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2829 서거정이 말하는 내장산 백양사 단풍철이다. 그런 대명사로 내장산을 으뜸으로 꼽는다. 그 내장산에 백양사가 있다. 조선초기 사가정 서거정의 다음 증언은 현재의 내장산 백양사 내력 중 고려말~조선초 일단을 증언하거니와, 이에 의하면, 당시에는 백암사라 일컬은 백양사가 실은 행촌 이암 집안 고성이씨 원찰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런 성격이 언제까지 지속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사가정 당대까지 100년이나 이어졌다는 사실을 소홀히 보아넘길 수는 없다. 이는 당대 불교사를 고찰할 때도 여러 문제의식을 고취하거니와, 불교가 일방적인 탄압대상이었다는 데 대한 반론 역시 요즘 만만치 않거니와, 불교가 그리 호락호락하니 당하지는 아니했다. 강고한 유교사회에서도 불교는 여전히 효용이 있었으며, 특히나 가정 주도권을 장악한 이는 남자가 아니라 여성들이었.. 2018. 10. 21. 몇번이나 다시 올 수 있으려나 한시, 계절의 노래(207) 죽림사에 부쳐(題竹林寺) [唐] 주방(朱放) / 김영문 選譯評 세월은 사람 삶재촉하는데 안개와 노을이곳에 많네 은근한 죽림사여기 절집을 다시 또 몇 번이나올 수 있으랴 歲月人間促, 煙霞此地多. 殷勤竹林寺, 能得幾回過. 오늘은 매화산 청량사에 들르는 날이다. 가을 단풍 속 선경에서 하룻밤 묵을 예정이다. 경향 각지의 도반들과 오랜만에 두런두런 격조했던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한시 몇 수를 준비하여 조촐한 저녁 시간을 즐길 것이다. 가을 저녁 산등성과 산골짝으로 두루 퍼져가는 그윽한 범종 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 아마 하늘에서는 반달을 지난 가을 달이 수만 골짝 개울을 비출 것이고, 어쩌면 그 공산명월을 스치며 날아가는 이른 기러기떼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을벌레 소리는 .. 2018. 10. 21. 추수 끝나도 붉은 찰벼는 드문데 한시, 계절의 노래(206) 술이 익다(酒熟) 첫째 [明] 굴대균(屈大均) / 김영문 選譯評 빚은 술 원액 새로 내와그 맛이 달콤한데 아이들은 지게미 먹고아버지는 술 마시네 안타까워라 추수 끝나도붉은 찰벼 드문지라 포의 선비 더 이상동쪽 울로 가지 못하네 酒娘新出味如飴, 兒女餔糟父啜醨. 恨絕秋收紅糯少, 白衣無復到東籬. 이런 시를 올리면 틀림없이 어떤 분은 왕조 시절 한가한 유생의 비현실적 신세타령이라고 비웃을 것이다. 먹을 것 다 먹고, 입을 것 다 입고, 벼슬할 것 다 한 후 시골로 내려와 고고한 은사인 척 폼을 잡는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비판하는 분들 대부분도 현재 노동자 농민의 현장에서 동떨어진 삶을 사는 분들이다. 책상 앞에 앉아 관념 속 색깔론에 물들어 프롤레타리아도 아닌 자들이 프롤레타리.. 2018. 10. 20. 그대 떠난 이곳 강산은 텅 비어 맹호연의 죽음을 곡한다[哭孟浩然] [唐] 왕유(王維) 죽은 친구 다시 볼 수 없는데한수는 오늘도 동쪽으로 흐르네 묻노니 양양 땅 늙은이여 채주엔 강산이 텅 비었는가 故人不可見 漢水日東流 借問襄陽老 江山空蔡州 맹호연은 당대 중기 저명한 시인으로, 동시대를 살다간 왕유와는 절친이었으니, 둘은 소위 전원시라 해서 전원을 소재로 하는 시들로 일세를 풍미했거니와, 그런 까닭에 이 둘은 항용 왕맹(王孟)이라 병칭되었다. 양양 땅 늙은이란 맹호연이 지금은 호북성에 속하는 양양(襄陽) 출신임을 빗댄 말이거니와, 그가 죽어 허무 허탈하기 짝이 없는데 하염없이 동쪽으로 흘러가는 한수(漢水)란 장강 지류 중 하나로 섬서성 남부 미창산(米倉山)에서 발원해 호북성을 통과해 무한(武漢)에서 장강에 유입한다. 채주(蔡州)란 일명 .. 2018. 10. 20. 이발소 요구르트 머릴 쳤다. 오늘 그리해야 할 작은 까닭이 있어서다. 요저납시, 공장에서 한참 조는데 어딘지 전화가 와서는 아리까리한 기관 누구라 하면서 이르기를 블라블라 북콘서트를 하니 나와 달래나 어쩌래나, 음냐음냐 그러마 하고는 오로지 전화 빨리 끊고 다시 달콤새콤 오수에 접어들 생각에 덜커덩 승낙했더니, 이후 이런저런 연락이 추가로 더 와서 알고 봤더니 난 시다라,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나는 그 주인공 시인 장단맞추기를 해야 한단다. 그래도 꽤죄죄 덮수룩한 모습으로 나가긴 못내 저어해 만원 주고 동네 이발관서 급하게 친다. 머리를 가시개 전동바리깡 슥삭슥삭하는 소리, 토끼 풀 먹는 소리 같고 한밤중 누에 뽕 갉아먹는 소리 같다. 생살을 떼어내고 뭉탱이로 잘라내는데도 하나도 아프지 아니하니, 난 드디어 그 어떤 고.. 2018. 10. 20. 미당의 자화상이 투영한 인촌 자화상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틔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몇 방울의 피가 섞여 있어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2000년 향년.. 2018. 10. 20. 이전 1 ··· 3470 3471 3472 3473 3474 3475 3476 ··· 380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