저 무렵까지 편집국장은 언제나 백달러짜리 지폐를 넣어둔 봉투를 항용 비치하고 있었다. 나한테 저런 봉투를 준 편집국장 대선배로는 이문호 오철호 국장이 기억에 남는다. 같은 발음 같은 뜻임에도 굳이 道자를 쓰지 않고 상대로 드물게 쓰는 途를 쓰는 이유는 오로지 있어보이기 때문이 아니.. 2024. 10. 7.
파주를 파고든 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장기 출타가 코앞이라 되도록이면 운신의 폭을 줄이고자 하지만 가을바람 쐬자는 유혹 떨치지 못하고 친구들과 서울 가까운 곳으로 행차했으니 마침 절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 내가 자주 찾는 서울 인근 곳으로야 수종사와 더불어 매양 보광사를 들거니와, 개중 다들 파주 보광사는 본 적 없다기에 올커니 잘됐다 해서 보광사로 길을 몰았다. 근자 같이 움직이는 멤버는 대학 친구 다섯인데, 꼭 한둘은 빵꾸가 나기 마련이라, 어제도 하나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탈락하고 넷이서 내 차로 움직였다. 보광사만 덜렁 둘러볼 수는 없어 이럴 때마다 내가 매양 파주를 찾는 코스를 찾아들었으니 그 대미는 저 오두산전망대였다. 이 오두산전망대는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는 두물머리라, 한국 두물머리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축에 속할 것이다.. 2024. 10. 7.
writing vs. writing systems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영문 명칭은 보다시피 NATIONAL MUSEUM OF WORLD WRITING SYSTEMS 이다. natiinal과 world가 겹치는 문제가 있었으니 이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국립이냐 아니냐가 세우는 정부 쪽에서도 중요했고 받아들이는 쪽도 나름 민감하게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정작 논란이 좀 심했던 부분이 문자를 어찌 표기할 것이냐였다. 이를 결국은 writing systems라 낙착했는데 나는 systems를 빼자는 의견이었다. 무엇보다 거추장스러워지는 문제도 있었다. 다만 뺄 경우 writing라는 말이 지닌 중의성이 문제였다. 저 말 알다시피 문자라는 뜻도 있으나 글쓰기 전반, 특히 작가 전문박물관으로 비칠 우려가 없지 않았다. 반면 시스템즈가 되면 문자 체계라는 의미가 .. 2024. 10. 7.
구룡산인 김용진의 메시지 구룡산인 김용진(1878-1968)이란 화가가 있었다. 고종대 정승을 지낸 김병국(1825-1905)의 손자로, 시문과 서화에 능한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작은 편지 한 장을 써서 누군가에게 보냈다. '우석'이란 사람인데, 동시대에 활약했던 '우석'으로는 연극인 박진(1905-1974)과 농학자 이창구(1904-1993) 정조가 있다. 그 둘 중 하나일지, 아니면 다른 사람일지는 모를 일이다. 엎드려 여행이 편안하기를 송축합니다. 오늘 오후 5시에 몸소 찾아주셔서 저와 더불어 회포를 푸시니 조금 위로가 되었습니다. 가거나 머무르는 정을 또한 감히 청하지 못합니다. 예를 갖추어 올리지 못합니다. 제 김용진 머리를 조아립니다. 이 정도로 짤막하면 편지라고 해야 할지 메시지라고 해야 할지, 카톡이라고 해야 할.. 2024. 10. 7.
달맞이가 품은 가을 해돋이 가을이면 어김없는 저 풍경이 나는 좋다. 동산으로 뜬 해가 간밤 이슬 잔뜩 머금은 달맞이꽃 뒤로 스며드는 순간 말이다. 저 경이는 언제나 역광으로 마주해야 제맛이 난다. 이슬은 오래가진 않는다. 다만 하나 이슬 머금은 저 순간만큼은 한바탕 가슴 저 밑을 후벼판다. 살아온 날들에 대한 상념일 수도 있겠고 한탄일 수도 후회일 수도 있으리라. 다만 이때쯤만큼은 그런대로 버틴 나를 위로하고 싶다. 이만큼 견딘 것만으로도 대견하다고 말이다. Bravo my life! 2024.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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