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일 16시 42분 40초에 연합뉴스는 다음과 같은 기사를 타전했다.
영화배우 장진영씨 별세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위암으로 투병중이던 여배우 장진영(37)씨가 1일 오후 4시5분께 사망했다.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그이 사망을 전한 첫 기사다. 오랜 위암 투병생활을 뒤로하고 이 시대 불세출의 스타가 그렇게 갔다.
순전히 내 기준이기는 하나 그는 미스코리아 출신보다는 미스 춘향에 어울리는 외모다. 흔히 말하는 어른 기준 참말로 고운 사람이었다. 그런 미인대회 입상자가 거개 그렇듯이 그 역시 연예생활로 돌아섰으니, 배우로 전향했다. 그런 전력을 밟은 이 중에 그에서 성공했다 할 만한 이로는 고현정 김성령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런 그가 연기가 보통이 아님을 나는 《연예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는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알았다. 그가 출연한 다른 영화로 엄정화랑 주연한 《싱글스》인가도 인상이 깊었으니, 그만큼 이 영화가 강렬했으며, 무엇보다 그 곱디고운 장진영이 연기력이 그리 뛰어난 줄 미쳐 몰랐더랬다. 무엇보다 그 이쁜 장진영은 욕을 정말로 찰지게 했다.
이 영화는 첨에는 이미연이랑 살다가 찢어지고 나중에는 김남주랑 재혼해 참말로 복도 많은 김승우가 상대역이었다고 기억하거니와, 이에서 장진연은 작부였고, 그런 작부가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하며 모든 것을 바치는 그런 순정파를 연기했던 듯하다. 특히 마지막 장면인가? 울부짖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뭇남성한테 장진영은 그 이전 세대 세계 뭇남성을 쿵쿵대게 한 오드리 햅번 같은 존재였다.
오늘 침뜸에 생평을 바치고는 향년 105세라는 어마어마한 연세로 타계한 구당灸堂 김남수金南洙 옹이 소식을 접하면서 많은 이가 장진영을 떠올렸다. 장진영은 위암 투병 당시 항암치료와 함께 구당한테서 쑥뜸 치료를 받았다.
이것이 두고두고 논란을 낳기도 했으니, 장진영이야 어차피 사라지고 없는 마당에 타격은 구당이 훨씬 클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전통 침술사 중에서도 의료허가증 없이 침술과 쑥뜸을 겸하는 분이 있으니, 1915년 식민지시대에 태어난 구당이 무슨 관련 허가증이 제대로 있기라도 했을까 싶기는 하다.
요새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이 문제가 불거질 당시만 해도 쑥틈을 하는 전문인 구사灸師 자격증제는 없었고 침사針師만 있을 뿐이었다. 통상으로는 자격증 제도만으로 볼 때는 침사가 구사를 겸했다. 문제는 이것이 불법의료행위에 해당한다 해서 누군가 서울시에다가 찔러 넣은 것이다. 서울시는 그에 대한 행정처분인가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며, 쑥뜸은 막혀버리고 말았다.
그 기나긴 논쟁이야 제쳐두고, 장진영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어서 그랬는지, 혹은 진짜로 쑥뜸이 위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확신해서 그랬는지 모르나, 구당을 찾아가 쑥뜸치료를 병행했다. 하지만 보람도 없이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이 일은 구당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모 한의사가 쑥뜸이 장진영의 죽음을 최촉했다고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장진영이 훌훌 위암을 털고 일어났다면야, 다른 대접을 받았겠지만, 그러지는 못했으니 말이다.
구당의 죽음을 대하고선 느닷없이 장진영이 떠오르니 이게 뭔가 싶다.
무허가의료 논란에 휘말렸던 구당 김남수
***
저 이쁜 장진영이 다시 등장한다.
그의 아버지가 장학금 5억원인가를 우석학원에 기부했다고
영화배우 고 장진영 아버지, 우석학원에 5억원 기부
송고시간 2024-01-04 17:16
https://www.yna.co.kr/view/AKR20240104136600055?section=society/all&site=hot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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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가장 이쁜 배우
조각 같지 아니한데 조각 같은 배우
오드리 햅번보다 이쁜 그 장진영 아버지가 돌아가셨단다.
것도 딸 15주기를 준비하다....
고인들 명복을 빈다. (2024. 5. 17)
"딸 15주기 행사 준비하다" 작고배우 장진영 부친 장길남씨 별세
송고시간 2024-05-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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