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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실어오는 낙화, 백설이 빚은 풍경 한시, 계절의 노래(248) 백설곡 열 수(白雪曲十首) 중 첫째 [明] 하경명(何景明) / 김영문 選譯評 고운 임 아침에설경 즐기러 술상 차려 높은 누대자리 잡았네 중춘의 달밤인가의심하는데 바람은 낙화까지보내오누나 美人朝玩雪, 置酒臨高臺. 秪疑仲春月, 風送落花來. 봄을 기다리는 심정을 요란하지 않게 드러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밤새 눈이 내려 세상을 하얗게 덮었고 아직도 펄펄 눈발이 날린다. 고운임은 새하얀 눈 세상을 즐기려고 높은 누대에 술상을 차려 백옥 같은 설경을 바라본다. 천지는 온통 옥빛으로 가득하다. 때는 아침이지만 마치 봄이 무르익는 달밤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하얀 눈꽃이 매화인양 벚꽃인양 펄펄 날아와 술잔 속으로 스며든다. 이 정도면 겨울에 휘날리는 눈꽃이 아니라. 봄에 쏟아지는 꽃비라고 해.. 2019. 1. 20.
병 많은 그대, 요새 몸은 어떠신가? 한시, 계절의 노래(247) 한준에게(寄韓樽) [唐] 잠삼(岑參) / 김영문 選譯評 그대 평소에병이 많았는데 헤어진 후 아직편지도 못 받았네 북방은 혹독하게추운 땅이거늘 몸은 지금어떠신가 夫子素多疾, 別來未得書. 北庭苦寒地, 體內今何如.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청록파 시인 박목월의 「나그네」는 본래 조지훈의 「완화삼」에 대한 답시다. 조지훈이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노을이여”라고 읊은 시를 「완화삼—목월에게」라는 제목을 달아 편지로 보내자, 박목월은 「나그네---지훈에게」라는 시를 지어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답시를 통해 우리나.. 2019. 1. 20.
[나만 못본 구라파 유람기] (1) 마카롱이 마련한 고철 불꽃놀이 대법원 확정 판결을 통해 복직이 확정된 나는 박노황 이홍기 조복래 심수화가 여전히 경영진이라는 이름으로 버티는 연합뉴스로 돌아가야 하는 심산을 달래는 한편, 2년간 풍찬노숙 대미를 장식할 겸해서 그 이전에 이미 계획한 유럽 순방에 나섰다.내 전용기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반나절 만에 드골공항에 내려주었다. 비즈니스석에서 영화 네 편을 거푸 때리니 그날이 하필 7월 14일이었다. 뭐 내가 이날을 부러 골랐겠는가? 하다 보니 그리됐을 뿐이다. 호텔 숙소는 부러 에펠탑 인근에 잡았다. 서울에서 정할 적에, 지도를 보니 여러 모로 이 쪽에서 움직이는 것이 편한 까닭이었다. 더불어 근처엔 보니 유네스코 본부까지 있어 난생 파리가 처음인 나에게 왠지 이 쪽이 주는 그 이름 모를 야릇한 편안함이 있었다.유네스코가 뭐라.. 2019. 1. 20.
개간, 산림파괴, 말라리아 (4) 신동훈 (申東勳·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사실 말라리아는 21세기에도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질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P. vivax 라는 말라리아 중에서는 비교적 치사율이 낮은 순한 넘이 창궐했기 때문에 이 병에 대한 경각심이 그다지 높지 않은데 사실 말라리아는 아직도 열대지역에서는 많은 수의 사망자를 낳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말라리아 퇴치법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의학자에게는 따라서 아직도 엄청난 찬사가 주어진다. 최근까지 노벨 생리 의학상 수상자 중에 말라리아 연구자가 종종 나온다는 사실은 이 질병에 관한 의학계의 관심을 잘 말해 주는 것이다. 말라리아는 저개발국이나 개발 도상국의 경우 감염률이 높고 치사율도 높기 때문에 WHO 등 국제 보건 기구의 주요한 관심사이기도 .. 2019. 1. 19.
서둘러 간 경주의 봄 유별나게 뜨거운 지난 여름 여파인지, 봄 같은 겨울이 계속하더니, 저 남녘에선 때 이른 개화 소식이 심심찮게 전해온다. 통도사 매화가 피었다고도 하고, 장성 땅에서는 납매가 지독스런 향기를 뿜는다 하며, 제주 땅 동백은 땅에다 떨기를 자욱히 떨구었다고도 한다. 나 역시 마음이 급해져 서둘러 봄을 맞으러 마음이 먼저간다. 경주를 먼저 가본다. 사쿠라 만발한 대릉원 앞길을 달려 본다. 올 봄에도 어김없이 짙노랑 잔디 너머로 목련이 필 것이요 그럴 즈음이면 저 황남대총 중앙을 차지한 저 목련은 저 장면 담으려는 고함 소리 떠날 날이 없을 것이며, 첨성대 역시 목련이 덮치지 아니하겠는가? 그때가 되면, 나는 여느 봄에 그랬듯이 불국사를 오를 것이요, 그에서 빼곡한 목련 사이로 삐죽한 석가탑 맞이할 것이로대 갖은.. 2019. 1. 19.
눈물 보이며 퇴임한 여성고고학도 정계옥 요새 한국사회는 고모가 유행인데, 조카 사랑이 끔찍할 정도로 유별난 문화재계 인물로 이만한 사람이 없다. 혹자는 그가 독신이라, 사랑을 쏟을 데가 조카밖에 없기 때문이라 하겠지만, 이유가 무엇이건, 조카 사랑 특별하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이 조카를 데리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재미로 산다. 그는 혹독했다. 나야 기자와 취재원으로 만나 그런 일을 겪을 틈이 없겠지만, 그와 같이 일한 사람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혹자는 그가 편애가 심하다고도 한다. 그만큼 죽이 맞지 않은 직원들은 같이 일하기 힘들어했다. 그 정도가 지나친 듯해서, 나를 포함해 주변에서는 살살 하라고 말린 사람도 많다. 죽이 맞는 사람과는 생사를 같이할 정도로 신나게 일을 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쫓겨났다. 이만큼 인구에 회.. 2019.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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