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268 Exploratory vs Descriptive, so what에 꿀먹은 벙어리 고고학 미술사에 국한해 말한다. 우리네 학문, 그것이 구상으로 표출한 소위 논문 절대다수를 보면 Descriptive다. 이는 why를 전연 설명하지 못한다. 이는 so what에 대한 그 어떤 대답도 하지 못한다. 무엇이 디스크립티브인가 토기를 예로 든다. 백제시대 초기엔 어떤 토기가 출현해 대종을 이루다가, 중기에 그것이 사라지면서 다른 기종 혹은 다른 기술의 토기가 대체하고, 다시 말기가 되면서 그것을 대체해서 다른 기종 다른 기술을 구사한 토기가 급격히 증가한다. 그것이 변천한 순서는 어떠하며 그것이 변화한 양상은 어떠하며 그 개별 토기는 어떤 특징이 있으며 그 절대 편년은 어디에 해당하는가 하는 것이 바로 디스크립티브다. 미술사 논문 역시 상당수가 디스크립티브 영역에 속하거니와, 다른 무엇보다 .. 2020. 10. 23. 근대국가의 탄생과 충효忠孝 동아시아 역사에서 근대국가의 탄생은 孝에서 忠으로의 이동이다. (2015. 10. 22) *** 전근대, 특히 유교윤리가 강고한 동아시아 세계에서는 수신修身 제가濟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주창했다. 예서 수신 제가 핵심이 孝 혹은 효제孝悌다. 이건 公과 私로 구분하면 철저히 私의 영역이다. 이른바 가족윤리다. 유교에선 孝를 앞세운 이 私를 公의 영역과 무단히도 일체화하고자 했다. 이 公의 영역을 받침하는 절대윤리가 忠 혹은 충성忠誠 혹은 信이었다. 그리하여 유교는 끊임없이 孝가 곧 忠임을 설파했다. 이것이 일체화하면 천하가 태평해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아 언제나 파열음을 일으켰다. 특히 전쟁 같은 순간에 忠은 번번이 孝에 패배했다. 나 살자고 군주를 버리고 다 도망가 버렸다. 이 .. 2020. 10. 22. 어쩌다가 하게 된 기자질 모르겠다. 남들이 볼 때 나는 문화재를 많이 아끼는 사람처럼 보일지 모르겠다. 설혹 내가 그렇다한들 이 역시 우연과 역사의 소산이다. 어쩌다 보니 기자생활하다 이 분야를 담당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그런대로 괜찮은 일인 듯해서 공부도 좀 하고 현장본답시며 지금껏 싸돌아댕긴다.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다. 문화재에 대한 회의가 때로는, 혹은 주기발작적으로 매달 찾는 멘스처럼 나를 엄습한다. 문화재란 무엇인가 하는 근간의 문제는 고질처럼 나를 괴롭히고, 내가 지금 하는 일이 과연 바른 방향인가를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런 고뇌가 때로는 허무 전반으로 발전하기도 하거니와 이 모든 일이 다 허무하게 보이기도 한다. 일전에 내가 살아보니 인생은 허무와의 쟁투라는 말을 썼는데 우스갯소리가 아니요 나로서는 심각.. 2020. 10. 21. [독설고고학] 팽개친 피안彼岸 고고학도들은 증거를 입에 달고 다닌다. 비단 고고학도만이 아니라 거개 모든 학문종사자가 이 따우 말이 무슨 성전이냐 되는양 뇌까리고 다닌다. 이 고고학의 증거제일주의가 지닌 함정으로 흔히 거론하는 저명한 발굴이 1965년 부천 신앙촌 쓰레기장 발굴조사를 든다. 당시 김원룡이 자신이 봉직하던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학생들을 데불꼬 시도한 부천 신앙촌인가 현대 쓰레기장 발굴이었거니와, 조사 결과 고고학적 증거로 드러난 한국민의 식생활 양태는 라면이 주식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라면 봉다리만 잔뜩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이다. 내가 이 따우 얘기를 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 함정이 실은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조선시대 고문서...이거 각 집안마다 거의 다 뒤졌다. 거기서 나오는 책을 보고 조선시대 양반.. 2020. 10. 20. 언론은 올마이티 원이 아니다 언론을 향한 우리 사회 전반의 질타 중에 비판만 있지 대안이 없다는 말을 자주한다. 논한다. 어느 정도 타당하면서 어느만큼은 잘못된 생각이다. 언론의 주된 기능은 비판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님은 물론이지만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 언론매체는 그 기능이 부조리의 폭로다. 언론에는 검경 혹은 안기부나 감사원 기능이 없다. 수사권이 없다. 감사권이 없다. 그리고 행정권도 없고 판결권도 없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내 보기엔 언론의 기능은 비판에서 머물러야 한다. 대안 제시는 또 다른 논란을 부른다. 언론이 어떤 대안을 제시한단 말인가? 수사권 행정권 입법권 감사권이 없는 언론더러 올마이티 원 almighty one 을 주문하지 마라. (2013. 10. 19) 2020. 10. 20. 논문은 사륙변려문으로 논문은 문학이어야 한다. 각주 달린 사륙변려문이어야 한다. .. .. 이에 대해선 많은 연구가 있다. .. 이렇게 시작하는 논문, 난 찢어버린다. (2013. 10. 19) *** 그제 글쓰기에 대한 중구난방 생방 강연을 했다. 그에서 나는 우리 학술논문이 지닌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문체의 중요성을 논했다. 그 단초다. 나는 에세이건 논문에서 첫줄을 생명처럼 보는 사람이다. 그것을 여하히 쓰느냐에 따라 그 글은 생명력을 죽이느냐 살리느냐를 결정한다고 본다. 그 글이 무엇이건 이 첫줄로 모든 것이 결판난다. 2020. 10. 20. 이전 1 ··· 262 263 264 265 266 267 268 ··· 37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